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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호에서 좋은 아웃사이드 히터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레전드 아웃사이드 히터 출신 이경수 사무국장을 찾아갔던 <더스파이크>가 이번에는 좋은 미들블로커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보기 위해 또 다른 전문가를 찾았다. 이번에 만난 전문가는 역대통산 1,056개의 블로킹을 잡아내며 V-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로 활약한 뒤, 해설위원과 코치로도 활동하며 다양한 분야에서 능력을 발휘한 레전드 블로커 이선규다.

Q.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는 의미로, 미들블로커라는 포지션이 코트 위에서 해야 할 일들을 간략히 소개해주세요.
미들블로커가 강한 팀은 경기를 풀어가기가 쉬워진다는 말이 있어요. 크게 눈에 띄지는 않더라도 해야 할 일이 많은 포지션이기 때문이죠. 블로킹을 통해서는 팀에 견고함을 불어넣어야 하고, 공격 상황에서는 상대 블로커의 리딩 템포를 늦출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블로킹 시스템 안에서 리더 역할을 수행해야 하고, 공격력을 끌어올려서 상대 블로커를 한 명 이상 끌고 다닐 수 있어야 하고요.


Q. 선수 시절에 플레이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부분은 무엇이었나요?
아무래도 미들블로커인 만큼 블로킹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죠. 지도자 분들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다만 블로킹은 혼자 잡는 것이 아니라 사이드 블로커들과 협력해서 잡아야 하는 거라서, 동료들과의 호흡을 가다듬는 것도 중요하게 생각했어요. 또 후위에서는 뛰지 않는 덕분에 상대적으로 체력적인 여유도 있는 포지션이라서, 팀에 에너지를 불어넣는 역할도 수행했고요.


Q. 이제는 본격적으로 미들블로커들의 핵심 플레이인 속공과 블로킹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먼저 공격 상황에서 미들블로커가 갖춰야 할 덕목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앞서 말씀 드렸듯이, 예전에는 무조건 빨리 때리는 게 최고였어요. A패스가 이뤄지는 상황이 많았고, 양 날개에서 느리고 높은 플레이가 많이 나왔으니까요. 그러나 이제는 변화가 필요한 시기죠. 미들블로커들은 최소 두 가지의 공격 타이밍을 갖추고 있어야 합니다. B패스 상황에서의 결정력을 끌어올릴 필요가 있거든요. 물론 여전히 공격 속도도 중요해요. 예를 들어 김민재 선수 같은 경우 체공력이 워낙 좋아서 끌어서 때리는 타이밍을 잘 잡아요. 대신 빠른 타이밍에 가는 공격은 아직 아쉽죠. 또 공격 스텝도 중요해요. 스텝으로 상대 블로커들을 피해갈 수 있는 요령을 만들 수 있어야 해요. 예를 들어 상대 블로커는 A코스를 보고 있었는데, 내가 스텝을 통해 B코스로 나가면서 때리는 길을 만들 수 있다면 상대를 속일 수 있죠.


Q. 최근 파이프가 필수 옵션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보조하는 미들블로커들의 페이크 모션도 중요도가 높아지는 추세 같습니다. 페이크 모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엄밀히 따지자면, 그건 페이크 모션이라고 말할 수가 없어요. 일반 팬 분들은 속공수의 페이크 모션이 공이 안 올 걸 알면서 뜨는 거라고 생각하시는데, 그건 오해거든요. 속공수를 포함한 모든 공격수들은 다 자신에게 공이 온다고 생각하고 플레이하고, 흔히 페이크 모션이라고 하는 그 동작은 그냥 가동 가능하지만 그 순간 가동되지 않은 공격 옵션일 뿐이에요. 그래서 결국 좋은 페이크 모션이라는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실제 득점력이 좋은 미들블로커로부터 자연스럽게 나오는 거라고 볼 수 있어요. 실제로 득점력이 좋은 미들블로커가 페이크 모션을 써야 상대 블로커가 속아주니까요.


Q. 과거에는 개인 시간차 공격이 미들블로커들의 주무기 중 하나였지만, 최근에는 사장되는 추세에 있죠. 이유가 무엇일까요?
파이프와 라이트 백어택의 비중이 적었던 과거에는 개인 시간차가 정말 효과적이었어요. 하지만 지금은 파이프와 라이트 백어택이 거의 전위 공격과 맞먹는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굳이 개인 시간차를 때리지 않는 거죠. 다만 지금도 후위 공격 옵션이 애매한 로테이션에서는 한 번씩 개인 시간차를 쓰기도 해요. 한국전력 같은 경우도 파이프가 없는 로테이션일 때 (신)영석이가 개인 시간차를 종종 쓰죠.


Q. 미들블로커의 최대 과제인 블로킹에 대한 이야기도 나눠보겠습니다. 흔히 말하는 ‘예쁜 손모양’이란 무엇인지부터 설명해주세요.
블로킹에 있어서는 공이 통과하는 구간 중 내가 담당하는 구간을 확실하게 막아서는 것이 핵심이고, 손모양이 예쁘다는 이야기는 그 담당 구간의 면적을 가장 오랫동안, 또 넓게 지킬 수 있는 손의 형태를 갖추는 것을 이야기해요. 그렇다보니 무조건 좋은 손모양이라는 건 없어요. 오버블로킹이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제 생각에 그런 것 같지는 않아요. 특히 하이 볼 상황에서는 너무 오버블로킹을 뜨면 타점 좋은 공격수들의 먹잇감이 돼요.


Q. 블로킹은 발로 잡는 거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스텝의 중요성 역시 상당할 텐데요.
물론이죠. 일반적으로 배구를 보는 사람들은 항상 상체에 시선이 쏠려 있어요. 하지만 좋은 블로킹과 공격을 위해서는 스텝이 정말 중요해요. 스텝도 손모양과 마찬가지로 상황에 따라 다르게 밟아야 해요. 빠르게 뜰 수 있는 스텝과 체공력을 만들 수 있는 스텝 등을 다양하게 훈련해서 상황에 맞게 쓸 수 있어야 하죠. 예전에는 사이드 스텝-크로스 원 스텝-크로스 투 스텝 정도로만 스텝이 구분됐는데, 지금은 짝발 스텝-모둠발 스텝-외발 스텝 등 더 많은 종류들이 생겨났어요. 아쉽게도 지금 우리나라에서 이런 업그레이드된 스텝들을 다채롭게 구사할 수 있는 선수는 신영석-최민호-김준우-김민재 정도인 것 같습니다. 이걸 다른 선수들도 계속 훈련해야 해요.


Q. 리딩을 할지, 맨투맨을 뜰지를 정하는 기준은 어떻게 정하는 것이 좋을까요?
저 같은 경우 기본적으로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되, 상대 세터의 당일 컨디션과 최근 경기의 흐름, 점수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결정했어요. 이건 정말 정답이 없어요. 다만 그날의 여러 가지 변수를 잘 고려해야 성공률을 높일 수 있죠. 분석관들은 100% 데이터를 믿지만, 선수는 데이터 너머의 여러 상황들도 읽을 수 있어야 합니다. 데이터만 100% 믿고 게임하면, 한선수처럼 그걸 역이용할 줄 아는 세터에게 농락당하게 되거든요.


Q. 사이드 블로커와의 호흡을 맞추는 데 있어서는 어떤 부분에 가장 초점을 맞춰야 하나요.
자기 자리를 지키는 게 가장 중요해요. 사이드 블로커와 콤비 플레이를 할 때는 붕붕 날아다니면 안 돼요. 사이드 블로커가 어느 정도는 잡아줄 거라는 믿음을 갖고 내 자리를 잘 지켜야 해요. 그런 믿음이 없으면 서로 욕심을 내거나 이리저리 날아다니다가 동선이 엉켜서 부상이 나오기도 하거든요. 기본적으로는 사이드 블로커가 먼저 자기 자리를 지키면서 미들블로커의 영역을 확실하게 지정해줘야 하고, 미들블로커는 거기에 발을 맞춰줘야겠죠.


Q. 작전 시간이나 해설을 듣다보면 종종 “킬 블록을 노리지 말고 손만 갖다 대야 한다”라는 말을 듣게 되죠. 킬 블록이 아닌 유효 블로킹만 노리고 들어가는 상황은 언제인가요?
일반적인 상황에서는 유효만 노리는 블로킹은 없다고 보시면 돼요. 기본적으로는 무조건 킬 블록을 잡으려고 뜨는 건데, 그게 안 돼서 유효 블로킹에 머물 뿐인 거죠. 다만 기존의 1호 견제대상이 아닌 선수를 잡으러 가는 리딩 상황 같은 경우는 유효 블로킹을 노리고 들어갈 순 있겠네요.


Q. 공격과 블로킹 외의 플레이들도 간략히 짚어보겠습니다. 최근 미들블로커들이 짧은 플로터 서브를 잘라주는 리시브를 많이 구사하는데, 중요도가 얼마나 높다고 보나요?
이제는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그 플레이를 하는 이유는, 최근 전위 윙 공격을 어렵게 하기 위한 짧은 목적타 서브가 늘어나는 추세라서 그걸 무력화시키기 위해 미들블로커가 리시브를 대신 받는 거예요. 다만 아직 못하는 선수들이 많죠. 미들블로커의 리시브는 A패스일 필요가 없어요. 세터의 반경 2m 안으로만 들어가면 돼요. 그러니까 너무 부담 갖지 말고 해줘야 합니다. 막상 해보면 그렇게 어렵지도 않아요. 강서브를 받는 게 아니니까요.


Q. 네트 플레이와 연결에 있어서는 어떤 부분에 집중해야 할까요.
1번은 무조건 범실을 하지 않는 거예요. 미들블로커는 볼을 많이 만지는 포지션이 아니라서, 미들블로커의 손에서 범실로 인한 실점이 나오면 치명적입니다. 그래서 네트 플레이나 연결에 있어서도 무조건 실점을 하지 않는 것이 먼저예요. 과한 욕심을 부리기보다는 실수만 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해야 하죠.


Q. 이와 같은 다양한 내용들을 플레이로 구현해내는, 미들블로커 꿈나무들의 교본이 될 만한 선수 추천을 해준다면요.
역시 신영석이죠. 그야말로 완성형 미들블로커예요. 거의 모든 플레이에서 유망주 선수들이 보고 배울 점이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신체조건의 차이 같은 이유로 신영석의 플레이를 따라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있을 겁니다. 그럴 때는 나의 조건과 비슷한 선수들을 찾아내서 보고 배우는 것이 필요할 거예요!

글. 김희수 기자

사진. KOVO, 더스파이크

(본 기사는 <더스파이크> 6월호에 게재됐음을 알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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