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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야유'를 '환호'로 바꿨다. '황새' 황선홍 대전하나시티즌 감독이 만들어낸 반전 드라마였다.

대전이 K리그 1부 잔류에 성공했다. 대전은 10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은행 K리그1 2024' 37라운드에서 2대1 승리했다. 승점 45점이 된 대전은 10위 전북 현대(승점 41)와의 승점차를 4점으로 벌리며, 남은 경기에 상관없이 잔류 마지노선인 최소 9위를 확정지었다.

5개월의 마법이었다. 황 감독은 지난 6월 대전으로 깜짝 복귀했다. 대전은 성적 부진으로 '승격 감독'이었던 이민성 감독과 결별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에 도전하겠다는 시즌 전 목표와 달리, 부상과 부진이 반복되며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소방수를 찾던 대전의 선택은 놀랍게도 황 감독이었다.

대전 팬들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황 감독은 대전의 초대 사령탑이었지만, 수뇌부와 갈등 속 1년도 되지 않아 불명예 퇴진했다. 더욱이 부임 불과 두 달 전 40년만의 올림픽 본선 진출 실패라는 멍에까지 썼다. 황 감독은 “제안을 받고 상당히 고심했다. 대전이 아니었으면 선택하지 않았을 것 같다. 싸울건가 포기할건가, 저는 전자를 선택했다. 포기않고 싸워나가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팬들의 반응은 부정적이었다.

지도자 인생 최악의 순간을 뚫고 나온 황 감독은 한단계 진화한 모습이었다. 전술 운용부터 선수단 관리까지 이전과는 달랐다. 황 감독이 귀를 열자, 선수단의 마음을 얻었다. 코칭 스태프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새로운 축구를 완성했고, 이를 수행할 선수들과 많은 미팅을 통해 원팀으로 만들었다. 여름 이적시장에서 많은 선수 영입으로 스쿼드가 비대해졌음에도, 대전은 이렇다할 잡음 없이 하나로 똘똘 뭉쳤다. 선수들은 매경기 쓰러질 듯 달렸다.

인내는 썼지만, 열매는 달콤했다. 7경기 무승의 수렁 속 황 감독은 흔들림없이 꿋꿋이 버텼다. 영입생들이 적응하고, 핵심 자원들이 복귀한 8월을 승부처로 봤다. 황 감독의 노림수는 맞아 떨어졌다. 팀 케미스트리가 눈에 띄게 좋아졌고 7경기 무패를 달리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황 감독은 그사이 대전의 발목을 잡던 광주, 서울 원정, 인천 징크스를 차례로 격파했다. 마사, 김준범, 밥신, 이순민 라인이 자리를 잡자, 빠른 트랜지션과 강한 압박이라는 카드로 경기력을 끌어올렸다. 김현우가 중심을 잡아준 수비라인도 안정감을 찾았다. 황 감독이 그토록 강조하던 '콤팩트 축구'가 마침내 위력을 발휘했다.

정규리그 마감 전 2연패에 빠지며 잠시 위기를 겪기도 했지만, 스플릿 후 4경기서 3승1무를 거두며 1부 잔류라는 목표를 달성했다. 의구심의 눈초리를 보내던 팬들도 “황선홍!“을 연호하며 박수를 보냈다. 황 감독은 큰 절로 팬들의 함성에 답했다. 선수 시절 그랬던 것처럼, 황 감독은 이번에도 혼자 힘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황 감독은 웃지 않았다. 그의 시선은 2025년으로 향하고 있다. 황 감독은 “지금도 끝이 아니다.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팀을 만들어야 하기에 아직 갈 길이 멀다. 내 스스로 내려놓지 않고, 도전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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