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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3년 연속으로 가을야구를 못간 점은 좀 아쉽긴 하다.“

시즌 종료와 함께 출국을 앞뒀다. 새로운 사령탑과 함께 한 올해도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팀은 가을야구에 오르지 못했다.

1일 창원 NC파크에서 만난 롯데 자이언츠 반즈는 언제나처럼 미소로 답했다. 그는 1년치 아쉬움과 피곤, 후련함이 뒤엉킨 속내를 솔직하게 전했다.

반즈는 지난 2022년 처음 롯데 유니폼을 입은 이래 3년간 86경기에 등판, 통산 32승28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허벅지 내전근 이상으로 인해 6월 한달 넘게 결장한 기간이 있음에도, 올해 4.41의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스포츠투아이 기준)은 프로야구 데뷔 3년만에 최고치다. 지난해(170⅓이닝)보다 올해(150⅔이닝)는 20이닝 가량 투구이닝이 줄었음을 감안하면, 등판한 경기마다 보여준 모습은 한층 더 훌륭했다는 뜻이다.

5월 8일 부산 한화 이글스전에서 7⅓이닝 1실점 13K를 기록하는 등 발전된 구위를 바탕으로 탈삼진 수가 오히려 큰 폭으로 늘었다(147→171개). 올시즌 탈삼진 부문 3위다. 올해 탈삼진 150개 이상을 기록한 선수는 총 12명. 그중 반즈와 비슷한 이닝을 기록한 선수는 KT 벤자민(149⅔이닝 156K)과 엄상백(156⅔이닝 159개) 뿐이다.

반즈는 “롯데에서 가을야구를 한번도 못가 아쉬운 부분이 있다. 다만 시즌이 끝나면 결국 9팀은 아쉽고, 한 팀만 기쁜게 야구시즌 아닌가“라며 웃었다.

앞서 반즈는 지난달 28일 KIA 타이거즈전을 앞두고 “김도영의 40홈런만은 막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안타 2개를 허용하긴 했지만, 홈런만큼은 내주지 않았다. 결국 김도영의 홈런 개수는 '38'에서 끝났다.

반즈는 “40홈런, 타자가 김도영인 것과 별개로 홈런 맞고 싶은 투수가 누가 있겠나“라며 크게 웃은 뒤 “김도영의 괴물 같은 시즌 잘 봤다. 대단한 활약이었다. 축하를 전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반즈는 올시즌을 앞두고 KBO리그 컴백보다는 메이저리그 도전을 우선하는 듯한 행보로 롯데의 애를 태웠다. 1995년생인 반즈로선 서른이 되는 내년 봄이 어쩌면 빅리그를 노릴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일수도 있다.

반즈는 '지난 겨울에 메이저리그를 노크했었다. 올겨울은 어떤가. 내년에도 부산에서 볼 수 있나'라는 질문에 밝은 미소로 답했다. 그는 “아마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올 텐데, 지켜봐달라. 난 계약 부분은 에이전트를 믿고 맡기는 편이다. 직접 나서는 일은 별로 없다“고 설명했다.

반즈의 딸 캠벨은 수시로 부산 사직구장 응원단상에 올라 치어리더들 못지 않은 무대 장악력을 과시하며 롯데팬들의 요정으로 활약한 바 있다. 반즈는 “아마 돌아가면 베컴과 캠벨이 같이 놀자고 하겠지만, 일단 1주일 정도는 아무 생각없이 푹 쉬고 싶다. 그리고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휴가를 즐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때 복도를 지나던 NC 다이노스 박민우가 의미심장한 한마디를 던졌다. 그는 영어로 “미국으로 가버려! 내년엔 미국에서 뛰어라!“고 크게 외치며 웃었다. 롯데를 제외한 프로야구 9개팀이 한마음으로 바라는 바일 것이다. 반즈는 “3년간 박민우와는 적지않은 친분이 쌓였다. 재미있는 농담을 하는 친구“라고 넉살좋게 받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언제일까. 반즈는 “좋은 경기도 아쉬운 부분이 있고, 잘 던지지 못한 경기에서도 배울 점이 있다. 모든 경기들을 기억하고 있다“면서도 역시 13K를 달성한 5월 한화전을 꼽았다.

반즈는 이날 경기를 마친 뒤 이튿날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한다.

“롯데팬들은 나 뿐만 아니라 우리 가족에게도 정말 잘해주셨다. 여러분의 지지는 항상 우릴 기쁘게 했다. 어떻게 감사의 말씀을 드려야할지 모르겠지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창원=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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