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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귀중한 1승 뿐만 아니라 불펜까지 아꼈다. 사령탑 입장에선 웃음이 절로 나올 수밖에 없는 승부였다.

KIA 타이거즈는 27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가진 SSG 랜더스전에서 10대4, 5회 강우 콜드승을 거뒀다. 비로 두 차례 경기가 중단된 끝에 심판진이 더 이상 경기를 속개할 수 없다는 판단 하에 승부가 조기 종료됐다.

KIA에겐 비가 고마울 수밖에 없었다.

1회말 최형우의 선제 투런포, 2회말 변우혁 박찬호의 타점으로 4-0 리드를 안고 있던 4회말 무사 만루에서 비가 쏟아졌다. 55분 간 중단됐던 승부가 재개됐으나 SSG 선발 엘리아스는 마운드에 오를 수 없었다. KIA는 엘리아스를 대신해 마운드에 오른 장지훈을 상대로 4연속 안타로 6득점 빅이닝을 만들며 10-0의 넉넉한 리드를 잡았다.

승리 요건에 1이닝만을 남겨두고 있던 양현종은 5회초 안타-안타-볼넷에 이어 박성한에 만루포를 허용하며 흔들렸다. 두 번의 내야 안타를 맞고도 결국 아웃카운트 3개를 채우면서 승리 요건 달성에는 성공했으나, 이후 등판은 쉽지 않은 상황.

KIA 이범호 감독은 6회초 시작과 함께 양현종을 불러들이고 김승현을 마운드에 올렸다. 그러나 이닝이 시작되기 직전 다시 비가 거세게 쏟아졌고,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비가 쉽게 그치지 않는 가운데 심판진은 더 이상 경기를 속개할 수 없다는 판단을 하면서 승부는 KIA의 강우 콜드승으로 마무리 됐다.

두 번의 비로 빅이닝에 완투승까지 잡은, 그야말로 행운의 밤이었다.

이 감독은 경기 후 “양현종이 비로 경기가 중단되면서 컨디션 관리에 힘들었을텐데 5이닝을 잘 던져줬다. 결과적으로 강우콜드승이 되면서 불펜진도 아끼게 됐다“고 평했다. 이어 “최형우의 복귀가 큰 힘이 됐다. 1회말 복귀 첫 타석에서 홈런을 기록하면서 분위기를 살려줬다. 최고참의 힘을 느낄 수 있는 타격이었다“며 “박찬호가 리드오프로 3타점 활약을 해주면서 공격을 잘 이끌어줬고, 4회말에 집중타가 이어지면서 확실한 승기를 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 감독은 “SSG에 상대전적이 좋지 못했는데 남은 경기도 최선을 다 해서 대등한 결과를 얻도록 잘 준비하겠다“며 “비 오는 날씨에도 변함없이 응원해주신 팬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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