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위르겐 클린스만은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조언을 건넸다.

클린스만은 이번 유로 2024에서 더 선의 칼럼니스트로서 활동하고 있다. 클린스만은 주로 잉글랜드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하고 있다. 지난 번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저조한 경기력과 결과고 팬들에게 야유를 받고, 물병 세례를 당했을 때도 클린스만 감독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조언을 건넸다.

이번에는 사우스게이트 감독을 위한다면서 전술적인 조언을 건넸다. “잉글랜드는 유로에서 뭔가 다른 걸 시도할 때가 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이반 토니와 해리 케인이 최전방에 있는 4-4-2 포메이션으로 스위스와의 유로 8강전을 시작하고 싶어할 것이다“며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4-4-2 포메이션을 추천하기 시작했다.

이번 대회 들어서 잉글랜드는 줄곧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고 있다. 최전방에 해리 케인을 두고 2선에 필 포든, 주드 벨링엄, 부카요 사카를 배치하고 있다. 2023~2024시즌 활약상만 본다면 잉글랜드 공격진 4인방은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잉글랜드의 현실은 참혹하다. 어느 누구도 제몫을 해주고 있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당장 16강전에서도 벨링엄의 극장 동점골이 없었다면 클린스만이 잉글랜드를 위해서 조언하는 일이 벌어지지도 않았을 것이다. 케인의 장기인 연계플레이는 나오지 않고 있고, 포든과 사카의 재능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의 이상한 전술 속에 빛을 내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다. 스포츠조선DB

그래서인지 클린스만은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단순한 전술을 요구했다. “난 4-4-2 포메이션으로의 변화가 효과적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같은 느낌을 받고 있다면 그렇게 해야 한다. 토너먼트에서는 감독으로서 자신의 직감을 믿어야 하며 인기없는 결정을 주저하지 말고 해야 할 때다“며 조언했다.

클린스만이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4-4-2 포메이션을 추천한 이유는 지난 슬로바키아와의 막판 경기력 때문이다.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경기 종료 2분 전에 이반 토니를 투입했다. 공중볼 경합 능력이 향상된 잉글랜드는 코너킥에서 동점골과 역전골을 터트렸다.

특히 역전골 과정에서 에체베리 에제의 슈팅을 적절하게 중앙으로 돌려놓으면서 케인의 득점을 도운 토니의 센스가 빛났다. 클린스만은 토니의 활약에 꽂힌 모습이었다. 그는 “4-4-2 포메이션은 거만한 선택일 수도 있지만 나는 토니 슬로바키아를 상대로 등장했을 때의 모습을 좋아했다“며 이유를 설명하기 시작했다.

“케인에게 육체적인 노력을 많이하는 진정한 9번 스트라이커 파트너가 있으면 케인에게 큰 자유가 나온다. 여전히 환상적인 시스템일 수 있다. 케인과 토니처럼 열심히 일하는 두 명의 최전방 공격수는 상대팀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다. 토니는 공중볼에서도 위협을 가져올 수 있다“며 케인과 토니의 투톱을 추천했다.

클린스만이 사우스게이트 감독에게 건넨 또 다른 조언은 자신의 직감을 믿으라는 것이었다. 그는 “8강전은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시간이다. 승리하면 최후의 4인 안에 들고 모두가 감독을 존경한다. 패배는 영국, 독일, 프랑스, 스페인과 같은 큰 국가에서는 허용되지 않는다“며 최소한 4강에는 올라야 한다고 먼저 주장했다.

이어 “많은 사람들처럼 나도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슬로바키아전에서 선수 교체를 일찍 하지 않은 것에 놀랐다. 하지만 감독으로서 당신은 누구보다 선수단에 대해 더 많은 지식을 가지고 있다. 당신이 선발 명단을 고수하고 그들이 그것을 뒤집을 것이라고 1,000% 확신한다면 괜찮다“면서 감독으로서 가지는 확신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또한 그는 “이제 모든 경기는 결승전이다. 토니나 콜 팔머 혹은 다른 선수를 넣고 싶은 직감이 생기거나 단호하게 행동하지 않으면 후회할 것이다. 사람들은 수비만 하는 팀을 무너뜨리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과소평가한다. 특히 잉글랜드처럼 골잡이가 많다면 더욱 그렇다. 한두 명의 유명 선수에게 피해를 줄 수 있더라도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용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린스만이 덧붙인 말이 흥미로웠다. “집에는 다른 결정을 내리길 원하는 5,600만 명의 감독들이 있다“는 말이었다. 국민들의 여론에 휩쓸리지 말고 자신의 결정을 믿으라는 조언이었다.

하지만 한국 축구 팬들이 보기엔 클린스만도 자신이 말하는 5,600만 명의 감독들이나 큰 차이가 없다. 역대 최고의 전력인 한국을 데리고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보여준 클린스만의 전술은 정말 무능력 그 자체였다. 클린스만이 이뤄낸 아시안컵 4강이 아니라 손흥민, 이강인, 황인범, 김민재 등 주축 선수들이 죽어라 뛰어 만든 4강이었다.

이번 조언에서도 느껴지지만 클린스만은 국민적인 여론은 신경쓰지도 않았다는 걸 알 수 있다. 국내 상주 문제를 비롯해 K리그 현장, 외부 활동에 대해서 한국 축구 팬들은 클린스만 감독에게 계속해서 비판했다. 심지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는 클린스만 감독을 향한 야유까지 나왔다.

그러나 클린스만 감독은 그런 비판과 야유를 전혀 신경쓰지도 않았고,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만 행동했다. 그 결과가 아시안컵 4강 참사였다. 4강에 겨우 올라가놓고 클린스만 감독은 굉장히 떳떳하게 행동했으며 4강밖에 가지 못한 이유로 손흥민과 이강인의 다툼을 거론할 정도로 뻔뻔했다. 역대 최고의 전력인 한국을 데리고, 1년 동안 퇴보만한 감독이 유로 결승과 월드컵 4강에 올랐던 감독에게 조언을 건네는 참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마지막으로 클린스만은 “잉글랜드는 토요일에 역대 최고의 스위스 팀과 맞붙는다. 스위스는 매우 힘든 상대가 될 것이다. 지난 몇 년 동안 그들은 특별한 방식으로 발전했다. 나는 잉글랜드가 스위스를 놀라게 하여 뭔가 다른 것을 시도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게 다소 구식이지만 좋은 4-4-2 포메이션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