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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LG 트윈스가 9회초 급하게 마무리 유영찬을 불러 몸을 풀게했다. 1-11로 시작한 9회초가 5-11이 되더니 1사 1,2루가 되자 마운드에서 던지는 정지헌이 계속 부진하면 유영찬을 올려 불을 끄겠다는 뜻으로 보였다. 이후 김헌곤과 전병우가 범타로 물러나며 5대11로 경기 끝.

이렇게 9회초 LG 벤치를 바쁘게 만든 이는 이날 올시즌 처음 1군에 올라온 포수 김민수였다. 올해 첫 1군 타석에서 스리런포를 터뜨리면서 포기하지 않은 삼성의 정신을 보여줬다.

김민수는 대졸 11년차 포수다. 영남대를 졸업하고 지난 2014년 2차 2라운드 24번의 높은 순번으로 한화 이글스에 입단했다. 그해 12월 FA 권혁의 보상선수로 삼성으로 왔다. 1군 기회를 잡지 못하고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보냈다.

가장 많이 뛴 해가 2021년이었다. 47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6푼3리(76타수 20안타)에 홈런도 3개를 때려내 13타점을 올렸다. 이후 어린 유망주들에게 기회를 뺏겼던 김민수는 올해도 2군에 머물다가 31일 김동엽이 내려가면서 1군으로 올라왔다.

타격이 약한 것이 1군에서 자주 보지 못하는 이유. 올해 퓨처스리그에서도 타율 1할7푼7리(62타수 11안타)에 그치고 있다.

그래도 1군에 올라오자 마자 삼성이 '홈런 군단'임을 알리듯 첫 타석에서 홈런을 쳤다.

7회말 수비 때 이날 선발로 나온 포수 김도환을 대신해 투입된 김민수는 9회초에 첫 타석을 맞이했다.

강민호가 솔로포를 때려 2-11로 뒤진 9회초 1사 1,3루서 나온 김민수는 LG 투수 최동환과 올해 1군 첫 대결을 펼쳤다. 초구 145㎞의 바깥쪽 직구를 때렸고 우측으로 날아간 공은 계속 날아가더니 우측 담장을 넘는 스리런 홈런이 됐다.

팀이 5-11로 따라가는 귀중한 스리런 홈런. 패색이 짙은 상황이라 응원할 맛이 안났던 3루측 삼성 팬들이 '엘도라도'를 크게 부르며 한바탕 난리가 나게 만들었다.

오랜만에 친 홈런이다. 1군 홈런은 지난 2021년 6월 26일 대구 LG전 이후 1131일만에 쳤다. 올해는 2군에서도 홈런을 친 적이 없어 이 홈런이 1,2군 통틀어 마수걸이포가 됐다.

김민수의 홈런으로 최동환이 내려가고 정지헌이 올라왔고 정지헌마저 안타와 볼넷을 내주자 LG 염경엽 감독은 더이상 삼성에게 흐름을 주지 않기 위해 위기가 계속되면 확실하게 끊기 위해 마무리 유영찬에게 몸을 풀게 했었다. 김민수의 홈런 한방이 결국 LG 불펜을 소모하게 만들었다.

김민수의 홈런으로 삼성은 팀홈런 120개를 기록했다. KIA 타이거즈의 122개에 2개차 뒤진 2위다. 비교적 작은 대구에서만 홈런을 치는게 아니라 가장 큰 잠실에서도 이틀 동안 5개를 때려내는 괴력을 보여주고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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