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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나도현 단장의 뚝심이 만든 '로하스 대박'

'복덩이'라는 표현 말고 어떤 말을 써야 설명이 될까.

로하스가 KT 위즈를 살렸다. 로하스는 1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역대 최초 5위 타이브레이커에서 영웅이 됐다. 목숨 걸고 이겨야 하는 단판 승부. 로하스는 1회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고, 1-3으로 밀리던 8회말 상대 에이스 김광현을 상대로 극적인 역전 결승 스리런포를 때려냈다.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활약으로 KT는 5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에 성공했다.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평가를 받았지만, 5위로 마쳤다. 그래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기록을 잇게 됐으니 실패한 시즌이라고 평가하기는 힘들듯.

여러 잘한 선수들이 있지만, 정규시즌에도 로하스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144경기 전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9리 32홈런 112타점 108득점을 기록했다. 이게 왜 대단하냐면 팀 사정상 시즌 중반부터는 1번으로 출전했다. 체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에도 출루하랴, 해결하랴 최고의 활약을 했다. 시즌 막판 급격한 체력 저하로 인해 부진했지만 이강철 감독은 “누가 로하스에게 돌을 던지겠나“라며 감쌌을 정도다. 벌써 골든글러브 외야 부문 유력 후보로 지목되고 있다.

KT에서 2020년 정규시즌 MVP를 받았던 최고의 선수였다. 홈런 47개에 타점은 무려 132개였다. 하지만 일본 한신 타이거즈에 입단한 후 잔혹한 실패를 맛봤다. 그 사이 나이도 먹었고, 실전 감각도 떨어져 있었다. 그런 로하스를 다시 데려온다는 자체가 모험이었다.

사실 이 감독도 처음에는 반신반의했다. 하지만 나도현 단장이 설득에 나섰다. 나 단장은 일본에서의 실패를 결과만으로 평가하지 않았다. 나 단장은 영입 당시 “일본에 넘어갔을 때 코로나19로 생소한 곳 적응에 애를 먹었다. 조금 부진하면 기회가 없는 일본에서 자신감을 잃었던 것 같다. 하지만 2년차 막판 일본 무대에 적응하는 모습을 눈여겨봤다. 퇴출이라는 결과를 바꾸지는 못했지만, 실력의 문제는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KT는 로하스가 뛰는 도미니카 윈터리그에도 스카우트를 파견하는 등 지극정성을 들였다. 일본에서 실패한 선수가, 한국에 다시와 잘해버리면 리그 자존심이 상할 수 있지만, 로하스가 KBO리그에서 부활할 것을 확신했다. 과감하게 승부수를 던졌다. 이 감독은 개막 전 “로하스가 30홈런에 100타점 해주면 우승할 수 있다. 20홈런만 쳐줘도 땡큐“라고 했는데 로하스는 그 이상을 만들어버렸다. 물론 정규시즌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우승만큼 기쁜 타이브레이커 승리를 선물했다.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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