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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한국 야구 기록이 201개라고? 전혀 몰랐다.“

리그 전체가 궁금해한다. 1m96 큰키의 베네수엘라산 외야수는 어쩜 그리 안타를 잘 칠까.

KBO리그는 외국인 타자에게 흔히 한방 장타력을 요구하기 마련이다. 데이비슨(NC, 36홈런) 멜 로하스 주니어(KT, 28홈런) 오스틴 딘(LG, 27홈런) 등이 대표적. 호타준족에 가까운 유형으로 분류되는 소크라테스(KIA, 23홈런)나 페라자(한화, 22홈런) 등의 장타력도 홈런 톱10을 넘나든다.

반면 롯데 자이언츠 레이예스의 홈런은 12개 뿐이다. 대신 타율 3할5푼4리(타격 1위)의 고공비행이 돋보인다. 타점 9위(85개), OPS 10위(0.906)의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21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도 득점과 연결되진 않았지만, 5타수 2안타로 타격감을 조율했다.

KBO 단일시즌 최다안타 기록은 KIA 서건창이 갖고 있다. 넥센(현 키움) 히어로즈 시절인 2014년 201안타로 KBO리그 역사상 첫 200안타를 넘어선 선수로 자신의 발자취를 새겼다. 타율 3할7푼 7홈런 67타점 48도루라는 눈부신 기록으로 '서교수'라는 별명과 함께 시즌 MVP까지 차지했다.

레이예스가 현재 같은 페이스로 안타 생산을 이어간다면 204개까지 가능하다. 광주에서 만난 레이예스는 서건창의 안타 기록에 대해 “처음 들었다. 전혀 몰랐다“며 깜짝 놀랐다.

“기록은 따라오는 것이다. 야구는 나 자신이 매순간 열심히 하는 게 우선이다. 현재로선 건강하게 이번 시즌을 마무리하는 것, 그리고 우리 팀이 가을야구에 가는 게 중요하다.“

레이예스는 “타자로서 200안타는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다. 시즌이 끝나고 돌아봤을 때 내 올시즌 안타 개수가 200개를 넘었다면 굉장히 기분좋을 것“이라며 덧붙였다.

팀동료들 뿐만 아니라 온 리그가 궁금해한다. 한 사령탑은 “특별한 비결은 없겠지만, 너무 잘 치니까 한번 물어보고 싶긴 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감독 뿐 아니다. 경기에 앞서 타 팀 선수가 찾아와 타격 자세나 안타를 치는 비결에 대해 물어보기도 한다. 레이예스는 “내 답변은 항상 똑같다.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별로 없다“며 웃었다.

“타이밍을 맞추는게 가장 중요하다. 그리고 항상 공격적으로 치러들어가야한다. 적극적인 배팅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태형 롯데 감독도 '복덩이' 레이예스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요즘 좀 공을 따라다니는 느낌이 있어 걱정이다. 그래도 워낙 잘 친다. 공을 점으로 보고 치는데, 컨택이 기가 막히다“고 평했다.

홈런을 강조하지 않는 외인 타자라는 범주에서 두산 시절 페르난데스와 비교하면 어떨까. 페르난데스는 200안타에 도전한 바 있다. 하지만 2019년 197안타, 2020년 199안타로 아쉽게 실패했다. 이밖에 KIA 최형우가 삼성 시절인 2016년 195안타, 이정후가 2019년과 2022년(이상 193안타), 1994년 해태 시절 이종범이 196안타를 치는 등 200안타를 노크했던 선수들이다.

김태형 감독은 “레이예스는 완전히 컨택 위주의 타자다. (풀스윙을 하는)페르난데스와는 다르다“면서 “200안타 칠 수 있을 것 같다. 2할8푼에 홈런 30개 치는 선수보단 3할5푼 치는 타자가 더 낫지 않나. 스위치히터이기도 하고“라며 껄껄 웃었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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