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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프볼=이규빈 기자] 휴스턴이 차기 시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할 수 있을까.

휴스턴 로켓츠는 2010년대 서부 컨퍼런스 최강의 팀 중 하나였다. 그 이유는 MVP 제임스 하든을 보유했기 때문이다. 하든은 2012-2013시즌을 앞두고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에서 휴스턴으로 트레이드됐고, 이후 휴스턴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하든은 휴스턴에서 9시즌을 활약했는데, 8경기를 뛰고 브루클린 네츠로 트레이드된 마지막 시즌을 제외하면, 모든 시즌에 플레이오프 진출하는 기염을 토했다.

휴스턴은 이런 하든을 보좌하기 위해 드와이트 하워드, 제레미 린, 크리스 폴, 러셀 웨스트브룩 등 스타들을 영입했다. 하지만 하든을 위해 영입한 스타들은 모두 직전 팀에서 활약보다 휴스턴에서 활약은 실망스러웠다. 이는 하든이 지나치게 공을 많이 잡아서 그렇다는 비판을 받기도 했으나, 냉정히 나이가 많은 전성기가 지난 스타들을 영입한 이유가 컸다.

하든은 휴스턴에서 MVP가 됐고, NBA 최고의 선수 중 하나가 됐다. 휴스턴도 서부 컨퍼런스를 호령하는 강호가 됐다. 하지만 NBA 우승은커녕 파이널 진출도 단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그 이유는 바로 동시대에 역대 최고의 팀으로 뽑히는 스테픈 커리의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가 있었기 때문이다. 언론과 미디어에서 두 팀을 라이벌로 자주 묶었다. 또 하든과 커리의 라이벌리는 매번 흥미로운 그림을 만들었다.

휴스턴 입장에서 가장 아쉬운 시즌은 2017-2018시즌이었다. 서부 컨퍼런스 파이널에서 골든스테이트와 만난 운명의 승부에서 7차전 승부 끝에 탈락한 것이다. 휴스턴은 5차전을 승리하며, 3승 2패로 숙원이던 파이널 진출까지 단 1승을 남겨놨다. 하지만 6차전을 대패하고, 7차전에서 전반 54-43으로 앞섰으나, 믿었던 3점슛이 27개 연속으로 실패하며, 통한의 역전패를 당했다. 하든을 보좌했던 폴이 5차전 후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것이 치명타였다. 하든과 휴스턴의 가장 좋은 기회이자, 마지막 기회가 날아간 것이다.

그 후에도 휴스턴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으나, 우승 후보라는 인식은 사라진 지 오래였다. 원맨팀으로 꾸준히 휴스턴을 이끌었던 하든도 인내심이 폭발하며, 마침내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결국 휴스턴은 하든을 브루클린으로 트레이드하며, 전면 리빌딩을 선언했다.

하든이 떠난 후 리빌딩을 선언한 휴스턴의 성적은 NBA 최하위로 추락했고, 대신 NBA 드래프트 최상위 순번을 얻을 수 있었다. 휴스턴은 2021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제일런 그린, 2022 NBA 드래프트 전체 3순위로 자바리 스미스 주니어를 지명했고, 그 외에 트레이드로 얻은 지명권으로 타리 이슨, 알파렌 센군, 캠 위트모어 등을 지명했다.

드래프트를 통해 유망주를 대거 수집한 휴스턴은 재빠르게 리빌딩을 끝낼 준비를 했다.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이메 우도카 감독을 선임하며, FA로 선수 보강에 나선 것이다. 딜런 브룩스, 프레드 밴블릿, 제프 그린 등 수비에 능한 베테랑이 대거 합류하며, 우도카 감독에 힘을 실어줬다.

2023-2024시즌 리뷰
성적: 41승 41패 서부 컨퍼런스 11위

앞서 말했듯 휴스턴은 2023-2024시즌을 앞두고 우도카 감독을 선임했다. 우도카 감독은 2021-2022시즌 보스턴 셀틱스 감독으로 맡으며, 보스턴을 파이널 무대로 진출시킨 인물이다. 어시스트 코치 시절부터 수비 전술로 NBA 업계에서 정평이 났던 인물이다. 보스턴 감독으로도 보스턴의 수비를 NBA 최정상으로 만들며, 능력을 입증한 사람이다. 휴스턴도 우도카 감독을 수비 개선을 위해 선임한 것으로 보였다.

우도카 감독은 2021-2022시즌이 끝나고, 구단 직원과의 성추문 사건이 터지며, 강제로 감독직에서 물러났었다. 우도카가 휴스턴의 감독이 된다고 했을 때 비판 여론이 거셌으나, 휴스턴 구단은 전혀 개의치 않았다. 그만큼 휴스턴의 리빌딩 종료 의지가 강력했다.

우도카 감독을 선임한 것뿐만 아니라, 우도카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들도 영입했다. 밴블릿, 브룩스, 그린 등 수비에 능한 선수가 대거 합류한 것이다. 특히 밴블릿의 영입은 시사하는 바가 컸다. 휴스턴은 오프시즌에 FA가 된 하든의 복귀에 대한 소문이 많았다. 하지만 소문에 따르면, 우도카 감독이 하든 대신 밴블릿을 원했다는 소식이 있었다. 옛 슈퍼스타를 거부할 정도로 휴스턴 수뇌부의 우도카를 향한 지지가 대단했다.

걱정스러운 점은 휴스턴의 유망주 원투펀치인 그린과 센군이 수비에 약점이 있는 선수라는 것이었다. 두 선수는 휴스턴의 현재와 미래에 빼놓을 수 없는 선수들이다. 과연 수비를 중시하는 우도카 감독이 두 선수를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렸다.

시즌 출발은 부정적이었다. 3연패 후 6연승, 다시 3연패를 당하는 등 기복이 심한 경기력을 보였다. 걱정하던 대로 그린과 우도카 감독의 궁합은 최악이었다. 그린은 공격에서도 무리한 플레이로 팀의 흐름을 망쳤고, 수비에서는 구멍이었다. 반면 센군은 우도카 감독의 페르소나로 떠올랐다. 공격의 에이스 역할을 맡으며, 휴스턴의 1옵션으로 활약했다. 걱정했던 수비도 생각보다 좋았다.

우도카 감독의 농구는 수비를 바탕으로 승리를 챙기는 농구다. 반면 휴스턴의 농구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수비가 아닌 3점슛이 터지거나 밴블릿, 센군이 활약하면 가까스로 승리를 챙기는 경우가 많았다.

결국 트레이드 마감 시한까지 휴스턴은 5할 승률을 기록하지 못하며, 사실상 플레이오프 진출이 어려워졌다고 생각됐다. 여기에 최악의 사건까지 생긴다. 바로 팀의 에이스였던 센군이 심각한 무릎 부상으로 3월 초에 시즌 아웃이 된 것이다. 부진하던 상황에서 에이스까지 이탈했기 때문에 휴스턴의 희망은 없어 보였다.

하지만 마법처럼 반전이 시작됐다. 정통 센터이자, 공을 오래 소유했던 센군이 이탈하고, 그린을 중심으로 속공 농구가 펼쳐지자, 휴스턴이 연승을 달린 것이다. 정확히 센군이 이탈하고, 휴스턴은 11연승에 성공한다. 11연승으로 단번에 플레이오프 진출 사정권까지 진입했다.

비록 11연승 후 5연패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불발됐으나, 시즌 막판에 보여준 연승과 경기력은 분명히 인상 깊었다. 휴스턴은 41승 41패, 딱 5할 승률로 시즌을 마감했는데 휴스턴의 경기력을 생각했을 때 납득이 가는 성적이라고 볼 수 있다.

오프시즌 IN/OUT

IN: AJ 그리핀(트레이드), 애런 할러데이(2년 1000만 달러), 리드 셰퍼드(드래프트)

OUT: 없음


휴스턴은 이번 오프시즌에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소문은 무성했다. 도노반 미첼이나 데빈 부커, 케빈 듀란트 등 슈퍼스타를 노린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결과적으로, 빈손으로 오프시즌이 끝났다.

애틀랜타 호크스의 포워드 유망주였던 그리핀을 트레이드로 영입했다. 그리핀은 고등학교 시절 전국구 유망주였고, 듀크 대학에 진학했으나, NBA 무대에서는 아무것도 보여주지 못한 선수다. 고질적인 부상으로 골머리를 앓는 선수다. 휴스턴도 큰 기대를 걸고 영입한 자원은 아니다.

2023-2024시즌 백업 포인트가드로 쏠쏠히 활약한 할러데이와 2년 재계약에 성공했다. 할러데이는 3&D 유형의 가드로 우도카 감독의 입맛에 맞는 선수다. 형 즈루 할러데이만큼 수비력은 아니지만, 충분히 좋은 수비력을 갖춘 선수다.

드래프트에서 대박이 터졌다. 하든 트레이드로 받아온 브루클린의 드래프트 지명권이 전체 3순위로 돌아온 것이다. 2024 NBA 드래프트는 흉작이라는 평이 자자했으나, 그래도 3순위 지명권은 기대하지 않았던 대박이다. 휴스턴은 꾸준히 탐냈던 셰퍼드 지명에 성공했다. 셰퍼는 켄터키 대학을 나온 가드 유망주로 득점력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다. 또 수비 센스도 있다는 평이다.

휴스턴의 구단 수뇌부와 우도카 감독 모두 셰퍼드를 강력히 원했다고 한다. 휴스턴은 밴블릿을 제외하면, 마땅한 포인트가드 자원이 없다. 셰퍼드는 신인 시즌부터 많은 출전 시간을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2K25 서머리그에서도 훌륭한 활약을 펼쳤다. 셰퍼드는 휴스턴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반면 이탈한 선수가 없다. 센군, 그린 등 트레이드 루머는 있었으나, 결과적으로 아무도 이탈하지 않았다. 전력 보강만 있는 셈이다.

키 플레이어: 제일런 그린
2023-2024시즌 기록: 82경기 평균 19.6점 5.2리바운드 3.5어시스트


'휴스턴의 에이스가 될까?' '휴스턴에서 처분 대상이 될까?' 차기 시즌, 그린은 중대한 기로에 놓였다.

그린은 2021 NBA 드래프트 전체 2순위로 휴스턴에 지명을 받았다. 당시 유력 2순위 후보는 그린이 아닌 에반 모블리였다. 하지만 휴스턴은 하든의 뒤를 이을 에이스이자, 구단의 마스코트로 밀어줄 선수가 절실했다. 그린은 고등학교 시절부터 이미 SNS와 유튜브를 통해 인기가 많았던 선수다. 휴스턴은 그린을 하든의 뒤를 이을 구단의 얼굴로 생각했고, 그린을 지명했다.

그린이 입단한 당시 휴스턴은 NBA 최악의 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당시 휴스턴은 팀을 이끌어줄 에이스도 없었고, 젊은 선수들에게 조언할 베테랑 선수도 없었다. 심지어 스티븐 사일러스 감독도 코치 경험은 길었으나, 감독 경험은 처음인 초짜였다. 갓 NBA 무대에 입성한 신인 선수들에게 최악의 조건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이런 상황에서 그린은 신인 시즌부터 많은 출전 시간과 공격 기회를 부여받았다. 그린은 2021-2022시즌 평균 17.3점 3.4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준수한 성적을 기록했다. 그린의 가치는 공격력에 있었다. 외곽슛과 신체 능력을 활용한 골밑 돌파가 장점이었고, 수비는 낙제점으로 평가받았다. 공격에서 잠재력은 신인 시즌부터 증명한 것이다.

2년차 시즌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여전히 휴스턴은 최악의 팀이었고, 그린은 이런 상황에서 에이스 역할을 맡았다. 2022-2023시즌 평균 22.1점 3.7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수준급 득점원의 상징인 평균 20점 이상을 기록했다. 그린은 휴스턴의 희망이자, 미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3년차 시즌, 그린과 휴스턴에 큰 변화가 생긴다. 우도카 감독을 선임하며, 휴스턴이 윈나우를 선언한 것이다. 우도카 감독은 수비를 중시하는 감독이다. 수비가 부족하면, 아무리 공격을 잘해도 활용하지 않는다. 그린은 이런 우도카 감독과 정반대 성향의 선수였다. 두 사람의 조합에 의구심을 가지는 사람이 많았다.

일단 우도카 감독은 그린을 꾸준히 주전으로 활용했다. 하지만 대다수 사람의 우려가 햔실이 됐다. 그린의 부족한 수비는 우도카 감독의 농구에 맞지 않았다. 공격도 확실한 에이스 역할에서 밴블릿과 센군에 밀려 역할이 감소했다. 그린은 실망스러운 활약으로 최악의 3년차 시즌을 보내고 있었다.

하지만 3월, 센군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자, 그린의 세상이 시작됐다. 우도카 감독도 센군이 이탈하자, 수비 농구 색깔을 버리고, 빠른 농구로 전환했고, 이에 그린이 날개를 단 것이다. 그린은 확고한 에이스로 휴스턴의 공격을 이끌었다. 그린과 함께 휴스턴도 11연승에 성공하며, 상승세를 달렸다.

3월 15경기에서 그린은 평균 27.7점 6.3리바운드 3.9어시스트라는 엄청난 성적을 기록했다. 마침내 우도카 감독과 그린이 좋은 궁합을 보인 것이다.

시즌 초반, 최악의 활약으로 트레이드 루머에 이름이 올랐었던 그린도 더 이상 트레이드 루머에 이름이 나오지 않았다. 그린은 자신의 한계를 드러낼 뻔했으나, 극적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관건은 차기 시즌이다. 센군이 건강하게 돌아오는 상황에서 우도카 감독의 해법이 필요하다. 누가 봐도 센군과 그린의 조합은 좋지 않다. 그렇다고 한 선수를 포기하기는 너무 아깝다. 차기 시즌 휴스턴의 최대 과제다.

예상 라인업
프레드 밴블릿-제일런 그린-딜런 브룩스-자바리 스미스 주니어-알파렌 센군

우도카 감독은 좀처럼 선발 라인업을 고정하고, 이를 바꾸는 감독이 아니다. 우도카 감독은 조직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기 때문에 라인업 변화가 적다.

포인트가드는 밴블릿의 자리다. 밴블릿은 휴스턴으로 이적한 첫해였던 2023-2024시즌 평균 17.4점 8.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3년 1억 3000만 달러라는 엄청난 연봉을 받고 영입됐기 때문에 비교적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지만, 휴스턴에 밴블릿이 없었다면 끔찍했을 것이다. 밴블릿은 휴스턴의 경기 운영과 앞선 수비, 개인 득점 등 다양한 역할을 맡는다. 휴스턴에서 가장 차지하는 비중이 많은 선수다.

그린도 주전 슈팅가드 자리가 보장됐다. 우도카 감독의 농구에 맞지 않다는 의견이 있었으나, 우도카 감독은 그린을 매 경기 주전으로 중용했다. 그린도 시즌 막판에 발전한 모습을 보였기 때문에 차기 시즌 활약에 기대가 크다. 그린이 성장한다면, 휴스턴의 농구는 훨씬 무서워질 것이다.

브룩스도 우도카 감독의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다. 멤피스 그리즐리스의 리더에서 휴스턴의 리더로 옮긴 브룩스는 1년차 시즌부터 좋은 활약을 보였다. 2023-2024시즌 평균 12.7점 3.4리바운드를 기록했고, 수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브룩스는 상대 팀이면 짜증 나지만, 우리 팀이면 든든한 유형의 대표적인 선수다. 우도카 감독은 브룩스에 변함없는 신뢰를 보일 것이다.

차기 시즌에 3년차를 맞이하는 스미스 주니어도 우도카 감독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는 선수다. 스미스 주니어는 드래프트 당시부터 3&D 유형의 포워드로 명성이 높았다. NBA 무대에서도 곧바로 적응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쉬운 점은 드래프트 당시 받았던 공격 기대치를 충족하지 못하고 있다. 스미스는 평균 20점 이상도 가능한 자원으로 기대받았으나, 두 시즌 간 휴스턴에서 평균 13.3점에 그쳤다.

큰 부상에서 돌아오는 센군이 주전 센터를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센군은 부상으로 이탈하기 전까지 우도카 감독 체제에서 확고한 에이스였다. 승부처나 클러치 상황에서 우도카 감독의 지시는 대부분 센군의 일대일 공격이었다. 그 정도로 센군을 향한 믿음은 대단했다. 문제는 센군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팀이 무너지기는커녕 11연승을 달렸다. 절대적으로 보였던 센군의 입지도 흔들릴 수 있는 상황이다.

휴스턴의 선발 라인업인 밴블릿-그린-브룩스-스미스 주니어-센군은 2023-2024시즌 우도카 감독이 단 한 경기도 변동 없이 선발로 활용한 라인업이다. 부상이 아니면, 선발 라인업이 바뀌는 경우가 단 한 번도 없었다. 2024-2025시즌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우도카 감독의 2년차 시즌이다. 이번에 휴스턴은 무조건 플레이오프에 진출해야 한다.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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