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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진짜 잉글랜드 대표팀을 맡을까.

잉글랜드는 역사상 최고의 멤버로 가득하다. 해리 케인, 주드 벨링엄, 필 포든, 부카요 사카, 데클란 라이스 등 재능 있는 선수들이 넘친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여전히 우승 갈증을 풀지 못했다. 지난 유로2020과 유로2024에서 절호의 기회를 잡았지만, 모두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국 지난 60년간 대표팀 감독 중 최고의 실적을 낸 가레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물러났다.

U-21 대표팀에서 존재감을 과시한 리 카슬리가 임시 감독으로 나섰지만, 홈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48위 그리스에게 1대2 충격패를 당하며, 정식 감독의 꿈은 멀어지는 분위기다.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원하는 감독은 명확하다.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설명이 필요없는 최고의 명장이다. 지난 시즌 맨시티의 우승을 이끌며 전무후무한 4연패를 이뤄냈다. 알렉스 퍼거슨 전 감독이 맨유에서도 이뤄내지 못한 대업이다. 2022~2023시즌에는 그토록 소원하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에도 성공하며, 트레블을 달성했다. 올 시즌에도 변함없이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며 초반 순항하고 있다.

2016년 여름 맨시티가 삼고초려 끝에 영입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 전성시대를 이뤄냈다. 바르셀로나, 바이에른 뮌헨에서 그만의 확실한 철학을 앞세워 축구의 패러다임을 바꾼 과르디올라 감독은 맨시티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맨시티는 과정과 결과, 두마리 토끼를 모두 잡으며 최강팀 자리에 올랐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시즌을 끝으로 맨시티와 계약이 만료된다. 아직 재계약 징후도 없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이같은 상황을 노려 과르디올라 감독을 선임할 계획이다.

본격적인 움직임도 시작됐다. 14일(한국시각) 영국 더 타임스는 '과르디올라 감독이 잉글랜드 축구 대표팀 차기 사령탑이 될 것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다. 잉글랜드 축구협회는 이미 올 시즌을 앞두고 과르디올라 감독과 비공식적으로 접촉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와의 동행을 마치기로 결정한다면 우선순위 옵션이 될 것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아직 FA의 제안에 답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은 날 영국 익스프레스는 '과르디올라 감독의 사임 결정이 임박했다. 맨시티는 과르디올라 사임의 잠재적인 날짜를 정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맨시티는 현재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위반 115건에 대한 심판을 받고 있다. 내부 소식통에 따르면 과르디올라의 사임 결정이 임박했다. 과르디올라 감독 이 결정을 2025년까지 미루지 않을 것이다. 새로운 감독,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위한 충분한 시간을 가지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과르디올라는 최근 이탈리아 TV쇼에 출연해 “잉글랜드로 간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 난 맨시티 감독이다. 아무것도 결정하지 않았다“고 일축하면서도 “모든 일이 일어날 수 있어서 잘 모르겠지만 난 여전히 숙고하고 내가 하고 싶은 이을 결정해야 한다“고 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올 초 국가대표팀 감독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월드컵이나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를 위해 국가대표팀을 훈련시키고 싶다“라며 “어디서 날 원할지 모르겠다. 국가대표팀을 맡으려면 클럽처럼 날 원하는 팀이 있어야 한다. 이제는 월드컵, 유로, 코파 아메리카 어떤 대회든 경험해보고 싶다“고 했다.

14일 디어슬레틱은 잉글랜드 축구협회의 야심찬 계획이 과연 현실성이 있는지 분석했다. 일단 과르디올라 감독이 최고의 선택이라는 점을 인정했다. 디어슬레틱은 '잉글랜드는 더 이상 임기응변에 능한 감독이 필요하지 않다. 해박한 지식을 가진 전술가가 필요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의 존경심을 받고 있는데다, 잉글랜드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과르디올라 감독 입장에서도 잉글랜드 대표팀에서 성공을 한다면 커리어를 완벽하게 할 수 있다. 잉글랜드 대표팀에는 훌륭한 멤버들이 가득해 밑바닥부터 시작해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강력하지만 완벽하지 않은 팀을 완성시키는 것은 과르디올라 감독의 전문 분야'라고 했다.

문제는 역시 돈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현재 맨시티에서 2610만유로의 연봉을 받는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마지막 받았던 연봉은 500만유로다. 잉글랜드 축구협회가 두배 이상을 올린다고 해도, 과르디올라 감독이 상당 부분 포기해야 한다. 여기에 최근 세계 축구계가 외국인 감독이 아닌 자국 감독으로 향하는 분위기도 부담이다. 디어슬레틱에 따르면, 최근 20여년간 월드컵과 유로 대회에서 외국인 감독이 우승을 차지한 것은 유로2004에서 그리스가 유일하다.

과연 과르디올라 감독이 잉글랜드 지휘봉을 잡을지, 영국 축구팬들의 눈과 귀가 모아지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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