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08-22 05:50:00]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축구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출전 선수 숫자에서 '영원한 라이벌' 일본에 추월을 허용했다.
일본 국가대표 미드필더 가마다 다이치(크리스탈팰리스)와 풀백 스가와라 유키나리(사우스햄턴)가 이번 여름 나란히 잉글랜드 무대에 입성해 2024~2025시즌 EPL 개막전에 출전했다. 이로써 과거 EPL을 누볐거나, 현재 활동 중인 일본 출신의 숫자가 13명에서 15명으로 늘었다. 현재 EPL 클럽 소속 일본 선수는 엔도 와타루(리버풀), 미토마 가오루(브라이턴), 도미야스 다케히로(아스널)를 포함해 총 5명이다.
한국은 2021년, 라이프치히에서 뛰던 '황소' 황희찬이 울버햄턴에 입단한 뒤로 3년째 새로운 프리미어리거를 배출하지 못하고 있다. 역대 한국인 프리미어리거는 14명에서 정체되어 있다. 이영표(당시 소속팀 토트넘) 설기현(레딩, 풀럼) 이동국(미들즈브러) 김두현(웨스트브로미치) 조원희(위건) 이청용(볼턴, 크리스탈팰리스) 박주영(아스널) 지동원(선덜랜드) 기성용(스완지시티, 선덜랜드, 뉴캐슬) 김보경(카디프시티)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 등이다.
현재 EPL 클럽에 속한 한국인은 'EPL 10년차 터줏대감' 손흥민(토트넘)과 황희찬, 둘 뿐이다. 청소년 대표 출신 젊은 센터백 김지수가 지난해 성남을 떠나 브렌트포드에 입단하며 큰 기대를 받았지만, 1군 훈련만 진행했을 뿐 아직 공식 데뷔전을 치르지 못했다. 올 시즌 크리스탈팰리스와의 개막전에서도 명단 제외된 채 사복 차림으로 경기를 지켜봤다.
손흥민이 레버쿠젠을 떠나 토트넘에 입단, 잉글랜드에 입성한 2015년까지만 하더라도 EPL 데뷔생 숫자는 한국이 13명으로 일본(7명)에 약 두 배 많았다. 당시까지 일본 축구는 EPL 우승은 커녕 고정적으로 활동하는 선수도 쉽사리 배출하지 못했다. 일본이 내세울 수 있는 선수는 '레스터 우승 주역' 오카자키 신지와 센터백 요시다 마야 정도였다. '도르트문트 에이스' 가가와 신지는 맨유에서 사실상 실패를 맛봤다. 자연스레 일본 내에선 '박지성, 손흥민 보유국' 한국을 부러워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다. 손흥민은 역대 아시아 선수 EPL 최다 출전, 최다골 기록을 경신하고, 아시아인 최초 EPL 득점왕을 수상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도 출전했다.
하지만 기성용(서울) 이청용(울산) 등이 줄줄이 EPL을 떠난 뒤로 그 자리를 메울 한국 선수가 나타나지 않았다. 그 사이 유럽 중소리그에서 차근차근 성장한 일본 선수들이 하나둘 EPL에 입성하기 시작했다. 엔도와 도미야스는 벨기에 신트트라위던, 스가와라는 네덜란드 AZ알크마르에서 유럽 커리어를 시작해 EPL에 진출한 케이스다. '셀틱 에이스' 후루하시 교고와 '이강인 절친' 구보 다케후사(레알 소시에다드)는 이적시장 때마다 EPL과 연결된다. 통산 EPL 출전경기수는 한국이 1075경기(190골), 일본이 637경기(52골)로, 한국이 400경기 이상 많지만, 현재 추세면 향후 몇 년 내에 따라잡혀도 이상하지 않다.
수많은 한국 선수들도 EPL 문을 노크하고 있다. 김민재는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서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하기 전 맨유와 연결됐다. 파리생제르맹에서 뛰는 이강인은 지난달 익명의 EPL 클럽이 관심을 보인다는 현지발 보도가 나왔다. 지난 시즌 세르비아 리그 '올해의 선수'로 뽑힌 황인범도 꾸준히 EPL 등 빅리그 문을 두드리고 있다.
내년 1월 이후 한국인 프리미어리거와 일본인 프리미어리거의 숫자가 15명으로 동일해질 수도 있다. '손흥민 후계자' 양민혁(강원)이 지난달 토트넘과 계약을 체결했다. 올 시즌까지 강원에서 활약한 뒤 1월에 토트넘에 합류할 예정이다. 그 사이에 김지수가 깜짝 데뷔전을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번 시즌 개막전을 통해 EPL에 자국 선수를 배출한 국가가 124개국으로 늘었다. 이라크 국가대표 공격수 알리 알 하마디(입스위치타운)가 리버풀과 개막전 후반 교체출전을 통해 이라크 역사상 최초로 EPL에 데뷔했다.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회원국이 211개국인데, 그중 5팀 중 3팀에 해당하는 약 58.8%가 세계 최고의 리그로 평가받는 EPL과 인연을 맺었다. 그 안에 한국, 일본, 중국, 인도네시아, 필리핀이 있고, '14억 인구' 인도는 없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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