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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본단자 감독이 미들블로커들의 공격 부진에 크게 개의치 않았다.

흥국생명이 2일 화성 실내체육관에서 치러진 도드람 2024-2025 V-리그 여자부 1라운드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3-0(26-24, 25-22, 25-22)으로 꺾고 4연승을 질주했다. 김연경이 48.78%의 공격 성공률로 21점을 터뜨리며 맹활약했고, 투트쿠 부르주(등록명 투트쿠)도 16점을 보탰다. 블로킹에서는 9-3으로, 범실 관리에서도 17-20으로 앞선 흥국생명은 개막 후 무패 행진을 이어갔다.

승장 마르첼로 아본단자 감독의 표정은 차분했다. 그는 “우리는 공격에 비해 블로킹과 수비, 특히 수비 측면에서 정말 좋은 경기를 했다. 세트를 거듭하면서 선수들이 이 부분에 대한 집중력을 계속 끌어올리며 스마트한 플레이를 했다”고 경기를 돌아봤다. 아본단자 감독은 “특히 이번 경기에서는 김연경이 중요한 순간마다 정말 잘해줬다”며 에이스 김연경에 대한 칭찬도 잊지 않았다.

깔끔한 셧아웃 승리로 일군 4연승이었지만, 굳이 아쉬웠던 점을 찾자면 미들블로커들의 공격력 정도가 있었다. 평소 위력적이었던 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의 이동공격이 잘 통하지 않았고, 김수지 역시 공격에서는 무득점에 그쳤다. 다만 김연경이 워낙 좋은 화력을 발휘한 데다, 공격 외에 다른 부분에서는 준수한 경기를 펼쳤기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았다.

아본단자 감독 역시 중앙에서의 화력 부재에 대해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그는 “이런 날도 있는 것이다. 두 선수가 공격에서는 잘 풀리지 않았지만 피치는 블로킹 4개를, 김수지는 블로킹 2개와 많은 유효 블로킹을 만들어냈다. 결국 미들블로커의 제1덕목은 블로킹”이라며 본업에서는 문제가 없었던 미들블로커들을 감쌌다.

아본단자 감독은 다음 경기 상대인 한국도로공사를 경계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신인 세터 김다은이다. 그는 “한국도로공사의 지난 경기를 봤는데, 내가 한국에 와서 본 세터 중 가장 잠재력이 있고 한국 무대를 벗어나서도 성장할 수 있는 세터를 본 것 같았다. 그 세터가 팀을 업그레이드시키고 있기에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다. 준비를 잘 하겠다”며 김다은을 향한 존중을 보냈다.

IBK기업은행은 힘이 빠지는 패배를 당했다. 1세트의 듀스 접전에서 김다은에게 허용한 반격 두 개로 석패를 당한 뒤, 세트 중반부가 넘어가면 뒷심이 떨어지는 문제를 반복하며 셧아웃 패배를 당했다. 빅토리아 댄착(등록명 빅토리아)은 공격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앞선 경기들에 비해 공격 페이스가 눈에 띄게 떨어진 모습이었다.

패장 김호철 감독은 “일정이 좋지 않아서 걱정을 많이 했는데, 우려가 현실이 됐다. 선수들이 체력적으로 한계가 온 것 같다. 몸놀림이 전체적으로 느렸다. 체력이 떨어지니 정신력과 집중력도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안타깝다”고 경기 전반을 돌아봤다. 


김 감독은 천신통의 세트 후반부 경기 운영에 대한 약간의 아쉬움도 표했다. 그는 “아무래도 세트 후반부를 갔을 때 빅토리아가 아닌 다른 쪽에서의 공격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빅토리아가 힘들어할 수밖에 없었고, 그렇다보니 계속 리드를 잃고 뒤집어지는 경기를 했다”며 다양한 공격 옵션을 활성화하지 못한 부분을 언급했다.

그러나 패배 속에서도 조금의 수확은 있었다. 더블 스위치로 나서는 김하경-김희진,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 백업으로 나서는 고의정이 나름 팀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김 감독 역시 “세 선수 다 괜찮다. 다 잘해주고 있다. 앞으로도 주전 선수들이 힘들어할 때는 연습을 충분히 하고 있는 후보 선수들이 더욱 의욕적으로 해줬으면 한다. 그게 쉽지 않다는 건 알고 있지만, 팀이 어려울 때 조금만 더 힘을 내주길 바란다”며 세 선수를 포함한 후보 선수들을 격려했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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