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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현석 기자]유럽에서 활약 중인 유명 선수들이 포함된 나이지리아 대표팀이 공항에 억류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영국의 더선은 14일(한국시각) '나이지리아 스타가 대표팀이 버려진 공항에 인질로 잡혔다고 불평했다'라고 보도했다.

나이지리아 대표팀은 지난 12일 나이지리아에서 열린 리비아와의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3라운드 경기에서 1대0으로 승리한 후, 오는 16일 리비아 원정으로 아프리카 네이션스컵 예선 4라운드 경기를 치를 예정이었다.

하지만 경기는 진행될 수 없었다. 리비아가 나이지리아 선수단을 외딴 공항에 억류시키며 경기 준비를 막았기 때문이다.

더선에 따르면 나이지리아 선수단은 현지 시각으로 14일 리비아 중심 도시 벵가지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비행기는 벵가지에 도착하기 전 리비아 정부의 명력으로 인해 해당 위치에서 차로 4시간 가량 떨어진 알아브라크 공항으로 향해야 했다. 알아브라크 공항은 평상시에 이용되는 공항이 아닌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는 공항으로 알려졌다.

선수들이 공항에 들어서자 리비아는 공항 게이트 안에 그들을 가둬놨고,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오랜 시간을 빈 터미널 의자에 앉아 보내야 했다. 어려움을 겪은 선수들은 각자 개인 SNS를 통해 충격적인 상황을 전했다.

레버쿠젠 공격수인 빅터 보니페이스는 SNS를 통해 “이제 무섭다. 우리는 나이지리아로 돌아가고 싶다“라며 상황이 심상치 않다고 밝혔다. 레스터 시티 미드필더 윌프레드 은디디도 “이건 축구가 아니다. 매우 창피하며, 대표팀을 인질로 잡았다“라고 주장했다. 나이지리아 주장인 윌링엄 트루스트 에콩은 “공항에서 12시간 이상 버려졌다. 공항 게이트를 잠그고, 전화, 음식, 음료도 없이 우리를 내버려뒀다. 모두 신경전을 위한 것이었다“라고 언급했다.

다행히 공항 억류는 24시간을 넘기지는 않았다. 선수들의 SNS 활동 이후 리비아는 미니버스를 동원해 선수들을 호텔로 이동시켰고, 이후 아침에 공항을 열었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다음날이 되어서야 겨우 떠날 수 있었다. 다만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비행기를 타고 향한 곳은 리비아가 아닌 본국 나이지리아였다. 나이지리아 선수들은 경기 진행 대신 귀국했고, 해당 경기는 연기됐다.

리비아축구연맹은 '나이지리아에 대한 최고의 존경심을 가지고 있으며 항공편 경로 변경이 의도적인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힌다'라고 발표했지만, 나이지리아 대표팀의 결정은 바뀌지 않았다. 영국의 BBC는 '리비아가 두 개의 행정부로 나뉘어있기에 문제가 생겼다'라며 '하나는 벵가지를 포함한 동부 지역, 나머지 하나는 수도 트리폴리 근처에 있다. 나이지리아 대사관은 트리폴리 근처였기에 제대로 된 대처가 어려웠다'라고 밝혔다.

트루스트 에콩은 리비아를 벗어나 나이지리아로 돌아온 이후 추가적인 상황을 더 전했다. 그는 “아프리카 원정에서 이런 일이 발생한 것은 부끄러운 행동이다. 도착 후 우리는 근처 호텔에 가는 것도 거부당했다. 그곳에서 잠을 자야 했다. 우리는 나이지리아 정부에게 구해달라고 요청했다. 나와 팀은 경기에 나서지 않기로 결정했고, 아프리카축구연맹은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인지를 면밀히 살펴야 한다. 그들에게 페널티를 줘야 한다. 실수는 발생할 수 있지만, 이런 의도적인 일은 축구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내전 문제로 행정부가 나눈어진 리비아로 인해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공항에서 밤을 보내는 등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경기까지 취소됐다. 다행히 선수들의 무사 귀국으로 문제는 일부 해결됐지만, 향후 리비아 원정을 다시 떠나야 할 나이지리아 선수들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는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이현석 기자 digh1229@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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