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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황문기 양민혁(이상 강원), 최우진(인천), 이한범(미트윌란) 등 홍명보호 1기 뉴페이스에 가려 주목을 끌지 못했지만,'얌전한 축구도사' 정호연(광주)의 발탁도 상징하는 바가 크다.

정호연은 지난 3월, 황선홍 임시감독 체제에서 A대표팀에 깜짝 발탁돼 태국과의 2026년 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 경기를 통해 A매치에 데뷔했다. 청소년 대표 경력 한 번 없는 무명 미드필더는 지난해 항저우아시안게임 최종명단에 깜짝 승선해 한국의 3연속 금메달에 일조한 뒤 빠르게 국대의 꿈까지 이루며 성공 가도를 달렸다.

하지만 지난 6월, '두 번째 임시사령탑' 김도훈 감독의 부름을 받지 못했다. 리그 내에서 정상급 미드필더로 평가받지만, 여전히 넘어야 할 산이 많고, 갈 길이 멀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다. 6월 A대표팀에 뽑힌 미드필더는 이재성(마인츠) 이강인(파리생제르맹) 황인범(츠르베나 즈베즈다) 홍현석(헨트) 정우영(울산) 박용우(알아인)였다.

그랬던 정호연이 6개월만에 대표팀에 재발탁된 것이다. 이번엔 대한축구협회가 5개월만에 뽑은 '정식사령탑' 홍명보 A대표팀 감독이 직접 선택했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홍 감독은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정호연에 대한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이번 발탁으로 평소 정호연을 높게 평가해왔다는 걸 엿볼 수 있다. 정호연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 7월까지 홍 감독이 이끌던 울산과 네 차례 맞대결에 모두 출전해 광주의 깜짝 4연승을 이끈 주역이었다. 또한, 지난 2023시즌 K리그1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한 정호연은 꾸준히 홍 감독이 이끌던 울산과 연결됐었다.

정호연은 프로 3년차인 올해 한층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광주가 치른 리그 28경기 중 27경기에 나섰다. 이정효 광주 감독의 로테이션 대상에서 열외된 거의 유일한 자원이다. 정호연이 나서지 않은 1경기는 누적경고에 의한 결장이었다. 출전시간은 2353분으로, K리그1 필드 플레이어 중에서 5번째로 높다.

정호연은 현재 K리그1에서 800개 이상 패스를 시도한 미드필더 중 성공률이 91.2%(1550/1699)로 5번째로 높다. '패스마스터'로 정평이 난 정우영(울산, 91.2%) 신진호(인천, 91.1%)과 비슷한 수준이다.

놀라운 점은 공격지역으로의 패스 성공 횟수가 426개로 전체 1위를 달린다는 것이다. 공격지역 전진패스 성공횟수도 130개(81.2%)로 마찬가지로 1위다. 키패스는 26개로 완델손(강원), 양민혁 헤이스(제주)와 공동 8위다. 상대 진영에서 과감한 패스를 시도하는 가운데 높은 패스 성공률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감독이 정호연을 믿고 의지하는 이유일 테다.

정호연은 태클 성공(26개) 부문에서 공동 8위, 공격지역 인터셉트(10개) 부문에서 전체 1위에 오르는 등 수비 기여도도 높다. 전북 시절 이재성(마인츠)을 연상케하는, 공수에 걸쳐 엄청난 존재감을 끼치고 있다.

3선과 2선 어느 위치에 세워도 제 몫을 해내는 정호연은 위르겐 클린스만 전 대표팀 감독을 빼면 이정효, 황선홍(아시안게임) 그리고 홍명보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이제 9월 팔레스타인과 오만과의 월드컵 예선전에선 자신의 롤모델인 황인범을 비롯해 이강인 이재성 정우영 등 특급 미드필더들과 호흡을 맞출 레벨의 선수라는 걸 증명하는 일이 남았다. 한 가지 고무적인 건 이번이 대표팀 2회차라 팀 적응에 큰 어려움은 없을 거라는 것이다. 낯가리는 'I' 성격인 정호연에겐 호재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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