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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지난해 한국시리즈처럼 첫 경기 패배 후 싹쓸이 역전승을 노리게 됐다.

LG는 8일 수원 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서 오스틴의 역전 스리런포에 손주영의 호투쇼, 에르난데스의 투혼의 세이브로 6대5의 역전승을 거두고 1패후 2연승을 거뒀다. 남은 2경기 중 한 경기만 승리하면 2위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진출을 놓고 플레이오프를 치르게 된다.

역대 5전 3선승제의 준플레이오프에서 1승1패인 경우가 6번이었는데 3차전 승리팀이 6번 모두 진출했었다. LG가 100%의 확률을 잡았다.

KT는 로하스(우익수)-강백호(지명타자)-장성우(포수)-오재일(1루수)-황재균(3루수)-김상수(2루수)-배정대(중견수)-심우준(유격수)-정준영(좌익수)로 새로운 라인업을 구성했다. 톱타자로 나섰던 김민혁이 감기몸살로 출전할 수 없는 상태. 대신 정준영이 나섰고, 문상철 대신 오재일이 들어가면서 전체적으로 라인업이 조정됐다.

LG는 9명의 주전은 그대로지만 순서는 조정을 했다. 홍창기(우익수)-신민재(2루수)-오스틴(1루수)-문보경(3루수)-박동원(포수)-오지환(유격수)-김현수(지명타자)-박해민(중견수)-문성주(좌익수)로 구성했다. 박동원과 오지환 김현수 등 5∼7번의 순서가 바뀐 것.

염경엽 감독은 “1∼5번이 해결을 해야 한다“면서 “수원구장에 왔으니 빅볼이 돼야 하지 않겠나. 우리 타선에서도 5∼6명이 홈런을 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빅볼이 된다면 경기가 좀 더 잘 풀릴 것 같다“라고 타선에 기대감을 보였다.

빠른 시간에 점수가 나오며 경기가 흥미롭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2회초 박동원이 선제 솔로포를 터뜨렸다. 1B에서 2구째 가운데로 온 132㎞의 슬라이더를 놓치지 않고 좌측 담장 넘어로 보냈다. 1-0. 염 감독이 바란 빅볼로 선취점을 뽑은 것.

KT가 2회말 곧바로 동점을 만들었다. LG의 실책 덕분이었다. 1사후 김상수의 안타성 타구를 유격수 오지환이 잡자마자 길게 송구했고 오스틴이 가까스로 잡았으나 발이 1루에서 떨어져 세이프가 됐다. 이어 배정대의 중전안타 때 김상수가 3루까지 달렸고, 중견수가 3루로 송구할 때 배정대가 2루로 뛰었다. 문보경이 다시 2루로 던진 것이 외야로 빠지는 실책이 됐고 김상수가 홈을 밟아 1-1.

KT는 1사 3루의 역전 찬스까지 만들었으나 심우준과 정준영이 외야 플라이로 물러나며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LG가 3회초 다시 앞서나갔다. 선두 박해민이 우측 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날렸고 문성주의 희생번트로 3루까지 안착했다. 이어 홍창기가 풀카운트 승부끝에 우중간 담장을 때리는 2루타로 2-1로 리드. 폭투에 신민재의 볼넷으로 1사 1,3루의 찬스가 이어졌다.

그리고 오스틴이 2B2S에서 5구째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할 때 1루 주자 신민재가 2루로 뛰다가 멈췄다. 일부러 협살에 걸려 3루주자 홍창기가 홈을 파고들 기회를 주겠다는 것. 2루수 김상수가 신민재를 쫓아가며 홍창기쪽을 바라보다가 갑자기 방향을 틀어 3루로 던졌다. 하지만 홍창기가 빠르게 3루로 돌아와 세이프. 그리고 신민재는 2루에 안착. 오스틴이 삼진으로 아웃되면서 2아웃이 됐기 때문에 신민재를 잘 협살시켜 아웃시켰다면 이닝이 끝날 수 있었지만 지나치게 3루주자를 의식한 나머지 2사 2,3루의 기회를 LG에게 주고 말았다.

하지만 LG는 이 기회를 잡지 못했다. 문보경이 벤자민에게서 헛스윙 삼진을 당했다.

그리고 KT가 위기 뒤에 온 찬스를 놓치지 않았다. 선두 로하스의 볼넷과 장성우의 중전안타로 만든 1사 1,3루서 오재일의 우익수 희생플라이로 2-2 동점을 만들었고 황재균의 좌전안타로 2사 1,2루의 찬스를 이었다.

이때 LG가 결단을 내렸다. 최원태를 교체하고 손주영을 올린 것. 김상수가 좌전안타를 쳤고, 장성우가 홈을 밟아 3-2 역전에 성공했다. 이때 1루주자 황재균이 2루를 돌아 3루로 뛰다가 좌익수 문성주의 홈송구를 커트한 LG 내야진에 태그아웃되며 추가 득점은 실패.

그런데 5회초에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오스틴은 지난해 11월 10일 수원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3차전서 0-0이던 3회초 1사 2,3루서 벤자민으로부터 선제 스리런포를 날린적 있다. 그런데 이번에 또 벤자민에게 역전 스리런포를 날린 것. 5회초 1사 1,2루서 벤자민의 초구 141㎞의 커터가 몸쪽 낮은 스트라이크존으로 들어왔는데 이 공을 걷어 올려 홈런으로 만들어버렸다. 5-3 역전.

LG는 6회초 KT의 두번째 투수 김민수를 상대로 안타 2개로 만든 1사 1,3루서 홍창기의 중견수 희생플라이로 1점을 더 달아났다.

그 사이 손주영은 너무나도 완벽하게 KT 타선을 막았다.

4회말과 5회말 연속 삼자범퇴로 막은 손주영은 6회말엔 1사후 황재균에게 중전안타를 내줬지만 김상수를 삼진, 배정대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7회말에도 삼자범퇴로 끝내면서 포스트시즌 첫 등판이 믿기지 않을 정도의 완벽한 피칭을 보였다. 3회말 2사후에 등판해 7회말까지 4⅓이닝 동안 투구수가 단 53개에 불과했다. 8회에도 나와 삼자범퇴로 끝.

손주영은 경기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최)원태 형과 내가 끝내고 싶다. 형들이 쉬면 좋지 않나“라면서 “플레이오프에 나가면 선발로 등판할 예정이다. 플레이오프에 가기 위해선 오늘 무조건 이거야 한다. 철저하게 준비해서 무조건 잘던지겠다“라고 굳은 각오를 보였는데 그 말대로 엄청난 피칭을 했다. 9회말엔 마무리 유영찬에게 마운드를 넘겨줘 본인이 말한대로 경기를 자신의 손으로 끝내지는 못했지만 5⅓이닝 동안 2안타 무4사구 7탈삼진 무실점으로 포스트시즌 데뷔전서 승리 투수가 되면서 팀에게 귀중한 승리를 선물했다.

9회말 오른 유영찬은 안타와 보크로 무사 2루의 위기에 몰렸고 1사후 배정대에게 중월 투런포를 맞아 6-5로 쫓겼다. 염 감독이 또 승부수를 띄웠다. 이날 휴식하기로 했던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를 마운드에 올린 것. 에르난데스는 대타 천성호를 1루수앞 땅볼, 대타 김민혁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오스틴이 역전 스리런포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3타점의 맹활약을 펼쳤고, 박동원도 4타수 2안타(홈런) 타점을 기록했다. 홍창기는 4타수 1안타를 기록했으나 2타점과 1득점을 올렸다. 이날 LG는 10개의 안타를 치며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줬다.

KT는 믿었던 'LG 킬러' 벤자민이 5이닝 동안 6안타(2홈런) 2볼넷 4탈삼진 5실점을 하면서 끌려 간 것이 컸고, 타선도 손주영을 전혀 공략하지 못하면서 아쉽게 1승 후 2연패에 빠지고 말았다. 남은 4,5차전을 모두 이겨야만 대구로 갈 수 있는 절박한 상황이 됐다. 수원=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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