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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우승 축배를 든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았다. 하지만 숙제가 밀려오고 있다.

KBO가 공시한 2025 FA 자격 선수 명단에 포함된 임기영(31) 장현식(29) 서건창(35)의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세 선수 모두 각각 쓰임새가 분명한 가운데 KIA와 동행을 이어갈지, FA 자격을 신청해 가치를 평가 받을지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장현식은 올 시즌 75경기에서 75⅓이닝을 던져 5승4패16홀드, 평균자책점 3.94를 기록했다. 2022년 부상 악재 속에 이어진 부진을 딛고 다시 두 자릿수 홀드에 복귀했다. 지난 한국시리즈에선 5경기 모두 구원 등판해 필승조 요원으로 활약하기도 했다. 2020년 KIA로 트레이드된 후 부상으로 주춤했던 2022시즌을 제외하면 매년 제 몫을 해준 바 있다. 장현식은 이번 공시에서 FA이적 시 보상금(직전 연봉 100%)과 보상 선수가 동시 발생하게 되는 B등급을 받았다.

임기영은 올 시즌 37경기 45⅔이닝에서 6승2패2홀드, 평균자책점 6.31을 기록했다. 선발에서 불펜으로 전환한 지난 해 16홀드의 성적을 남겼지만, 올해는 상대적으로 저조한 활약에 그친 게 사실. 하지만 선발 경험에 기반한 멀티 이닝 소화 능력이나 우완 사이드암으로 뛰어난 구위를 보여줬던 모습 등을 돌아보면 여전히 경쟁력을 갖춘 투수로 볼 수 있다. 임기영도 장현식과 마찬가지로 B등급 공시 됐다.

서건창은 올해 '고향팀' KIA에서 부활 찬가를 불렀다. 올해 94경기 타율 3할1푼(203타수 63안타) 1홈런 26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820을 기록했다. 1, 2루 로테이션 뿐만 아니라 대타-대주자-대수비 등 다양한 역할을 맡았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LG 트윈스를 떠날 때만 해도 '에이징 커브' 우려에서 자유롭지 못했지만, 올 시즌 자신을 향하는 시선을 완벽하게 바꾸는 데 성공했다. 지난 시즌을 마치고 FA B등급이었던 서건창은 자격 유지된 이번 공시에선 보상금(직전 연봉 150%)만 발생하는 C등급이 됐다.

장현식은 새 시즌에도 KIA가 필승조 구성을 지키기 위해 필요한 자원이다. 풍부한 좌완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족한 우완 불펜으로 150㎞ 강속구를 뿌리며 성적도 준수했다. 30대에 접어들지만 노련미가 가미되면 더 나은 모습을 기대할 수도 있는 위치라 볼 수 있다.

서건창도 기량과 경험 면에서 여전히 KIA 뎁스 강화에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선수로 꼽힌다. 입단 전까지 LG에서의 하락세나 적잖은 나이가 걸림돌로 여겨졌지만, 우려를 불식시켰다. 임기영은 올 시즌 부진이 아쉽지만, KIA 마운드에서 여전히 가장 경쟁력 있는 우완 사이드암이라는 점은 무시할 수 없다.

KIA는 원칙적으로는 세 선수 모두 잡겠다는 입장. 그러나 변화무쌍한 시장 상황에 따라 기류는 언제든지 변할 수 있다. 불펜 또는 내야 뎁스 보강을 원하는 팀들이 세 선수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KIA가 그리는 미래와는 다른 방향의 결론이 날 수도 있다.

이번 FA명단에 공시된 선수는 오는 4일까지 직접 FA 신청서를 작성해 원 소속구단에 통보해야 한다. KBO가 이튿날인 5일 승인 선수를 공시하면, 선수는 6일부터 모든 구단과 협상이 가능하다.

V12를 일구는 데 큰 힘을 보탠 세 선수. 가치를 시험 받을 수 있는 무대가 다가오고 있다. 과연 이들의 선택, KIA의 행보가 어떻게 될 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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