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08 17:20:00]
[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외인 1선발 코너 시볼드와 마무리 오승환의 이탈. 가을야구 판도에 태풍을 몰고올 나비의 날갯짓이 될까.
당장 플레이오프를 5일 남겨둔 2위 삼성 라이온즈는 선발 마운드에 비상이 걸렸다. 3인 로테이션이 불가피 해졌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코너 선수와 오승환 선수는 지금 현실적으로 이번 플레이오프에 출전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우리가 또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경기로 한국 시리즈에 간다면 두 선수의 구위나 몸 상태를 한번 다시 한 번 체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코너의 플레이오프 엔트리 탈락은 예견된 일이었다.
9월11일 한화전 4회 피칭 중 오른쪽 견갑골 통증으로 이탈한 코너는 한달이 지났지만 확실히 회복하지 못했다. “경미한 통증“으로 알려졌지만 좀처럼 완치가 되지 않는다. 견갑골 통증의 전형적인 증세다.
일주일도 남지 않은 시점이라 물리적으로 공 개수를 맞출 수 없어 선발 로테이션 진입은 애당초 불가능했다. 통증 없이 회복해 합류했더라도 불펜 정도로만 활용이 가능했다. 박 감독은 전날인 7일 “캐치볼은 하고 있는데 아직 통증이 왔다갔다 한다“며 “아직 시간 있으니까 지켜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하루 뒤 엔트리 제외로 마음을 굳혔다.
관심을 모았던 오승환의 플레이오프 엔트리 승선도 결국 무산됐다.
지난달 22일 키움전에서 6실점(비자책) 후 다음날 말소된 오승환은 퓨처스리그에서 조정 시간을 거쳤다.
구위 회복 후 퓨처스리그 경기에 나섰다.
지난 2일 퓨처스리그 롯데전, 4일 KT전 2경기에 잇달아 등판, 각각 1이닝 동안 탈삼진을 섞어 3타자를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비록 퓨처스리그 경기지만 완벽투로 반등의 기반을 마련했다. 최고 구속은 145㎞였다.
박진만 감독은 전날인 7일 오승환의 승선 여부에 대해 “퓨처스리그에서 계속 게임을 하고 있고, 구위를 보고받고 있다. 다른 투수들과 동등한 입장이다. 정해진 건 없다“고 원론적인 이야기를 했다. 하지만 아직은 완벽한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는 판단으로 최종 결정을 내리게 됐다.
삼성의 마운드 약화. 일단 가장 반가운 팀은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해 올라올 팀이다.
치열한 접전으로 체력적으로 지쳐서 올라올 LG 트윈스나 KT 위즈로선 '어, 한번 해볼만 하겠는데'라는 생각이 들 수 있다. 그만큼 더 준플레이오프를 통과하기 위해 사력을 다할 전망.
진정한 위너는 1위팀 KIA 타이거즈다. 그야말로 앉아서 코 푸는 격이다.
일단 삼성의 일방우세로 끝날 뻔 했던 플레이오프가 혼전 양상이 될 공산이 커졌다. 기다리는 입장에서는 어디가 올라오든 최대한 많은 경기를 치르고 지친 상태로 만나야 유리한 건 자명한 사실.
당초 예상대로 삼성이 올라오더라도 풀충전 된 KIA를 상대로 코너 없는 한국시리즈는 쉽지 않다.
KIA는 막강 타선과 단단한 불펜진을 자랑한다. 선발이 약점이었는데 네일과 윤영철이 부상에서 회복해 정상 합류할 전망. 양현종 라우어까지 4명의 선발진을 구축할 수 있다. 황동하 김도현도 다양하게 활용가능하다.
삼성은 코너가 극적으로 한국시리즈에 합류한다 해도 회복 속도에 따라 선발 공 개수를 맞추지 못할 수 있다. 이 경우 레예스 원태인 원투펀치에 이승현 황동재 등 젊은 선발과 부상에서 회복한 백정현의 선발 복귀를 기대해야 하는 상황.
KIA에 상대적으로 비교우위였던 선발진 강점이 코너 없이는 성립되기 힘들다.
설상가상 레예스는 올시즌 KIA에 약했다. 3경기에서 승리 없이 2패, 8.31의 평균자책점. KT, LG에 없었던 피홈런을 KIA전에 4개나 허용했다.
그나마 원태인이 KIA전 12이닝 3실점으로 2.25의 안정된 평균자책점을 기록한 점이 위안이다. 다만 플레이오프에서 3인 선발로테이션 상 짧은 휴식 후 두차례를 던지고 한국시리즈에 올라갈 경우 정상 구위를 보여줄 수 있을지 미지수.선발진이 약화된 삼성을 LG나 KT가 꺾고 올라올 경우 체력적 부담을 극복하기 힘들 공산이 크다.
충분한 휴식 속에 부상회복 중인 선수들을 맞이하며 착실하게 V12를 준비하고 있는 호랑이 군단.
한국시리즈 무패 행진은 자부심이지만 부담이기도 하다. 공교롭게도 상대해야 할 가상 상대팀의 전력이 약화되는 행운이 겹치면서 희망이 더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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