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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배구가 비시즌부터 달아올랐다.

지난 7~8일 수원실내체육관은 배구 열기로 뜨거웠다. 한국-이탈리아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열린 '2024 한국-이탈리아 글로벌 슈퍼매치 수원대회'를 보기 위해 구름 인파가 몰렸기 때문. 특히 바다 건너 온 손님 몬차를 상대로 대한항공과 팀 코보 올스타가 어떤 경기를 펼칠 지가 큰 관심사였다. 양일 합쳐 약 5천5백명 관중이 이를 지켜봤다.

몬차는 지난 시즌 이탈리아 남자배구 1부리그, 컵대회, 유럽배구연맹(CEV) 챌린지컵을 모두 우승한 세계적 강호. 이에 대회 1일 차 'V-리그 남자부 자존심' 대한항공이 먼저 맞섰는데, 모두의 예측을 뒤엎고 3-1 낙승을 거뒀다. 2024-25시즌 구단 외국인 선수 요스바니 에르난데스가 양팀 최다인 21점을 맹폭하며 존재감을 뿜어냈다. 경기 후 평소 완벽주의자로 알려져 있는 토미 틸리카이넨(핀란드) 대한항공 감독도 이날만큼은 "오늘 많은 일이 일어났다"며 "세계 강호를 상대로 경기를 치를 수 있어 좋았다"고 크게 기뻐했다. 마씨모 에켈리(이탈리아) 몬차 감독은 "기대에 부응하지 못한 점은 아쉽게 생각하지만 오늘 우리보다 강한 팀을 만나 재밌었다"면서 "(대한항공은) 팀 워크가 단단한 게 눈에 보였다. 결속력 있어 보였다"며 패배에도 빛나는 스포츠맨십으로 화답했다.

다음날 몬차는 자존심 회복을 다짐했다. 하지만 팀 코보 올스타의 삼각편대 허수봉(현대캐피탈), 신영석(한국전력), 전광인(현대캐피탈)의 맹활약으로 계획이 틀어졌다. 이들은 각 14, 12, 11점을 적어내며 팀의 3-0 승리를 이끌었다. 허수봉은 "상대가 이탈리아에서 준우승을 했던 팀이다. 그래서 걱정을 많이 했었는데, 대표팀에서 유럽 전지훈련을 가고 하면서 높은 블로킹 보유한 팀을 상대로 어떻게 해야 득점이 나고 그런 걸 배워온 게 많은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돌아봤다. 신영석은 "허수봉 선수가 날아다닌 덕분에 경기를 쉽게 했다. (허수봉은) 우리나라 최고의 공격수"라며 미소지었다. 이날도 에켈리 감독은 "대부분의 몬차 선수가 한국에 처음 왔다. 한국이라는 잘 모르는 나라에 대해서 알게 돼서 영광이고, 지내는 동안 어려움 없이 잘 적응해서 행복한 시간을 보냈다"며 존중을 잃지 않았다.

결과도 결과지만 이번 대회는 그간 여자부에 밀린 한국 남자배구를 향한 관심을 다시금 환기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지난 시즌 V-리그 남녀부 정규리그 및 포스트시즌 총관중 수는 58만6천514명으로 집계됐는데, 이 가운데 남자부는 그 절반에 한참 못 미치는 25만1천498명이었다. 이에 신영석도 "(V-리그를 향한 관심을 끌어 올리는 데 있어) 국제 교류전이 중요하단 생각이 들었다. 비시즌 동안 많은 팬분들이 배구를 기다리셨을 텐데, 와 주셔서 정말 감사드린다”며 “이제 시즌이 한 달 좀 넘게 남았다. 이 분위기를 잘 이어 받아 지금은 여자배구에 밀리는 상황이지만 남자배구도 잘할 수 있다는 걸 보여드리겠다”고 각오했다.

어느덧 코앞으로 다가온 2024-25시즌. 이탈리아에서 기분 좋은 배구 바람이 불어왔다. 다가오는 시즌 V-리그 남자부가 이 열기를 이어나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사진_수원/문복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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