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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지난 요르단전, 배준호(스토크시티) 오현규(헹크) 등 젊은 공격수들이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빛난 선수가 있다. 조유민(샤르자)이었다.

비록 요르단의 핵심 공격수들이 빠지기는 했지만, 이날 홍명보호의 수비는 단단했다. 원정임에도 상대에게 이렇다할 위기 자체를 내주지 않았다. 단 두 차례의 유효슈팅만을 허용했다. 무실점이었지만, 여러차례 실점 위기에 직면했던 팔레스타인과의 1차전(0대0 무), 1실점을 했던 오만과의 2차전(3대1 승)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후방에서 안정감을 보이자, 공격도 힘을 받았다. 2대0 완승을 거두게 된 배경이었다.

중심에 조유민이 있었다. 지난 요르단전에서 부상으로 낙마한 '캡틴' 손흥민(토트넘)의 빈자리를 누가 메울 것인가 만큼이나 큰 관심을 모은 것이 '괴물' 김민재(바이에른 뮌헨)의 파트너였다. 김민재는 의심할 여지없는 대표팀 수비의 기둥이다. 홍 감독은 손흥민의 이탈로 공석이 된 주장 자리를 김민재에게 줄 정도로 깊은 신뢰를 보이고 있다. 홍명보호는 김민재를 축으로 팔레스타인전에서는 김영권(울산), 오만전에서는 정승현(알와슬)이 번갈아 중앙 수비수로 나섰다. 누구 하나 만족스럽지 않았다. 특히 지난 12년간 대표팀 수비진을 이끈 김영권이 이번 대표팀에서 제외되며, 김민재의 새로운 파트너는 더욱 큰 관심을 모았다.

홍 감독은 선택은 조유민이었다. 김민재를 왼쪽에 두고, 조유민을 오른쪽에 세웠다. 조유민은 합격점을 받기에 충분한 활약을 펼쳤다. 다소 정적인 김영권 정승현과 달리, 조유민은 탁월한 운동능력과 넓은 활동반경을 앞세워 김민재와 시너지를 냈다. 비단 김민재만이 아니라 조유민도 적극적인 움직임으로 상대 공격을 끊었고, 둘은 빠른 발을 앞세워 서로 전진한 뒷 공간을 잘 커버해줬다. 이런 스타일은 기동력이 떨어지는 수비형 미드필더 박용우(알 아인)의 약점을 잘 메워줬다. 박용우는 볼배급에 집중하며, 황인범(페예노르트) 짝꿍 역할을 성실히 수행했다.

조유민은 이날 95.4%의 패스성공률을 보일 정도로, 빌드업 역할도 충실히 해냈고, 필요하면 과감한 전진으로 공격의 시발점이 되기도 했다. 여러면에서 김민재의 파트너로 손색이 없는 활약을 펼쳤다.

둘은 지난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합작한 바 있다. 당초 황현수가 김민재의 파트너였지만, 4강전부터 조유민이 중용됐다. 1996년 절친인 둘은 이후 카타르월드컵 등을 함께 했지만, 대표팀에서는 인연이 없었다. 조유민은 김민재가 빠질 경우 주로 기회를 얻었다. 두 선수가 함께 호흡을 맞춘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김민재와 조유민은 첫 호흡부터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였다. 2년 뒤면 센터백으로 전성기라 할 수 있는 만 30세가 되는 조유민은 여러모로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이라크전까지 좋은 모습을 보인다면, 김민재의 파트너는 조유민으로 낙점될 수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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