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현의 새로운 시즌 각오가 남다르다.


부산 KCC 이지스는 7월 27일부터 강원도 태백시에서 여름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있다.


디펜딩 챔피언 KCC는 지난달 15일에 선수들을 소집한 뒤 담금질을 이어가고 있다. 태백 전지훈련은 시즌을 치르기 전 기초공사 작업으로 체력을 강화하고 기본기를 가다듬는다.


두목 호랑이 이승현 또한 전지훈련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간 국가대표팀 차출 등으로 팀과 여름에 전지훈련을 떠난 적이 많이 없었던 그지만 이번에는 정상적으로 팀원들과 비시즌을 소화하고 있다.


이승현은 “10년 만에 팀과 여름 전지훈련을 같이 한다. 힘들다.(웃음) 원래는 시즌 치르기 전에 필요한 과정이었는데 오랜 시간 하지 않았다 보니까 더 힘든 것 같다. 그래도 어찌저찌 잘 견뎌내고 있고 팀원들과 함께 운동하니까 보람도 더 크다“고 말했다.


KCC 관계자에 의하면 이승현은 비시즌 팀 소집 전에 이미 10kg 가까이 체중을 감량해서 합류했다. 몸 상태를 착실히 만들어서 완벽한 컨디션을 시즌을 치르겠다는 각오다.


이승현은 “나름대로는 목표 체중을 채웠다.(웃음) 근데 감독님께서 더 하자고 하셨다. 그래도 감독님께서 칭찬도 많이 해주셨고 힘을 내서 더 빼려고 한다. 코트에서 활발한 움직임을 가져가길 원하신다. 나도 그 말에 공감을 많이 했고 그래서 동기부여를 가지고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슈퍼팀으로 불리는 막강한 KCC의 로스터 속에 이승현은 프로 입단 후 지난 시즌 가장 힘든 시기를 보냈다. 많은 출전 시간으로 혹사 논란까지 생겼던 이승현이지만 지난 시즌에는 벤치를 지키는 시간이 길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우려를 딛고 살아나는 모습을 보였고, 팀의 챔피언결정전 우승에 기여했다.


이승현은 “정규리그 때 힘들긴 했지만 플레이오프에선 그러지 않았다. 이런 우여곡절을 처음 겪다 보니까 정신적으로 많이 성숙해졌다. 결과적으로 따지면 선수 본인, 내 탓이기 때문에 그걸 알고 비시즌에 더 열심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가오는 시즌 이승현은 더 책임감을 가지고 뛰어야 할 이유가 생겼다. 우승 직후 딸이 세상에 태어났다. 흔히 말하는 '분유버프'를 기대해도 될 시즌이다.


이승현은 “우승하고 여운이 딱 하루 갔다.(웃음) 바로 아이가 태어났다. 아이가 나오고 나서 계속 붙어있었다. 운동하고 와서 저녁에 아이 보는 맛에 살았다“며 웃었다.


이어 “분유버프라기보다는 아이를 보면 그냥 힘이 난다. 아이 보는 순간 딱 '뛰어야지'라는 생각이 든다. 모든 아빠들의 분유버프라는 말이 그래서 나오는 것 같다. 전지훈련 와서도 와이프가 사진을 보내주는데 힘이 많이 된다. 10일 동안 떨어져 지내는데 아직 아기라서 없는 사이에 많이 자랐을 것 같다.(웃음) 그래서 다음 주가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돌아오는 시즌도 KCC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지만 이적 시장에서 전력 보강을 착실히 진행한 팀이 적지 않지만 이승현은 다른 팀 사정보다 내부 기틀을 단단히 다지는 것을 중요하게 꼽았다.


이승현은 “여러 팀이 FA 영입도 하고 트레이드도 진행했다. 근데 나도 고참 대열에 합류하다 보니까 느끼는 것은 다른 팀 걱정보다도 우리 팀 먼저 생각해야 한다는 것이다.(웃음) 같이 호흡을 맞추고 얼마만큼 다치지 않고 열심히 하느냐에 따라 성적이 갈린다. 다른 팀도 무조건 강하다고 생각하지만 우리도 강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부상만 당하지 않고 의기투합하면 다른 팀들은 무섭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시즌 목표에 대해서는 “작년보다 더 잘하는 게 목표다. 개인적으로는 더 많은 출전 시간을 받고 더 잘할 수 있게 하는 것이고, 그래서 비시즌에 더 성실하게 준비하려고 한다. 팀적으로는 당연히 우승이 목표다. 연속 2번 우승이 어렵지 않나. 팀으로서 그걸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고 답했다.








사진 = KBL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