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9-13 06:40:00]
[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염경엽 감독의 얼굴을 오랜만에 미소짓게 만든 이는 아직 팀에 오지도 않은 1라운드 지명자였다.
LG는 11일 열린 2025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10순위로 서울고 우완 투수 김영우를 지명했다. 1∼5순위까지는 거의 팀이 뽑을 선수가 정해져 있었다. 6순위부터는 팀의 방향성에 따라 선택이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이었고 두산이 내야수 박준순을 뽑고, SSG가 포수 이율예를 뽑는 등 올해는 1라운드 모두 투수를 뽑을 수도 있다는 말이 무색하게 팀별로 원하는 선수를 뽑았다.
LG도 김영우를 지명하고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두산과 SSG가 내야수와 포수를 뽑은 덕에 LG에게 파이어볼러가 찾아온 것.
염 감독은 “우리에게 150㎞ 투수가 하나 생겼네“라며 “우리 팀은 지금 2군에서 150㎞ 투수가 한명도 없다. 이제 한명이라도 온다니 반갑다“고 했다.
김영우는 지난 6월 6일 열린 고교-대학 올스타전에서 마무리로 등판해 156㎞의 빠른 공을 뿌리며 화제가 됐었다. 그러나 김영우가 속한 서울고는 올해 전국대회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했다. 김영우는 12경기서 2승1패 평균자책점 3.33을 기록했다. 27이닝 동안 31개의 삼진을 잡아냈다.
LG는 김영우에 대해 “투구 밸런스가 안정적이고 간결한 팔 스윙으로 빠른 공과 낙폭이 큰 커브가 강점이다. 릴리스 포인트도 높아 직구 각이 좋고 공의 움직임도 좋다“고 평가했다.
2학년때인 2022년 10월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면서 유급을 했다. 동기생인 황준서(한화) 김택연(두산) 등과 함께 지명 경쟁을 할 수도 있었으나 부상으로 인해 1년 이상 쉬어야 했고, 올해 156㎞를 뿌리며 건강한 팔을 과시했지만 상위 지명을 받지는 못했다. 덕분에 LG가 원하던 파이어볼러를 잡을 수 있었다.
김영우는 “2학년 때 10월에 팔꿈치 수술을 받았는데 사실 3월에 다쳐서 그때부터 공을 못던졌으니 거의 2년 정도 못던졌다“면서 “어쩔 수 없으니 유급한 김에 재활 잘해서 다음 시즌에 잘 준비하면 좋은 기회가 있을 것 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당시를 회상.
이어 “목표는 전체 1순위였다. 목표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후회하지는 않는다“라며 “순번은 내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 그냥 어느 팀이든 가서 잘하자는 생각만 했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156㎞를 찍었고 차명석 단장이 “난 그때 혈압이 156이 나왔다“라고 말해 화제가 됐던 당시에 대해 김영우는 “구속이 계속 잘나오고 있었기 때문에 구속을 더 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냥 힘 빼고 평소대로 하자는 생각으로 던졌다“면서 “이전에 주말리그에서도 156㎞를 찍은 적이 있어서 특별히 더 기쁜 것은 아니었다. 그래도 기분은 좋았다“라고 웃었다.
1순위 목표는 실패. 또한번 목표를 높게 잡았다. 김영우는 “목표는 높게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신인왕을 목표로 겨울부터 열심히 몸을 만들며 운동하겠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LG에 마침 신인왕 출신 정우영이 있다. 정우영도 서울고 출신. 이미 둘은 아는 사이다. 김영우는 “우영이 형께서 겨울에 학교에 오셔서 운동도 많이 알려 주시고, 스파이크, 글러브도 주셨다. 축하 연락도 받았다“라며 “고우석 선배님, 유영찬 선배님이 나와 비슷한 유형이신 것 같은데 나중에 많이 여쭤보겠다“라고 말했다.
김영우는 어떤 투수가 되고 싶냐는 질문에 “내가 등판했을 때 감독, 코치님, 팬분들이 믿고 편하게 볼 수 있는 그런 투수가 되고 싶다“라고 포부를 당당히 밝혔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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