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비록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강한 마운드를 앞세워 숙적 일본을 꺾었다. 일본 대표팀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계원 부산고 감독이 이끄는 한국 18세 이하 야구 대표팀은 7일 대만 신베이 신좡 야구장에서 열린 제13회 아시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 슈퍼라운드에서 일본을 만나 1대0으로 승리했다.

마운드의 압승이었다. 한국 대표팀은 선발로 나선 대구고 배찬승이 3이닝 2안타 5탈삼진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를 펼쳤고, 두번째 투수로 등판한 전주고 정우주가 2⅔이닝 3안타 4탈삼진 1볼넷 무실점, 세번째 투수로 정현우가 1⅓이닝 1탈삼진 무실점으로 완벽한 릴레이를 이어갔다.

단 3명의 투수로 9이닝을 완벽하게 틀어막은 한국은 6회초 박재현의 2루타에 이어 상대 실책이 더해지며 결승점을 냈고, 최종 스코어 1대0으로 일본을 꺾었다.

그러나 운이 따르지 않았다. 슈퍼라운드 성적 2승1패로 일본, 대만과 동률을 이룬 한국은 득실점에서 뒤져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일본이 슈퍼라운드 1위로, 대만이 2위로 결승에 올랐다.

결승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강한 상대인 일본을 투수력으로 제압했다는 사실에 큰 의미가 있었다. 특히 일본전에 등판한 정우주, 정현우, 배찬승은 이번 KBO리그 신인드래프트에서 최상위 순번 지명이 유력한 한국 야구의 미래들이다.

일본도 한국에 영봉패를 당한 것에는 충격이 커 보인다. 스포츠 전문 매체 '스포츠호치'는 8일자 보도에서 “이 대회에서 한국에 영봉패를 당한 것은 사상 최초의 굴욕이었다“고 보도했다. 다만 한국에 패하더라도 1점 차로 져야한다는 목적을 달성한 것을 위안 삼았다.

일본 18세 이하 대표팀을 이끈 오구라 마사요시 감독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오늘 (한국전은) 이기고 싶었다. 이기고싶었다는 것이 첫번째 든 생각이다. 그렇지만 투수들이 잘했다. (1점 차 패배가 결승 진출 조건이라는 것은)선수들이 사전에 들어봤자 불필요한 것을 생각하게 될까봐 전달하지 않았었다“고 전했다. 결승 진출에는 성공했지만 한국전에서 1점도 내지 못하고 진 아쉬움이 강하게 묻어났다.

1점 차 뒤진 상황에서 등판해 호투를 펼친 케사마루 유키(보덕학원)는 “1점 지고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이었다. 나의 공을 던질 수 있었다. 무실점을 할 수 있도록 전력 투구를 했다“고 돌아봤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