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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3개월 간의 갈증을 풀어낸 한방이었다.

7연패에 빠진 한화 이글스. 눈물만 있었던 건 아니었다. 김인환이 시즌 마수걸이포를 터뜨리면서 가능성을 나타낸 건 희망적인 장면이었다.

한방이 절실했던 상황이었다. 4회초까지 0-5로 끌려가던 한화는 4회말 공격에서 3점을 얻은데 이어, 6회말 볼넷과 안타로 1점차까지 추격에 성공했다. 희생번트로 득점권에 주자를 포진시키며 역전까지 만들 수 있는 찬스, 반드시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김인환은 KIA 좌완 곽도규와 1B 승부에서 몸쪽 낮은 코스로 들어온 129㎞ 백도어 슬라이더를 걷어올렸다. 높게 뜬 타구는 우익수가 추격을 포기할 정도로 뻗어 나아갔고, 결국 담장을 넘겼다.

2016년 육성 선수로 한화에 입단한 김인환은 오랜 기간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카를로스 수베로 전 감독 체제였던 2022시즌 주전으로 도약하면서 113경기 타율 2할6푼1리(398타수 104안타) 16홈런 54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22의 커리어 하이 성적을 썼다. 지난해엔 112경기 타율 2할2푼5리(325타수 73안타) 7홈런 42타점, OPS 0.639로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올 시즌을 앞두고 전망은 불투명했다. 지난 시즌의 부진에 이어 내야엔 채은성에 이어 안치홍까지 가세했다. 김인환이 경쟁력을 증명하기 위해선 자신의 장기인 장타 본능을 폭발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러나 시범경기에서 부진했고, 결국 개막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김인환은 올 시즌 11타석을 소화한 게 전부. 4월 16일 콜업돼 선발 출전했으나 무안타에 그쳤고, 수비에서도 실책을 범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후 두 차례 대타로 출전했으나 무안타에 그치면서 결국 1주일 만에 다시 퓨처스(2군)행 통보를 받았다.

퓨처스에서 와신상담하던 김인환은 김경문 감독 체제로 전환한 뒤에도 좀처럼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안치홍의 컨디션 난조로 말소 3개월여 만에 다시 1군 콜업됐다. 20일 대전 KIA전에서 선발 출전 기회를 얻어 시즌 두 번째 안타를 신고했고, 21일엔 4회말 대타 출전해 첫 타석 볼넷에 이어 두 번째 타석에서 마수걸이포를 터뜨리며 비로소 미소를 되찾았다.

이날 한방이 김인환의 반등으로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여전히 안치홍이 건재한 가운데, 김인환은 도전자 신분으로 남은 시즌을 치러야 한다. 다만 어렵게 얻은 기회에서 터뜨린 한방은 김 감독 및 코치진에게 어필하기에 충분한 장면이었다는 점에서 앞으로 그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

대전=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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