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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용 기자] 벌써 가을야구 시작 된 거네.

선수들은 독기를 품는다. 팬들은 두 손을 모으고, 눈물까지 흘린다. 하루하루 피가 마른다. 아직 정규시즌이 끝나지 않았는데 말이다.

이런 역대급 순위 경쟁이 있었던 적이 있을까. 응원하는 팀이 아니더라도 KT 위즈와 SSG 랜더스의 경기가 너무 궁금해질 정도니 말이다. 이정도면 '하늘이 내려주는 5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듯 하다.

이미 2024 시즌 KBO리그 포스트시즌은 시작됐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1차전은 내달 2일 열리는 데 무슨 소리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실질적으로 가을야구급 긴장감이 그라운드에 맴돈다.

KT는 수원에서 이틀 연속 살떨리는 승부를 펼쳤다. 최하위 키움과의 2연전. 하지만 키움이 문제가 아니라 자신들과의 싸움이었다. 2경기 중 1경기만 져도 포스트시즌 탈락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 그도 그럴 것이 이 2경기를 남겨놓고 SSG 랜더스와 동률이었다. SSG도 한화 이글스, 키움 히어로즈와의 2경기를 남겨놓은 가운데 KT가 1승1패를 하고 SSG가 2승을 하면 6위로 떨어지는 것이었다. 일단 2경기를 다 이겨놓고 봐야했다.

쉽지 않았다. 위에서 언급했듯이 전력 문제가 아니었다. 무조건 이겨야 한다는 압박감은 필요 이상의 힘이 들어가게 하고, 지나치게 긴장하게 한다. 2경기 모두 질 뻔 했다. 하지만 KT 의지는 대단했다. 1차전 강백호의 극적 동점 홈런에 이은 연장 12회 신승, 2차전 1-6 열세를 뒤집은 역전승. 그 어떤 가을야구 시리즈보다 긴장감 넘치고 박진감 넘치는 경기들이었다. KT 선수들도 마치 우승을 한 듯 기뻐했다. KT팬들도 28일 경기 매진으로 선수들에 보답했다.

키움도 박수를 받아야 했다. 이미 10위 확정, 의미 없는 경기들이라고 할 수 있었겠지만 정말 최선을 다했다. 그러니 경기가 포스트시즌급으로 빛날 수 있었다.

이번에는 SSG 차례. 지면 끝날 수 있는 상황에서 28일 한화 이글스전을 잡았다. 비슷했다. 선발 김광현이 초반 긴장감을 이기지 못한 듯 한화 타선에 실점했다. 그러나 벼랑 끝에 몰린 SSG 타자들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결국 최종전까지 몰고갔다.

30일 SSG와 키움의 경기에서 SSG가 이기면, KBO 역대 최초로 5위 자리를 둔 타이브레이커가 열린다. SSG와 키움전도, 만약 개최가 된다면 타이브레이커도 숨막히는 혈전이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개최 전부터 이미 가을야구는 시작됐다. 역대 최초 1000만명 관중으로 선수단에 힘을 실어준 팬들에게 더 일찍 보답이라도 하듯이.

김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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