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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큰 경기는 흐름의 싸움이다. 아무리 전력이 좋더라도 흐름에서 밀리면 단기전이기 때문에 흐름을 반전시키기 전에 끝나버린다.

준플레이오프 1차전을 KT 위즈가 승리했다. 6회말 포수와 내야수간의 사인이 맞지 않아 장성우가 2루로 송구한 것을 아무도 잡지 못하는 어이없는 실책이 나와 1실점을 하는 일이 벌어졌지만 KT는 3대2로 1점차를 끝까지 지키며 승리했다. 5위 결정전에서 8회말 로하스의 극적인 역전 스리런포로 기사회생했던 KT는 그 기세를 이어 나가고 있다. 두산 베어스를 2연속으로 영봉승으로 잡아내며 사상 처음으로 5위가 준PO에 진출하는 역사를 이뤄냈다. 그리고 준PO 1차전까지 잡아냈다. 흐름이 KT쪽이다.

2년 연속 우승을 목표삼은 LG로선 빠르게 흐름을 반전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한 최상의 카드를 2차전에 냈다. 임찬규다.

임찬규는 지난해 14승으로 국내 투수 최다승을 기록한 뒤 FA로 4년간 최대 50억원에 계약했다. 그리고 올시즌 10승6패 1홀드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했다. 부상으로 134이닝을 던지는데 그쳐 규정이닝을 채우는데는 실패했지만 후반기에 에이스 모드를 발동해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특히 막판 피칭이 놀라웠다. 8월 9일 NC전서 2⅔이닝 만에 7실점을 하고 내려오는 충격적인 부진을 보인 이후 7경기서 6번의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4승1패 평균자책점 1.66을 기록하며 후반기 에이스 역할을 했었다. 이 기간 동안 KT전도 있었다. 8월 27일 6이닝 3안타 3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6대1 승리를 이끌었다.

임찬규는 이때 뿐만 아니라 올시즌 KT전에 나쁘지 않았다. 첫 등판이었던 4월 5일 잠실 경기서 3⅔이닝 6안타(1홈런) 5볼넷 4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지만 5월 17일 수원 경기서는 5⅓이닝 7안타(1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됐고, 6월 23일 잠실 경기에서는 5이닝 동안 3안타(1홈런) 4볼넷 8탈삼진 1실점의 승리투수가 됐다.

KT전 4경기서 3승무패 평균자책점 2.70으로 매우 안정적인 피칭을 했다.

직구 평균 구속이 140㎞로 빠르지 않지만 주무기인 120㎞대인 체인지업과 100㎞대인 커브를 함께 쓰면서 타자에게 체감 속도를 빠르게 보이도록 하면서 지능적으로 구사한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승리와 인연이 많지 않았던 임찬규다. 포스트시즌에 통산 6차례 등판했는데 구원승 한번에 선발패 한번 뿐이다. 평균자책점은 6.52.

지난해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등판해 3⅔이닝 동안 6안타 1실점을 기록한 것이 포스트시즌 선발 등판 중 최다이닝 투구. 불펜이 약한 LG이기에 이번 2차전에선 임찬규가 6이닝 정도는 이끌어줘야 한다.

1차전서 선발 엔스가 2회초 문상철에게 투런홈런을 맞으면서 끌려다니다가 패한 것처럼 선취점을 내주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임찬규가 KT쪽으로 흘러가는 플레이오프행 흐름을 LG쪽으로 돌릴 수 있을까.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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