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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소연 감독이 패배에도 불구하고 환하게 웃었다.

페퍼저축은행이 29일 통영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여자부 A조 예선에서 현대건설에 2-3(25-22, 23-25, 25-27, 25-22, 11-15)으로 석패했다. 식상한 표현이지만 그야말로 ‘졌지만 잘 싸운’ 경기였다. 박정아가 팀 내 최다인 27점을 터뜨리며 에이스 역할을 했고, 바르바라 자비치(등록명 자비치)도 성공률은 떨어졌지만 20점을 보탰다. 장위는 블로킹 6개를 잡아내며 전위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고, 한다혜와 이예림은 페퍼저축은행의 약점이었던 안정감 부족을 해결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경기 후 인터뷰실에 들어온 장소연 감독의 표정은 밝았다. 패장의 모습 같지 않았고, 오히려 뿌듯함이 느껴졌다. 긴 경기를 마친 소감을 들려달라는 질문에 장 감독은 “저희가 변하지 않았나요”라며 밝게 웃으며 취재진에게 되물었다. 이어서 장 감독은 “선수들이 정말 열심히 싸워줬다. 물론 여기는 승부의 세계인만큼 승리를 거두지 못한 것은 아쉽다. 하지만 선수들이 너무 잘해줬기에, 그걸로 충분하다”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이날 장 감독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선수들에게 강조하는 부분 세 가지로 연결‧어택 커버‧리바운드 플레이를 꼽은 바 있다. 이날 경기에서 이 세 가지가 얼마나 잘 이뤄졌는지를 묻는 질문에도 장 감독은 “중간 중간 실수가 있기도 했지만, 선수들은 그 세 가지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다. 세 가지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실수가 나오면 본인들이 먼저 ‘마이 미스’를 외치면서 인정한다. 생각의 정리가 잘된 듯하다”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상술한 세 가지를 페퍼저축은행이 이전보다 훨씬 유연하고 안정적으로 해내는 데 있어 한다혜와 이예림의 역할은 절대적이었다. 두 선수는 후위에서 끈질긴 수비와 안정적인 움직임으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었다. 장 감독 역시 “(한)다혜는 말할 것도 없는 선수다. 또 (이)예림이에게는 우리 팀의 살림꾼이 돼 달라고 주문하는데, 지금 본인이 가진 것 이상으로 잘해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두 선수가 후위에서 필요한 플레이들을 정말 잘해주고 있다”며 두 선수를 치켜세웠다.

장 감독은 자비치와 장위에 대한 이야기도 들려줬다. 먼저 자비치에 대해 장 감독은 “잘하고자 하는 욕심이 컸다. 승부처에서 조금 더 과감한 플레이를 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는 코멘트를 남겼다. 이어서 장위에 대해 장 감독은 “충분히 잘해줬다. 다만 리시브가 흔들린 상황에서 중앙 시간차나 B속공의 활용 폭을 조금 더 넓힌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는 평가를 내렸다.

장 감독은 기존에 주전 세터로 이원정을 염두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이원정의 몸 상태가 좋지 않아 이번 대회에서는 급하게 박사랑 카드를 꺼내들었다. 박사랑은 자신의 강점인 높이를 살리면서 준수한 경기를 펼쳤다. 장 감독은 “(주전을) (이)원정이로 세팅을 해놓고 팀 훈련이 진행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박)사랑이로서는 부담이 큰 경기였을 것이다. 내가 보기엔 사랑이가 잘해줬다. 앞으로도 성장할 선수라고 확신한다. 전위에서 사랑이의 높이가 주는 메리트가 있다”며 박사랑에게도 찬사를 보냈다.


인터뷰 내내 선수들을 향해 격려와 칭찬을 건넨 장 감독은 끝으로 컨디션 관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이번 경기를 통해서 우리가 충분히 경쟁력이 있음을 어느 정도 확인했다. 하지만 컵대회는 일정이 타이트하다. 끝까지 컨디션 관리를 잘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라며 남은 경기들을 철저한 몸 관리와 함께 준비해나갈 것임을 언급하며 인터뷰실을 빠져나갔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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