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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포스트시즌에서 우천으로 경기가 밀리면 밑에서 올라온 팀이 유리하다. 이전 시리즈서 체력을 소진하고 올라왔기 때문에 하루의 휴식이 크게 다가온다.

반면 위에서 기다리고 있던 팀은 체력이 남아있기 때문에 경기를 스케줄에 따라 하는 것이 좋다. 경기를 계속 치를수록 상대는 지치기 때문.

14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릴 예정이던 LG 트윈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플레이오프 2차전이 우천으로 취소되며 15일로 하루 밀렸다.

삼성은 1차전서 구자욱 김영웅 디아즈의 홈런포 3방 등 무려 14개의 안타를 폭발시키며 10대4로 승리했다. 정규리그 종료 후 2주 정도 휴식을 해 경기 감각이 떨어져 있을 것으로 보였지만 1차전부터 선발 전원안타를 기록하면서 타격감 우려를 벗었다.

LG는 확실히 지쳐보였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 5경기를 치렀는데 주전 9명이 풀타임 출전을 했고 그 여파가 있었다.

그리고 2차전을 바로 치러야 했는데 하루 쉬게 됐다. 체력 보충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투수진 역시 반가운 비다. LG는 준PO에서 유영찬 김진성 에르난데스 손주영 등으로 불펜진을 운영했다. 이들이 계속 던졌기 때문에 피로도가 있었다. 특히 에르난데스는 5경기에 모두 등판하는 투혼을 보였다. PO 1차전서 패해 등판하지 않아 이틀의 휴식을 가졌는데 비로 인해 14일도 쉬게 되면서 에르난데스는 충분한 휴식을 취해 PO에서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게 됐다.

게다가 LG는 염경엽 감독의 생각대로 2차전에 손주영을 낼 수 있게 됐다. 당초 LG의 2차전 선발 투수는 디트릭 엔스였다. 염 감독은 손주영을 2차전에 내고 싶었지만 3차전에서 64개, 5차전서 29개를 전력으로 던진 손주영의 피로도가 높아 이틀 휴식 후 선발이 불가능 하다는 트레이닝 파트의 판단에 손주영을 3차전으로 바꿨다.

그런데 비가 와서 하루의 휴식을 벌게 되면서 손주영이 2차전에 등판할 수 있게 됐다. 손주영이 2차전을 던지면 나흘 휴식 후 5차전에도 나갈 수 있다. 1차전 선발이었던 최원태가 또 부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5차전까지 가더라도 최원태를 선발로 내기엔 부담이 컸지만 손주영이 등판할 수 있게 되면서 LG는 5차전 선발 고민까지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염 감독은 취소가 된 뒤 인터뷰에서 “손주영으로 2차전 선발을 바꿨다. 엔스도 3일 휴식후 던졌고, 이번이 나흘 휴식후 등판이어서 휴식을 주는게 좋다“라면서 “선수 본인의 상태를 확인했고, 트레이닝 파트도 괜찮다고 했다. 2차전과 3차전 중 어느 경기가 더 나을지도 의논을 했고 나는 2차전이 중요하기 때문에 2차전에 내는 것을 원했는데 모두 다 동의를 했다“라며 손주영으로 바꾼 이유를 설명했다.

비로 인한 심리적인 영향도 있다. 아무래도 비로 쉬는 게 이익인 팀 선수들이 '행운이 온다'고 생각할 수 있다.

특히 삼성은 비로 인한 안 좋은 기억이 있다. 바로 2001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1차전 승리 후 2차전 때 비로 취소된 것이 우승을 놓치는 원인이 됐다. 준PO와 PO를 거쳐 올라와 피로도가 높았던 두산이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고, 2차전에서 승리하며 분위기를 반전시킨 두산이 4승2패로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좌절시켰다. 대구=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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