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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불펜 왕국'에 추가 지원군이 나타날까.

일본 유망주와의 맞대결이 펼쳐지고 있는 일본 미야자키 피닉스 교육리그. 김정우(25·두산 베어스)가 두 경기 연속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지난 13일 니혼햄 파이터즈와의 경기에서는 1⅓이닝 동안 1안타 3탈삼진 1사구 1실점을 기록했다. 3일 전인 10일에는 지바롯데 마린스를 상대로 1⅔이닝 1안타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다.

두 경기 모두 최고 구속은 148㎞가 나왔다. 변화구로는 슬라이더와 체인지업을 구사했다. 니혼햄전에서는 커브도 한 개 섞었다.

김정우는 입단 당시 최고의 유망주였다. 2018년 1차지명으로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 입단했다. 류현진(한화 이글스)의 모교인 동산고 출신으로 내야수와 투수 모두 재능을 보였지만, 당시 SK는 또 한 명의 '인천 최고 투수' 기대했다.

상무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 본격적으로 1군 무대를 위한 준비의 시간. 트레이드 대상자가 됐다.

2023년 5월 두산 베어스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김정우를 영입했고, SSG에 내·외야가 모두 가능한 우타자 강진성(31)을 내줬다.

트레이드 시점 김정우는 퓨처스리그 마무리투수로 활약하고 있었다. 퓨처스리그 16경기에서 2승1패4세이브 평균자책점 1.53으로 위력을 뽐내고 있었다. 육성 단계를 조금 더 거친다면 충분히 1군에서도 불펜 한 자리를 차지할 수 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두산은 트레이드 당시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다. 빠른 공이 매력적이고, 변화구 구사력도 좋다. 상무를 제대한 젊은 투수라 향후 활용 가치가 높다“고 기대했다.

두산의 바람과 달리 김정우는 1군 무대에 많은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지난해 7경기 출전해 6⅔이닝 7실점을 기록했고, 올해에는 1경기에 나왔지만, ⅓이닝 동안 3안타 3실점에 그쳤다.

비록 1군 무대에서의 성과는 보이지 않았지만, 퓨처스리그에서는 분명한 가능성을 보여줬다.

지난해 31경기에서 31⅔이닝을 던져 평균자책점 1.47을 기록한 그는 올 시즌에는 24경기에서 26⅓이닝을 던져 3승1패5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2.73으로 준수한 성적을 남겼다.

미야자키 교육리그에 꾸준하게 선수단을 파견해온 두산은 확실한 효과를 누리고 있었다. 허경민 김재환을 비롯해 지금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선수들이 또래 일본 선수의 모습을 보고 자극을 받고 성장해왔다. 최근에는 삼성과 한화가 함께 교육리그에 참가 중이다.

2군이라고는 하지만 많은 일본 선수들의 기량은 KBO리그 1군 선수와 견주어도 손색없다. 오히려 정교함이나 기본기 면에서는 더욱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그만큼, 김정우가 2경기 보여준 위력투는 가치가 높다고 볼 수 있다.

두산은 올 시즌 외국인투수의 부진 속에 불펜 투수의 역할이 커졌다. 마무리투수로 활약한 김택연을 비롯해 이병헌 최지강 등 젊은 피와 이영하 홍건희 김강률 등 경험 많은 투수들이 불펜에서 활약한 덕분에 정규시즌을 4위로 마치고 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일궈낼 수 있었다.

'불펜 왕국'이라고 불리고 있지만, 좋은 불펜 자원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다. 외인 농사만 잘 된다면 충분히 올 시즌보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볼 수 있는 두산이다. 김정우는 올 시즌 두산의 강력한 무기인 불펜을 더욱 강하게 해줄 1순위 후보다. 두산으로서는 김정우가 지금 일본에서 보여준 모습을 그대로 가지고 오길 바라고 있다.이종서 기자 bellsto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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