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1-01 11:19:00]
[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좀처럼 가라않지 않는 논란, 이젠 골프장 관리 문제로 비화될 조짐이다.
김주형을 둘러싼 설왕설래가 여전하다. 김주형이 제네시스 챔피언십 최종라운드를 마치고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 코리아(이하 잭니클라우스GC) 클럽하우스의 라커 문짝을 훼손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졌다. 사건이 알려지자 김주형은 외부 인터뷰를 통해 “내 잘못“이라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SNS를 통해 “그럴 의도가 없었다“고 하더니, 다시 “문을 조금 빨리 열었더니 안쪽 경첩 나사가 빠졌던 것 같다.안전 문제 때문에 문을 빼서 옆에 둔 것“이라고 했다.
DP월드투어(유러피언투어)와 이번 대회를 공동 주관한 KPGA(한국프로골프협회)는 김주형을 상벌위원회에 회부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공동 주관 타이틀이 붙었으나 엄연히 KPGA 대회인 만큼, 발생 사건에 대한 소명 기회를 제공하기 위한 차원. KPGA 관계자는 “DP월드투어가 사건 발생 후 우리 측에 대처 방안을 물었다. 공동 주관이지만 국내에서 열린 대회인 만큼, KPGA에 우선권을 줬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건 현장'인 잭니클라우스GC, 국내 최고의 회원제 골프장으로 꼽힌다.
세계적 선수이자 코스 설계자인 잭 니클라우스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왔을 정도. 클럽하우스 설계는 캘리포니아 출신의 세계적 건축가 메흐르다드 야즈다니가 맡았다. 2010년 개장 이후 '명문 골프장' 타이틀을 달고 현재까지 역사를 이어가고 있다. 한국여자오픈, 신한동해오픈 등 국내 남녀 메이저 대회 뿐만 아니라 PGA(미국프로골프) 챔피언십 투어, 인터내셔널 크라운, 프레지던트컵 등 해외 유명 대회까지 개최했다.
잭니클라우스GC 회원 규모는 약 250명으로 알려져 있다. 분양 당시 8억5000만원~10억원이었던 회원권 가치는 현재 최소 30억원 이상까지 올라갔다. 연회비 2000만원은 덤. 이런 회원들을 맞는 골프장 부대시설, 인적자원 역시 국내 최고로 꼽힌다. 골프 회원권 거래소 관계자는 “수요는 엄청나지만, 내놓는 이가 없다“고 밝혔다.
소위 '명문' 타이틀을 달고 있는 골프클럽은 규칙 적용도 엄격하다. 클럽하우스 입장 시 드레스 코드부터 라운드 복장, 행동, 기타 클럽 관련 사항까지 깐깐하게 따진다. 이런 클럽 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물의를 일으키는 사건이 발생하면 다양한 징계가 뒤따른다. 클럽 회원권을 구매할 여력이 있다고 해도, 기존 회원 동의를 얻지 못하면 입회 자체가 안되는 곳도 많다. '국내 최상위' 타이틀을 달고 있는 잭니클라우스GC 회원들의 자부심은 대단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이번 사건은 과연 어떻게 비춰질까.
제네시스 챔피언십은 2017년 첫 대회부터 올해까지 쭉 잭니클라우스GC에서 열리고 있다. 주최사인 제네시스가 대회 기간 잭니클라우스GC 코스를 '임차'하는 형식. 클럽 회원들은 코스 관리, 대회 개최 등을 이유로 상당 기간 이용에 제한을 받으면서도 '메이저 대회 개최'라는 자부심으로 불편을 수용한다. 그런데 대회 기간 회원들의 공동재산인 클럽하우스 라커가 훼손됐다. 대단히 불편하게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잭니클라우스GC 측은 사건 발생 후 “강한 힘에 의해 문의 경첩이 떨어졌지만 문 자체에 변형이나 손괴가 없어 이미 수리 완료했다“며 “수리비는 경미한 수준“이라고 말했다. 파손 정도가 미미해 김주형에게 별도의 수리비용 청구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히기도.
그러나 김주형은 최근 한 매체에 출연해 “문을 조금 빨리 열었더니 안쪽 경첩 나사가 빠졌던 것 같다. 안전 문제 때문에 문을 빼서 옆에 둔 것“이라고 밝혔다. 김주형의 해명이 사실이라면 '강한 힘에 의해 떨어졌다'는 잭니클라우스GC 측의 설명은 거짓이 된다. 파손이 아닌, 오히려 클럽하우스 집기 관리 소홀로 세계적 선수가 큰 부상을 할 수도 있었던 아찔한 순간이었던 셈이다. 명백한 관리 소홀이 사실이라면, 클럽 회원들 입장에선 자존심이 적잖이 구겨질 만한 일이다.
잭니클라우스GC 홈페이지에는 '골프의 진정한 즐거움과 게임의 격을 즐길 줄 아는 회원님을 위한 클럽'이라는 글이 적혀 있다. 제네시스 챔피언십 기간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은 이런 클럽의 목소리와는 정반대 상황이다. 이럼에도 잭니클라우스GC 측은 라커 수리 이후 별도의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침묵 중이다.
과연 이유가 뭘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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