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17 11:00:20]
[점프볼=홍성한 기자] "열심히 준비해 준 선수들의 노력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요. 최선을 다해 반등하겠습니다."
1983년생으로 리그 유일 1980년대생 감독. 서울 삼성을 이끄는 김효범 감독은 15일 블루스퀘어 마스터카드홀에서 열린 2024-2025 KCC 프로농구 개막 미디어데이&팬페스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스포츠에 영원한 승자는 없는 법이다. 지난 시즌 봄 농구를 하지 못했던 4팀은 삼성, 안양 정관장, 고양 소노, 대구 한국가스공사였다. 좌절은 잠시다. 시즌 종료 후부터 모두 각자의 위치에서 많은 땀을 흘리며 하위권 팀들의 반란을 꿈꿔왔다.
가장 먼저 삼성의 지난 시즌 성적표는 14승 40패였다. 3시즌 연속 리그 최하위. 그래도 올 시즌을 앞두고 여러 포지션에서 필요한 조각을 수집했다. 이대성부터 최현민, 최성모, 저스틴 구탕 등 선수단 라인업을 두텁게 만드는 데까지는 성공했다.
기대를 모으고 오프시즌 팀 훈련에 들어갔지만, 악재는 지난 9월에 찾아왔다. 이대성이 일본 전지훈련 도중 무릎 십자인대가 파열되는 큰 부상을 당했기 때문이다. 시즌 중 복귀는 당연히 미지수. 이정현과 최성모, 박민채까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인해 볼 핸들러가 한꺼번에 전력에 이탈했다.
그 문제는 전초전이었던 컵대회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임시로 구탕이 1번 포인트가드 역할을 맡았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다. 흔치 않은 8초 바이얼레이션이 3차례나 나올 정도로 하프라인 넘어오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럼에도 포기는 없다. 아시아쿼터로 데려온 구탕은 높은 에너지를 통한 팀 기여도 크다. 데릭슨 역시 충분히 외곽에서 득점을 보태 줄 수 있을 만한 2옵션 외국선수. 특히 지난 시즌 48경기에 나서 평균 28분 54초를 뛰고 23.6점 11.8리바운드 2.3어시스트로 인사이드 장악력을 뽐낸 코피 코번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
무엇보다 지난 시즌 감독대행 신분으로 5, 6라운드를 5할 승률(9승 9패)로 이끌었던 김효범 감독이 정식 감독으로 임명되어 계속해서 팀을 이끌게 됐다는 점도 반등의 요소로 충분하다.
"영원한 승자도, 패자도 없다고 생각합니다. 지금만큼은 모든 팀이 같은 출발점에 서있죠. 열심히 해준 선수들의 노력에 한계를 두고 싶지 않아요. 최선을 다해 반등하겠습니다." 김효범 감독의 출사표였다. 삼성이 3시즌 연속 리그 최하위라는 꼬리표를 뗄 수 있을까.
정관장 역시 9위(18승 36패)에 머물렀다. 올 시즌을 앞두고 눈에 띄는 전력 보강도 없었다. 캐디 라렌이 KBL로 복귀했고, 새 2옵션 마이클 영, 아시아쿼터 선수로 합류한 하비 고메즈 정도였다.
천군만마는 상무에서 제대 예정인 변준형이다. 그동안 변화가 많았던 팀에 얼마나 빠르게 녹아들 수 있으냐가 관건이지만, 일단 MVP급 위력을 가진 가드의 복귀는 당연히 반가울 수밖에 없다.
"일단 힘이 있고 기술적인 부분도 뛰어나다. 포인트가드뿐만 아니라 슈팅가드, 스몰포워드로도 활용할 생각이다. (박)지훈이, (최)성원이와 쓰리 가드도 가능하다고 본다. 상황에 따라서는 (배)병준이, (하비) 고메즈와 함께 뛸 수도 있다.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선수다." 김상식 감독의 견해였다.
라렌의 복귀 역시 반갑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리바운드 허용 최다 1위(38.0개)였다. 비록, 가족사로 인해 컨디션은 아직이지만, 높이 싸움에서 충분히 일가견 있는 외국선수다.
"지난 시즌 성적이 좋지 못했다. 강한 팀들이 많은데, 팬분들에게 실망을 주지 않기 위해 간절한 마음을 가지고 경기에 임하겠다." 김상식 감독의 포부였다. 정관장은 과연?
8위(20승 34패)였던 소노도 삼성과 마찬가지로 많은 변화를 맞이했다. 이재도와 정희재, 임동섭 등이 합류해 여러 포지션에서 공격 옵션이 다양해졌고, 수비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 대거 들어왔다.
외국선수 2명도 모두 새 얼굴이다. 앨런 윌리엄스와 NCAA 스타로 이름을 알린 디제이 번즈가 들어왔다. 특히 리바운드에 장점이 있는 윌리엄스의 합류는 높이 열세를 이기지 못하고 리바운드 리그 최하위(31.5개)에 머물렀던 소노의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어줄 수 있는 외국선수다.
이정현을 도울 든든한 조력자들도 들어섰다. 이재도는 공수에서 부담을 덜어줄 수 있고, 정희재, 임동섭, 최승욱 등은 모두 3&D 역할에 존재감을 드러낸 선수들이다. 많은 견제를 이겨내고 이정현이 지난 시즌과 같은 폭발력을 유지한다고 하면 충분히 경쟁력 있는 팀이 될 예정이다.
"지난 시즌에 비해 멤버 구성이 됐지만, 그래도 분명 부족하다. 선수들이 부족함을 뛰는 걸로 열심히 해서 6강 싸움에 도전하겠다. 6강에 도전한다는 마음으로 하면 그 이상이 될 수도 있다." 김승기 감독의 출사표였다. 소노가 창단 2번째 시즌에 날아오를 수 있을까.
가장 기대가 큰 팀은 7위(21승 33패)였던 가스공사다. 강혁 매직과 함께 제천에서 열린 컵대회에서 경쟁력을 증명했다. 수비에 장점이 있는 정성우를 품으며 김낙현-셈조세프 벨란겔로 이어지는 쓰리 가드가 공수에서 존재감을 드러냈기 때문.
특히 아시아쿼터 선수로서 3번째 시즌을 준비하는 벨란겔의 성장세는 하늘을 찔렀다. 4강 수원 KT를 상대로 패했지만, 무려 20점을 폭발시키며 뛰어난 득점 감각을 자랑했다. 수비에서 역시 쉼 없는 압박을 하며 열심히 뛰었다. 득점 리더 앤드류 니콜슨, 높이 열세를 도와줄 유슈 은도예까지 버티는 가스공사는 이제 지난 시즌의 팀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에는 어린 선수들의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 올 시즌을 앞두고 선수단 모두가 많은 땀을 흘렸다. 이기는 경기를 많이하고 싶다. 6강 싸움이 목표다." 강혁 감독의 바람이었다. 잠겨있던 가스공사의 밸브가 올 시즌에는 풀릴 수 있을까.
#사진_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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