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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여름이 끝나고 드디어 가을이 왔어. 그건 곧 NBA 개막이 다가왔다는 걸 의미하지.


10월 23일이면 2024-2025 NBA 정규시즌이 막을 열어. 보스턴과 덴버가 조금 더 빨리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했고 10월 1일부터는 나머지 28개 팀도 훈련을 소집했어.


시즌 개막이 다가왔으니, 30개 팀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지?


11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트레이 영 시대 2기를 맞고 있는 애틀랜타 호크스야.











23-24 애틀랜타 REVIEW
정규시즌 : 36승 46패, 동부 10위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공격효율지수: 116.4(12위)
수비효율지수: 118.4(27위)
공수효율마진: -2.0(21위)


애틀랜타는 2007-2008시즌부터 꾸준히 동부 플레이오프권 팀으로 군림해왔어. 당시 드래프트로 팀에 합류한 신인이 바로 알 호포드(전체 3순위)였지.


마이크 부덴홀저 시대(2014~2018)에는 구단 역사상 유일한 60승 시즌(14-15시즌)을 보내면서 동부 결승에도 진출했지. 최고의 전성기였다고 과언이 아닐 거야.


이후 주축 선수들의 이적과 노쇠화로 리빌딩 버튼을 누른 애틀랜타는 2018년 드래프트를 앞두고 빅딜을 단행해.


전체 3순위 지명권과 켄트 베이즈모어를 댈러스에 넘기고, 전체 5순위 지명권과 웨슽리 메튜스를 받아온 거지.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어. 베이즈모어가 당장 처리해야 하는 악성계약 중 하나였거든.(2016년 4년 7,000만 달러 계약)


이 선택은 6년이 지난 후 완전히 재평가받고 있지. 돈치치는 올-NBA 퍼스트 팀에 고정적으로 뽑히는 선수가 된 반면, 트레이 영은 장단점이 분명한 계륵 같은 스타라는 평가를 받고 있으니까.


당시만 해도 사실 트레이 영과 루카 돈치치의 격차가 이렇게 벌어질 줄은 누구도 몰랐어. 돈치치는 운동능력 때문에 NBA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의심받은 반면, 트레이 영은 대학 무대 최고 스타였거든.


그래서 샐러리캡 유동성을 위해 돈치치를 포기하고 영을 데려온 애틀랜타의 선택은 당시만 해도 꽤 합리적이었어.


다만 결과론적으로 지금 돌이켜보면 아쉬운 건 사실이지. 새크라멘토의 돈거베(돈치치 거르고 베글리) 못지 않은 큰 실수였으니까.


그래도 트레이 영 시대가 돌입한 이후 애틀랜타는 빠르게 팀을 재건했어.


2021년 플레이오프에서는 동부 5위로 컨퍼런스 파이널에 진출하는 대이변을 일으켰지.


시즌 중에 부임한 네이트 맥밀란 감독은 정규시즌(27승 11패)과 플레이오프에서 모두 놀라운 성과를 내며 지도력을 인정받았고. 이때만 해도 애틀랜타에 중흥기가 도래했다고 모두가 생각했어.


하지만 이후 3년 동안 애틀랜타의 성적이 어땠는지 알아?


1라운드 탈락, 1라운드 탈락,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정규시즌에는 5할 승률을 간신히 넘었고 급기야 지난 시즌엔 36승으로 시즌을 끝냈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는 동부 중위권 순위 싸움에서도 밀려서 플레이-인 토너먼트권에 간신히 들어가기 일쑤였지.


이젠 누구도 애틀랜타를 동부 컨텐더 팀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애매한 구석이 너무 많거든.











가장 큰 문제는 수비야. 애틀랜타는 지난 3년 동안 수비효율지수가 항상 리그 하위권이었어.


맥밀란이 처음 부임한 2021-2022시즌에는 그래도 중위권까지 올라갔었거든? 하지만 그후엔 거짓말처럼 형편 없는 수비 팀으로 되돌아왔지.


유타를 리그 최고 수비 팀으로 군림 시킨 퀸 스나이더 감독이 왔음에도 사정이 다르지 않아. 그냥 팀 자체에 뭔가 문제가 있는 거지.


방패 잃은 송골매, 애틀랜타
21-22시즌: 수비효율지수 26위(113.7)
22-23시즌: 수비효율지수 22위(115.4)
23-24시즌: 수비효율지수 27위(118.4)


수비 보강을 위해 2022년 여름에는 나름 강수를 두기도 했어. 샌안토니오의 디존테 머레이를 빅딜로 데려왔거든.


머레이를 영입하려고 1라운드 픽만 4장을 샌안토니오에 넘겨줬어. 머레이는 트레이 영과 더블 핸들러 역할을 맡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앞선 수비수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였거든.


하지만 머레이 영입 후에도 애틀랜타의 사정은 나아지지 않았어.


머레이의 수비력은 그렇게 인상적이지 못했고, 디안드레 헌터도 결장이 너무 잦아서 수비수로서 가치를 많이 보여주지 못했지.











수비 붕괴의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사실 트레이 영이야.


트레이 영은 사실 공격만 놓고 보면 엘리트 레벨의 선수야. 턴오버가 많은 것, 야투 기복이 있는 것 말고는 정말 좋은 선수지.


최근 인터뷰에서 “내가 204cm였으면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됐을 것“이라는 말을 한 게 아예 근거가 없는 소리는 아니야. 스킬셋과 공격 센스는 리그에서도 손꼽히는 선수거든.


문제는 수비도 리그에서 손꼽힐 정도로 못한다는 거야. 못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안 하는 것 같기도 해.


일단 2대2 수비를 할 때는 스크린에 너무 잘 걸려. 클로즈아웃 수비(로테이션 수비를 하면서 외곽슛을 저지하러 뛰어나가는 수비)를 할 때 드리블 돌파 한 번에 그냥 확 제쳐지는 게 일상이고. 수비에서 안정감은 느끼기 힘들어.


로테이션 수비도 적극성이 떨어지는 편이야. 다른 쪽에서 일어난 수비 균열을 적극적으로 뛰어다니면서 메워야 하는데, 그럴 때도 멍하니 서 있거나 남의 일인 것 마냥 쳐다볼 때가 많지.


드래프트 동기인 루카 돈치치도 수비 이슈가 있긴 해. 그래도 돈치치는 큰 신장과 두꺼운 몸 때문에 영보다는 수비 문제가 덜한 편이야. 아이솔레이션을 막을 땐 꽤 적극적으로 수비할 때도 많고.


하지만 영은 달라. 공격에서 힘을 너무 다 빼서 그런 걸까? 수비는 신경쓴다는 느낌이 없을 정도지. 집중력이 안 느껴져.


요근래 NBA에서 아마 공격과 수비의 편차가 이렇게 컸던 선수는 없었던 것 같아. 그 정도로 트레이 영은 공수의 괴리가 큰 선수야.


디존테 머레이 영입은 결국 트레이 영의 약한 수비를 메우기 위한 도박수였지만 대실패로 끝났어.


게다가 2023년 여름에 미리 맺어둔 4년 1억 1,424만 달러 연장계약은 2024-2025시즌부터 시작되는 상황이었지.


결국 이번 여름 애틀랜타는 결단을 내렸어.


1라운드 픽을 가득 태워서 데려온 머레이를 2년 만에 다시 팔아버린 거야. 이 이야기는 뒤에서 다시 하도록 하자고.


결국 지난 시즌도 애틀랜타는 '애틀랜타하는' 시즌을 보냈어. 수비는 무너진 상태였고, 트레이 영은 양날의 검 같은 에이스였지.


트레이 영과 보그단 보그다노비치가 터지면 경기를 잡고, 그렇지 못하면 지는 패턴이 이어졌고. 시즌 내내 안정감 있는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었어.











유망주 제일런 존슨의 성장은 그래도 반가웠던 부분이야. 존 콜린스를 트레이드한 것도 사실은 존슨에게 더 많은 기회를 주기 위해서였거든.


206cm의 신장에 윙스팬이 213cm인 존슨은 스피드와 운동능력을 활용한 림 어택과 템포 푸쉬가 좋은 픽 포워드야.


그리고 기회를 많이 받은 지난 시즌에 잠재력이 확실히 터졌지. 출전시간이 2배 이상 올랐고 팀내 득점 4위, 리바운드 2위, 어시스트 3위에 올랐어.


2021년 드래프티(20순위)라 다가오는 시즌이 루키 계약 마지막 시즌인데, 시즌 개막 전에 연장계약을 일찌감치 맺을지도 몰라. 요즘 애틀랜타 팬들이 가장 애정하는 선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야.











2024 여름요약: 리툴링, 진행시켜
- 드래프트: 자카리 리자셰(1순위)
- 트레이드: 다이슨 다니엘스, 래리 낸스 주니어, 데이비드 로디, 코디 젤러
- FA: 비트 크레이치(4년 1억 달러)
- 주요 이탈: 디존테 머레이, 사딕 베이, AJ 그리핀


앞서 언급했듯, 올여름 애틀랜타는 과감한 결단을 내렸어. 디존테 머레이를 팔아버린 거지.


그 대가로 다이슨 다니엘스, 래리 낸스 주니어, 2025년 1라운드 픽, 2027년 1라운드 보호 픽, EJ 리델, 코디 젤러를 데려왔어.


샌안토니오에 넘긴 만큼의 1라운드 픽(4장)을 받아오진 못했지만, 머레이의 계약이 4년이나 남아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나쁘지 않은 장사였지. 무엇보다 다이슨 다니엘스라는 잠재력 있는 스윙맨 유망주를 데려왔고.


다니엘스는 호주 출신의 기대주야. 2003년 10월 19일생이니 아직도 만 20살에 불과하지.


2022년 1라운드 전체 8순위로 지명됐는데, 신장이 203cm에 윙스팬도 211cm이고 수비 센스가 워낙 좋아.


그래서 데뷔 당시부터 사이즈와 수비 면에서는 엄청나게 높은 평가를 받았었지.


윙 자원이 많은 뉴올리언스에서도 데뷔와 동시에 경기당 20분 안팎의 출전 기회를 받았던 것도 그래서야. 지난 2년 동안 온 볼 수비수와 팀 수비수로서 모두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는 평가야.


디존테 머레이가 떠나면서 빈 백코트 자리는 아마 다이슨 다니엘스가 가져갈 가능성이 높아.


다니엘스가 주전 슈팅가드로 뛰면서 트레이 영의 수비 약점을 메워주는 보디가드 역할을 하는 거지. 그 대신 공격은 트레이 영과 제일런 존슨, 보그단 보그다노비치가 더 활약해주고.


사실 디존테 머레이를 트레이드했을 당시만 해도 트레이 영까지 팔릴 수 있다는 말이 많았어. 트레이 영도 SNS에 글을 다 내리는 등 의미심장한 액션을 보여줬고. 하지만 트레이 영 트레이드는 결국 없었어.


이 부분에 대해 현지에서는 트레이 영의 트레이드 가치가 너무 떨어지면서 벌어진 일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어. 애틀랜타가 생각하는 영의 가치와, 다른 팀들이 바라보는 영의 가치가 좀 다르다는 거지.


실제로 트레이 영의 리그 내 이미지는 썩 좋지 않아.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수비가 너무 약한데다 공격에서는 포제션을 독점하지.


게다가 데뷔 이후 계속된 감독들과의 갈등 때문에 '케미스트리 파괴자' 같은 이미지도 가지고 있어. 실제로 트레이 영 데뷔 이후 애틀랜타를 떠난 2명의 감독(로이드 피어스, 네이트 맥밀란) 모두 트레이 영과의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났던 적이 있었어. 동료들과 사이도 썩 좋지 않다는 말이 많았고.


어쨌든 영을 남기면서 애틀랜타는 전면 리빌딩보다는 리툴링에 가까운 방향으로 움직이게 됐어.











이런 상황에서 입단한 구단 역사상 첫 1순위 신인인 자카리 리자셰의 활약도 주목해볼 필요가 있어.


사실 리자셰는 1순위라는 타이틀만큼 큰 주목을 받는 유망주는 아니야.


이번 드래프트 자체가 흉년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고, 리자셰의 플레이를 봐도 딱히 화려하거나 엄청 번뜩이는 느낌은 없거든. 샷 크레이에이팅 능력도 인상적이지 않고.


하지만 실패할 가능성은 비교적 낮은 유망주이기도 해.


206cm의 신장에 윙스팬이 212cm로 타고난 사이즈가 좋아서 수비에서 활용도가 높은데다, 슈팅 능력도 좋거든.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에서 치른 첫 34경기에서는 3점슛 성공률이 48.2%에 육박하기도 했어. 이 사이즈와 수비 잠재력에 이 슈팅력이면 어느 팀에서든 3&D 카드로 활용되기 좋지.


심지어 캐치앤슛, 드리블 풀업 점프슛, 오프 더 볼 무브에 이은 슛에 모두 능해서 공격에서 다양한 상황 안에서 활용될 수 있는 슈터야. 운동능력은 평범한데 신장 대비 스피드가 좋고 무척 유연해. 그래서 토바이어스 해리스, 해리슨 반즈 같은 선수들이 비교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고.


리자셰가 기회를 꾸준히 받으면서 로테이션에 포함되면, 아마 다음 시즌 뉴올리언스는 다이슨 다니엘스-제일런 존슨-보그단 보그다노비치-디안드레 헌터-자카리 리자셰로 윙 로테이션을 돌릴 거야. 여기에 개리 매튜스와 데이비드 로디 같은 선수도 있고. 어때? 그냥 보기만 해도 뎁스가 상당히 두텁지?


심지어 빅맨진도 클린트 카펠라-온예카 오콩우로 활용 자원이 잘 갖춰져 있어. 프런트코트가 엄청 탄탄한 거지.


그래서 새 시즌 애틀랜타는 팀 수비력만 반등시킨다면 굉장히 재밌는 팀이 될 수도 있어. 공격은 원래부터 괜찮은 팀이었거든.


이번 시즌 애틀랜타는 어쩌면 지난 3년과는 좀 다를지도 몰라.











24-25 주요 로스터
가드: 트레이 영, 보그단 보그다노비치, 다이슨 다니엘스, 개리슨 메튜스, 코비 버프킨, 비트 크레이치
포워드: 제일런 존슨, 디안드레 헌터, 자카리 리자셰, 데이비드 로디
빅: 클린트 카펠라, 온예카 오콩우, 래리 낸스 주니어, 코디 젤러


애틀랜타의 KEY 넘버
- 16.6
: 지난 시즌 애틀랜타는 리그에서 가장 속공 수비가 형편없는 팀이었어. 경기당 16.6점을 내줬는데, 리그에서 세 번째로 많은 수치였지.


상대가 트랜지션 공격을 시도할 때, 애틀랜타가 포제션당 내준 실점이 얼마인지 알아? 1.217점이야. 리그에서 가장 높은 수치였지.


공격 실패 후 백코트가 엄청 느린 편은 아니야. 다만 세이프티 수비수 역할을 하는 트레이 영의 수비가 워낙 약해서, 허수아비 같은 느낌을 많이 주지.


게다가 트랜지션 상황에서 자신의 마크맨을 찾는 부분에서도 실수나 게으른 모습이 자주 나와. 이건 새 시즌에 애틀랜타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부분이야.


사실 애틀랜타가 트랜지션 공격 효율은 포제션당 1.097점으로 리그 23위 밖에 안 되거든. 속공 득점은 19위 밖에 안 되고.


결국 속도전 싸움에서 마진이 전혀 안 나온다는 거야. 가뜩이나 수비가 약한 애틀랜타로서는 속도전에서도 이렇게 밀려버리면 답이 없어.


- 6.5
: 지난 시즌도 애틀랜타의 핵심은 결국 백코트진이었어. 트레이 영-디존테 머레이로 구성된 백코트진이 무조건 상대를 잡아먹어야 하는 상황이었지.


하지만 실제 효율은 기대와 전혀 달랐어. 지난 시즌 애틀랜타는 트레이 영과 디존테 머레이가 함께 코트를 누빈 1,173분 9초 동안 공수효율마진이 -6.5였어. 팀내 원투 펀치 두 명이 같이 뛰면 손해만 봤다는 거야.


새 시즌엔 이런 상황이 나와선 안 돼. 디존테 머레이도 그래서 트레이드한 걸 테고.


다이슨 다니엘스가 데려오면서 수비를 강화한 효과가 다음 시즌엔 반드시 나와야 해. 트레이 영도 보그단 보그다노비치가 아닌 다른 선수가 백코트 파트너로 뛸 때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줘야 하고. 애틀랜타의 백코트진 경기력이 다음 시즌에는 어떨지 지켜보도록 하자고.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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