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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대권으로 가는 길, 이렇게 힘든 길이었을까.

KIA 타이거즈가 또 대형 변수를 만났다. '외인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충격적인 부상을 했다. 24일 창원 NC 다이노스전에서 5회까지 무실점 호투하던 네일은 6회말 선두 타자 맷 데이비슨이 친 타구에 안면 아랫 부분을 강타 당했다. 잠시 공을 잡으려 했으나, 이내 글러브를 벗은 뒤 얼굴을 감싸쥔 채 스스로 더그아웃으로 황급히 뛰어갔다. 충격과 부상 정도를 짐작하고도 남을 장면. 경기장 내 모든 이들이 황망함을 감추지 못하는 장면이 이날 TV 중계 화면에 잡혔다. 공을 친 데이비슨도 충격을 받은 건 마찬가지. 그는 결국 경기를 이어가지 못한 채 대주자 최정원과 교체됐다. KIA는 이날 NC를 2대0으로 꺾고 전날 대패를 설욕했지만, 아무도 웃지 못했다.

검진 결과에 관심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타구의 속도가 빨랐고, 맞은 부위도 위험한 쪽이었다. 무엇보다 네일 스스로 투구를 더 이상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한 채 더그아웃으로 뛰어 들어갔다. 큰 부상을 피하길 모두가 바라고 있으나, 최악의 경우 시즌 아웃 판정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이 엄습하고 있다.

네일이 이탈한다면 KIA 마운드는 최악의 상황에 직면한다.

포스트시즌 출전을 위한 외국인 선수 등록 기한은 지난 15일 마감됐다. 대체 외국인 선수를 데려오더라도 KIA가 목표로 삼는 가을야구 등판은 할 수 없다. 페넌트레이스를 막더라도, 최대 승부처인 가을야구에서 가장 확실한 카드를 뺀 채 승부를 치러야 하는 셈이다.

올 시즌 KIA 마운드는 지긋지긋한 선발 악재가 뒤따르고 있다.

개막 한 달이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이의리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4월 10일 광주 LG전 이후 팔꿈치 통증을 호소해 1군 제외됐고, 이후 결국 토미존 수술을 결정하면서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네일과 원투펀치를 이루던 윌 크로우도 쓰러졌다. 5월 3일 광주 한화 이글스전을 마친 뒤 팔꿈치를 다쳤고, 결국 수술을 결정하면서 KIA와의 인연을 마감했다.

대체 선발 황동하가 자리를 잡고, 크로우의 대체 선수로 캠 알드레드가 합류하면서 KIA 선발진은 그나마 자리를 갖추는 듯 했다. 그러나 윤영철이 7월 13일 광주 SSG전을 마친 뒤 척추 피로골절 진단을 받으면서 이탈했다. 사실상 페넌트레이스 등판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됐고, 가을야구 전 복귀 역시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런 가운데 네일까지 다쳤다.

올 시즌 KIA는 크로우-네일-양현종-이의리-윤영철로 이어지는 선발진을 구상했다. 면면이나 기량 모두 KBO리그 최강급의 선발 라인업. 그러나 이들 중 이제 양현종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킬 위기에 처했다. KIA의 토종 에이스이자 이닝이터, 프로야구 개인 통산 최다 탈삼진 등 역사를 쓰고 있는 '대투수'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지게 됐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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