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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올 시즌 K리그2 최고의 골키퍼는 단연 손정현(김포)이다.

지난달 30일 목동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서울 이랜드와의 경기는 올 시즌 손정현의 퍼포먼스 중에서도 단연 최고였다. 손정현은 리그 최강의 공격력을 자랑하는 이랜드를 맞아, 무려 16번의 유효슈팅을 모조리 막아냈다. 특히 후반 16분 서재민의 헤더를 기가 막힌 동작으로 막아낸 것은 이날 활약의 백미였다. 전반 김민호의 예기치 못한 퇴장으로 숫적 열세에 놓인 김포는 손정현의 활약 속 2대0 승리를 거뒀다. 김포는 플레이오프 진출의 불씨를 살렸다.

손정현의 활약은 기록이 말해준다. 그는 올 시즌 1500분 이상을 소화한 선수 중 가장 높은 선방율을 기록 중이다. 무려 78.3%에 달한다. 클린시트에서도 8회로 4위다. 김포가 작년에 비해 다소 수비가 흔들리고 있음에도, 최소 실점 8위(40실점)에 위치해 있는 것은 그야말로 손정현의 활약이 결정적이다. 칭찬에 인색한 고정운 김포 감독도 “우리팀에 손정현 못지 않은 이상욱 골키퍼가 있다. 로테이션을 할 수도 있지만, 그만큼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에 손정현을 기용하고 있다. 골이다 싶은 것도 막아낼 정도로 선방율이 좋다“고 엄지를 치켜올렸다.

손정현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정든 경남을 떠나 김포에 새둥지를 틀었다. 손정현은 2014년 드래프트를 통해 경남 유니폼을 입은 후 군입대 시절을 제외하고 줄곧 경남에서만 뛴 원클럽맨이었다. 하지만 경남은 계약 만료를 앞두고 재계약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였다. 경남에 남고 싶었던 손정현이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박청효가 강원으로 이적하며 새로운 골키퍼를 찾던 김포가 손을 내밀었고, 손정현은 자의반 타의반으로 새로운 도전에 나섰다.

이를 더 악물었다. 밀려서 떠났다는 이미지를 갖는게 싫었다. 경남에서 나를 보낸 것에 대한 후회를 하게 하고 싶었다. 물론 워낙 오랜 기간 한 팀에 머물렀던만큼, 적응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다. 하지만 긍정적인 손정현은 마음가짐을 새롭게 할 수 있다며, 자신에게 최면을 걸었다. 다행히 김포 스타일은 잘 맞았다. 한발 더 뛰고, 누구보다 간절히 경기에 임하는 태도가 손정현에게 딱이었다.

그 결과 '제2의 전성기'가 찾아왔다. 맹활약을 펼쳤던 2018시즌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손정현은 그야말로 '미친 선방'으로 김포의 골문을 든든히 지키고 있다. 박청효 이적 후 고민이 컸던 고 감독도 손정현의 존재로 골키퍼 걱정을 덜었다며 미소를 짓고 있다. 손정현의 올 시즌 목표는 단연 '승격'이다. 이왕 시작한 도전, 그는 최고의 결말을 꿈꾸고 있다. 가능하면 연말 시상식에서 베스트11에도 포함되고 싶다. 지금과 같은 활약이라면 충분해 보인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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