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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황태자' 황인범이 인상적인 페예노르트 데뷔전을 치렀다. 팀은 완패했다.

페예노르트는 20일(한국시각) 네덜란드 로테르담 페예노르트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2024~2025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1라운드에서 0대4로 패했다.

이날 황인범은 페예노르트 이적 후 첫 경기를 치렀다. 황인범의 선발 출전은 일찌감치 예고됐다. 페예노르트는 17일 홈페이지를 통해 '페예노르트에서 뛸 수 있게 된 황인범'이라는 제하의 최신 구단뉴스를 통해 “페예노르트 당국이 황인범에게 거주 및 취업 허가를 부여했다. 새로 영입한 27세 미드필더는 즉시 페예노르트에서 훈련과 경기에 나설 수 있다“고 공식발표했다.

황인범은 앞서 세르비아 챔피언 즈베즈다에서 이적해 페예노르트와 4년 계약을 맺었다. 이적료는 구단 역사상 최고 이적료에 준하는 850만 유로(약 125억 원), 등번호도 주전을 의미하는 4번이었다. 페예노르트는 '평소 주변 팀원들을 잘 챙기는 선수로 알려진 그는 대전하나시티즌 유스 출신으로, 2015년에는 18세의 나이로 프로에 데뷔한 뒤 구단 역사상 최연소 득점자가 됐다'며 '그는 이후 벤쿠버 화이트캡스(미국) 루빈 카잔(러시아)을 거쳐 그리스 최고 클럽 올림피아코스에 입단했다. 당시 그리스 리그 최고의 선수 중 한 명으로도 꼽혔다. 2023년 9월 즈베즈다에서도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전 페예노르트 선수였던 우로시 스파이치의 결정적인 골을 어시스트한 황인범의 활약으로 즈베즈다의 우승컵을 이끈 이 한국인 미드필더는 지난 시즌 세르비아 리그 최우수 선수(MVP)였다'고 황인범을 소개했다.

거주 및 취업 허가 절차가 늦춰지면서 15일 에레디비시에 5라운드 원정 경기 명단에 제외됐었던 황인범은 이날 중앙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했다. 특히 이날은 황인범의 28번째 생일이었다. 황인범은 풀타임 활약을 펼쳤다.

황인범은 팀내 평점 1위를 기록하며, 페예노르트가 왜 거액을 지불하고 자신을 영입했는지 잘 보여줬다. 축구 통계 전문매체 풋몹에 따르면 황인범은 90분 동안 슈팅 3개, 패스 성공률 82%, 리커버리 5회, 볼 경합 5회 성공, 공중볼 경합 100%를 기록했다. 평점은 6.7점로 팀내 최고 평점이었다.

페예노르트는 4-3-3 포메이션으로 나섰다. 안토니 밀람보, 산티아고 히메네스, 이고르 파이샹이 스리톱을 이뤘고, 황인범, 라미즈 제루키, 퀸턴 팀버가 중원을 구축했다. 조르당 로통바, 게르노트 트라우너, 토마스 베일런, 다비드 한츠코가 포백을 이뤘다. 티몬 벨렌로이터가 골문을 지켰다.

레버쿠젠은 특유의 3-4-2-1 전형으로 맞섰다. 빅터 보니페이스가 원톱으로 나섰고, 플로리안 비르츠, 마틴 테리어가 2선에 자리했다. 알레한드로 그리말도, 로베르트 안드리히, 그라니트 자카, 제레미 프림퐁가 허리진을 구축했다. 피에로 잉카피에, 요나단 타, 에드몽 탑소바가 스리백을 이뤘고, 루카시 흐라데츠키가 골키퍼 장갑을 꼈다.

레버쿠젠이 이른 시간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선을 제압했다. 전반 5분만에 결승골이 터졌다. 중원에서 인터셉트에 성공한 비르츠가 직접 페널티 아크까지 공을 몰고 간 후 왼발로 슈팅을 날렸다. 그대로 골망을 흔들었다. 페예노르트는 황인범의 정교한 킥으로 맞섰다. 황인범은 첫 경기부터 코너키커로 나섰다.

9분 페예노르트가 동점골을 넣었다. 파이상이 올린 코너킥을 제루키가 혼전 중 밀어넣었다. 하지만 오프사이드로 득점 인정이 되지 않았다. 15분에는 황인범이 슈팅을 시도했다. 박스 밖에서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지만 약했다. 29분에는 먼거리서 왼발 슈팅을 날렸다. 아쉽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위력적인 중거리슈팅이었다.

위기를 넘긴 레버쿠젠이 추가골을 넣었다. 30분 보니페이스가 오른쪽에 침투하던 프림퐁에게 밀어줬다. 프림퐁은 반대편에서 쇄도하던 그리말디에게 낮고 빠른 크로스를 보냈고, 그리말도가 이를 침착하게 밀어넣었다.

페예노르트는 32분 파이상이 박스 안에서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흘러나온 볼을 제루키가 때렸지만, 크게 벗어났다.

레버쿠젠의 공세는 계속됐다. 36분 역습 상황에서 프림퐁의 크로스를 비르츠가 오른발로 마무리했다. 비르츠는 멀티골을 폭발시켰다. 3-0까지 달아났지만, 레버쿠젠의 공격은 이어졌다. 역습에 나선 레버쿠젠은 프림퐁이 단독 돌파하며 회심의 슈팅을 날렸지만,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결국 네번째 골까지 만들어냈다. 42분 프리킥 상황에서 탑소바가 머리로 떨궈준 볼이 벨렌로이터 골키퍼 다리를 맞고 그대로 들어갔다. 자책골이었다. 전반은 레버쿠젠의 4-0 리드로 마무리됐다.

후반에도 레버쿠젠이 밀어붙이는 분위기는 이어졌다. 후반 이른 시간 팀버의 강력한 오른발 슈팅, 보니페이스의 감각적인 슈팅이 연이어 이어졌다. 골키퍼 선방 등에 의해 막혔다. 11분에는 황인범이 프리킥으로 득점을 노렸다. 오른발 감아차기를 시도했다. 골키퍼가 쳐냈다. 리바운드 볼 찬스가 왔지만, 슈팅으로 연결되지 않았다.

페예노르트는 만회골을 위해 마지막까지 총력을 다했다. 28분 교체투입된 우에다 아야세가 득점에 성공했지만, 이마저도 오프사이드로 무산되는 등 운이 따르지 않았다. 결국 경기는 페예노르트가 홈에서 0대4 대패를 당했다.

황인범은 경기 후 “경기장에 오신 팬들에게 죄송하다. 우리는 팀으로서 더 발전하고 있다. 게속 응원해주셨으면 한다“며 “솔직히 말하면 난 아직도 새로운 팀, 새로운 나라에 적응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런 결과는 기분 좋지 않지만 홈 경기장에서 데뷔해 팬들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고 데뷔전 소감을 전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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