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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디펜딩챔피언의 위엄이 찬란하게 빛났다. 물샐틈없는 조직력이 압도적이었다.

현대건설은 6일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린 2024 통영도드람컵(KOVO컵) 여자배구 결승전에서 정관장을 세트스코어 3대1(23-25, 25-15, 25-14, 25-18)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현대건설은 통산 5번째 KOVO컵을 품에 안았다. 2021년 이후 3년만이다. 강성형 감독은 지난해 우승의 숙원을 푼데 이어 3년만의 컵대회 우승까지 현대건설에 안겼다. 정관장은 2018년 이후 6년만의 우승 문턱에서 분루를 삼켰다.

양팀 공히 이번주에만 5번째 경기를 치르는 상황. 현대건설은 우세한 체력을 십분 활용해 정관장을 압도했다. 전날 열린 IBK기업은행과의 준결승에서 셧아웃 승리를 거두며 휴식을 취했기 때문. 반면 정관장은 이번 대회 풀세트 접전을 3경기나 치렀고, 그중에는 전날 GS칼텍스와의 준결승도 포함됐다.

양팀은 닮은 꼴이다. 김다인-염혜선이라는 리그 최고를 다투는 세터들을 중심으로 양효진-이다현, 정호영-박은진 중앙 미들블로커진의 높이와 기량이 돋보인다.

다만 디펜딩챔피언인 현대건설은 양효진 이다현 정지윤 김다인 등 주전 선수들부터 외국인 선수 모마-위파위에 이르기까지, 지난 시즌 우승 전력을 고스란히 보존했다. '공이 땅에 떨어지지 않는다'는 찬사를 받는 치밀한 수비조직력, 모마-양효진에게 의존하지 않고 정지윤 이다현 위파위까지 가세해 고비마다 해결사를 예측할 수 없는 공격이 거듭됐다.

반면 정관장은 지난 시즌 3위에 빛나는 팀 구성 자체는 유지했지만, 비시즌 동안 외국인 선수를 부키리치로 교체하고, 아웃사이드히터로 포지션을 옮기는 등의 변화를 겪었다. 부키리치가 '배구 천재'라는 찬사를 받을 만큼 새로운 포지션에 잘 적응했지만, 이날 경기에선 표승주-부키리치-이선우 등 리시브 라인의 약점을 잇따라 파고드는 현대건설의 날카로운 서브에 잘 대처하지 못했다.

특히 현대건설의 다양한 공격 루트 활용에 고전한데다, 고비 때마다 아쉬운 실책으로 흐름을 스스로 놓쳤다. 베테랑 염혜선이 절묘한 패스로 팀을 지휘했지만 역부족이었다. 공수의 세밀함에서 현대건설이 한수위였다.

현대건설은 1세트에서 뜻밖의 일격을 당했다. 세트 초반 8-3, 11-6으로 앞서갔지만, 부키리치를 앞세운 정관장의 맹추격에 18-19 첫 역전을 허용했다. 정관장은 메가와 부키리치를 앞세운 체급의 우위로 기어코 승부를 뒤집고 첫 세트를 따냈다.

하지만 2세트부터는 현대건설의 강점이 제대로 드러났다. 위파위와 김연견, 김다인을 중심으로 상대의 공격 코스를 봉쇄하는 특유의 수비 조직력이 발휘됐고, 서브로 상대 리시브를 흔들면서 블로킹 높이도 살아났다. 2세트 초반은 위파위, 후반은 정지윤이 팀을 이끌며 분위기를 바꿔놓았다.

3세트 역시 현대건설의 차지였다. 상대의 공격을 끈질기게 받아올리고, 모마와 정지윤, 양효진이 알고도 못막을 공격을 잇따라 성공시키며 8-7, 16-10, 23-13까지 순식간에 차이를 벌려나갔다.

현대건설은 4세트마저 따내며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공수에서 역력한 힘의 차이를 보여주며 정관장을 압도했다. 세트 초반 8-3까지 앞서다 정관장의 추격에 1점차까지 쫓겼지만, 상대 범실과 해결사 모마의 활약으로 다시 18-12, 20-13으로 앞선 끝에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모마(19득점) 정지윤(17득점) 양효진(14득점) 위파위(11득점) 이다현(10득점)까지 무려 5명이 두자릿수 득점을 올리는 고른 공격 분배를 과시했다. 다가오는 새 시즌에도 가장 강력한 우숭후보임을 증명했다.

통영=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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