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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오늘 하루도 감사하고 화이팅입니다♡.“

9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KIA 타이거즈 구단 사무실 한켠 테이블에 쌓인 수북한 빵 박스 위엔 이런 메모가 놓여 있었다.

회사에서 특별하거나 기념할 만한 일이 있을 때 동료들과 먹거리를 나누는 모습을 상상해보면 딱히 특별해보이지 않을 수도 있는 장면. 하지만 그 주인공이 누구냐에 따라 의미는 달라지기도 한다.

KIA 프런트에 깜짝 선물을 전한 이는 다름 아닌 이범호 감독. 이 감독은 이날 상무와 연습경기를 앞두고 구단 직원들을 위해 사비로 빵 30박스를 준비해 선물했다. KIA 구단 관계자는 “한국시리즈 준비 기간 도와주시는 프런트 분들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고, 오늘 구단 사무실로 전달해주셨다“고 밝혔다.

현장과 프런트의 교류는 낯설지 않은 문화.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 코치진이나 이를 뒷받침하는 프런트 모두 하나의 이름 아래 우승이라는 목표를 두고 뛰는 '원팀'이다. 하지만 긴 시즌을 치르다 보면 서로의 입장과 시야가 다를 수도 있고, 때론 대립하기도 한다. 하나의 시즌, 한 경기, 한 장면이 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건 순식간이지만, 그 이면엔 상상 이상의 치열한 싸움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런 면에서 KIA는 '예민함'이 최고조에 달한 시기.

페넌트레이스 조기 우승으로 일찌감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얻었지만, 끝이 아닌 걸 모두가 알고 있다. 타이거즈라는 이름 아래 써온 '한국시리즈 11전 11승' 불패의 역사를 이어가야 한다는 무거운 사명감을 안고 있다. 한국시리즈 제패로 V12를 이뤄야 비로소 '우승'이라는 단어를 마음 놓고 쓸 수 있는 상황.

때문에 결과를 내야 하는 현장 총사령관인 이 감독은 연일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다. 7년 만에 안방에서 한국시리즈를 치러야 하는 KIA 프런트 역시 모든 경우의 수를 놓고 불철주야 뛰고 있다. 자칫 서로의 입장에 매몰될 수도 있는 시기인 셈. 이런 가운데 이 감독이 프런트 직원들을 향해 먼저 내민 손은 올 시즌 KIA의 원팀 정신이 그만큼 강력하다는 점을 증명하는 사례다.

강팀은 실력으로만 완성되지 않는다. 한 마음으로 뭉치는 '원팀'이 되지 못한다면 결국 틈이 보이고, 무너질 수밖에 없다. V12를 향해 나아가는 KIA의 모습은 조금의 틈도 찾아볼 수 없다.

광주=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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