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30 13:40:00]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김태군은 “이제 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있게 말했다.
KIA 타이거즈의 이번 통합 우승 뒤에는 안방 마님 김태군이 있었다. KIA는 2017년 우승 이후, 팀을 다시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계속해서 포수 고민을 안고 있었다. 2017년 우승 당시에는 트레이드 성공작으로 평가받던 김민식과 한승택이 있었다.
우승 이후 김민식이 다시 팀을 떠나게 됐고, 한승택과 신범수, 한준수 등 유망주급 포수들을 중심으로 안방을 꾸려나갔다. 그러나 안방 약점에 대한 지적이 끊이지 않으면서 깊은 고민에 빠졌다.
'양의지 영입설'까지 계속해서 소문으로 돌았지만, KIA는 다른 방식을 택했다. 지난해 7월 삼성 라이온즈와의 1:1 트레이드를 통해 류지혁을 내주고 김태군을 영입했다. '윈나우' 대권 도전을 위한 일종의 승부수였다. 류지혁은 팀내에서 팀원들과 팬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던 내야 멀티 요원이다. 내야 거의 모든 포지션 소화가 가능한데다 리더십도 있어 쉽게 내주기가 힘들었다. 류지혁이 트레이드 되면서 절친한 사이였던 KIA 동료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만큼 KIA 구단도 나름의 결심을 하면서 류지혁을 내주고 김태군을 영입했다. 더이상 안방에 대한 고민이 이어져서는 안된다는 뜻이었다.
LG 트윈스, NC 다이노스 그리고 삼성을 거쳐 다시 KIA까지. 이제 베테랑 포수인 김태군은 노련한 투수 리드와 경기 운영으로 안방 안정화를 빠르게 시켜나갔다. 물론 약점이 없지는 않았다. 타격이다. 수비에 집중하는 포수들이 타격까지 빼어나기는 쉽지 않다. 양의지, 강민호처럼 공격과 리드 모두 인정받는 포수들의 몸값이 엄청난 이유도 여기에 있다. 김태군은 통산 타율 2할5푼대 타자다. 그러다보니 올해 공격에서 완전히 눈을 뜬 한준수가 치고 올라서면서 새로운 경쟁 구도도 생겨났다. 한준수는 올 시즌 115경기를 출전해 타율 3할7리 7홈런 41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이범호 감독의 선택은 주저없이 김태군이었다. 그리고 김태군은 공격으로까지 화끈하게 자신의 존재감을 알렸다.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결정적 만루 홈런을 터뜨렸다. KIA가 3-0으로 리드를 잡은 3회초 원태인이 물러난 후 송은범을 상대로 좌월 만루 홈런을 쏘아올렸다. 자신의 프로 데뷔 첫 홈런이었다.
홈런 폴대 옆을 아슬아슬하게 지나가는 홈런. 마음 속으로 수십번 “제발 안으로 들어와라“고 빌었다는 김태군의 소원은 이루어졌다. 2008년 프로에 데뷔한 후 16년만에 처음으로 친 만루 홈런이다. 정규 시즌에서도 단 한번도 하지 못한 것을, 한국시리즈라는 큰 무대에서 해냈다.
그리고 5차전 역전 타점의 주인공이다. KIA가 5-5 동점을 만들어낸 후 이어진 6회말 공격. 1사 1,3루 찬스에서 임창민을 상대한 김태군은 유격수 방면 깊은 내야 안타 타구를 만들어냈다. 3루주자 소크라테스 브리토가 득점하면서 KIA가 마침내 6-5 역전을 한 점수였다. 발이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 김태군이지만 전력질주를 멈추지 않았고, 선행 2루주자까지 살아남으면서 역전의 순간을 직접 만들어냈다.
김태군은 생애 첫 만루 홈런을 기록했던 4차전이 끝난 후 “4~5년 전부터 타격에 관한 지적을 받으며 의기소침했다. 식물타자가 아니라는걸 보여주고 싶었다“면서 “우승 포수가 되면 나를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지지 않을까. 올해 꼭 우승 포수가 되고 싶다“고 이야기 하면서 울컥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실제로 해냈다. 김태군은 한국시리즈 MVP 기자단 투표에서 99표 중 45표를 받았다. 아쉽게도 1표 차이로 김선빈(46표)이 MVP에 올랐지만, 사실상 공동 MVP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의 존재감이었다. 김태군은 MVP를 놓친 것에 대해서는 “어떤 선수가 받았어도 인정했을텐데 동갑내기 친구가 받아서 박수를 보내고 싶다“며 쿨하게 축하를 건넸다. 하지만 “올해 큰 계약을 하면서 책임감과 부담감이 같이 있었다. 이렇게 좋은 시즌을 보내고 마지막에 우승까지 했기 때문에 이제 저에 대한 인식 자체가 달라질 거라고 믿고 있다“며 가장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꺼냈다.
LG 시절부터 유망주 포수였던 김태군은 백업 시절에 대한 설움이 남아있다. NC로 이적한 후 마침내 주전 포수로 도약하는 기회를 만드는듯 싶었지만, 군 복무를 하는 사이 NC는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를 125억원에 FA로 품었다. 당연히 팀내 김태군의 입지와 출전 기회는 줄어들 수밖에 없었다. NC에서 창단 첫 우승도 함께했지만 당시를 돌이켜보며 김태군은 “정말 재미가 없었던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2021시즌을 마친 후 트레이드를 통해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다시 의욕을 되찾았지만, 그곳에서도 강민호의 그늘이 있었다. 그리고 그가 삼성을 떠나 이적한 KIA에서는 이제 당당한 주전 포수로 자리를 차지했고 거기에 '우승 포수' 프리미엄까지 얹게 됐다. KIA가 김태군과 지난해 3년 총액 25억원에 비FA 다년 계약을 체결할 때까지만 해도 몸값이 비싸다는 의견이 나왔다. 그러나 김태군은 오히려 이를 악물고 자신을 향한 저평가를 깨기 위해 노력했고 결실을 맺었다. 김태군에 대한 인식이 달라진 뜻깊은 우승이다.
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타 사이트나 까페, 블로그등에 본 자료가 무단으로 게시되어있는
사례가 발견 될 경우 민형사상의 처벌을 받을 수 있습니다.
-
[뉴스] “그런 마음 생기면 안 되는데“…개막 3연승..
[스포츠조선 이종서 기자] “묘하더라고요.“세터 이고은(29·흥국생명)은 지난 29일 페퍼저축은행전을 남다른 긴장감 속에 준비했다.페퍼저축은행은 지난 두 시즌 동안 이고은이 뛰었던 팀. 2013년 입단한 이고은은 한..
[24-10-30 14:15:00]
-
[뉴스] 20% 확률 쥐고 있던 정관장, 1순위 손에..
1순위의 행운은 정관장에게 돌아갔다. 30일 신사 KBL센터 교육장에서는 2024 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 행사가 열렸다.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우승을 거둔 KCC와 준우승 KT가 자동으로 10순위와 9순위에 배정..
[24-10-30 14:08:36]
-
[뉴스] ‘문성곤 이후 처음’ 정관장, 전체 1순위 ..
▲ 정관장 김성기 사무국장[점프볼=논현/최창환 기자] 전체 1순위의 행운은 정관장에 주어졌다.KBL은 30일 오후 2시 KBL센터 교육장에서 ‘2024 KBL 신인선수 드래프트’ 순위 추첨 행사를 진행했다. 신인선수..
[24-10-30 14:06:40]
-
[뉴스] “사랑하는 나의 '베프' 배구야, 이제 안녕..
조혜정 전 GS칼텍스 서울 KIXX배구단 감독이 암 투병 끝에 30일 새벽 5시40분 자택에서 별세했다. 향년 71세.조 전 감독은 지난해 12월 췌장암 진단을 받고 분당 서울대 병원서 치료를 받아 왔다. 지난 21..
[24-10-30 13:59:00]
-
[뉴스] '韓 유도 첫 올림픽 금메달' 하형주, 20..
1984년 LA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 하형주(62)가 2024년 대한민국 스포츠영웅으로 선정됐다.대한체육회 지난 24일 스포츠영웅선정위원회를 개최했다. 심권호(레슬링) 이홍복(사이클) 하형주 등 최종 후보 3명을 ..
[24-10-30 13:55:00]
-
[뉴스] FA 홀대·몸값 논란 서러워서 이 악물었다 ..
[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한국시리즈가 끝난 후 김태군은 “이제 나에 대한 평가가 달라질 것“이라고 자신감있게 말했다.KIA 타이거즈의 이번 통합 우승 뒤에는 안방 마님 김태군이 있었다. KIA는 2017년 우승 이후..
[24-10-30 13:40:00]
-
[뉴스] [NBA] '약속의 3쿼터' 골든스테이트, ..
[점프볼=이규빈 기자] 커리가 빠진 골든스테이트가 대역전극에 성공했다.골든스테이트는 30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체이스 센터에서 열린 2024-2025시즌 NBA 정규리그 뉴올리언스 펠리컨즈와의 ..
[24-10-30 13:24:33]
-
[뉴스] KBL, “이길 수 없다” 김효범 감독에 제..
[점프볼=논현/최창환 기자] KBL이 판정에 대해 강하게 불만을 표출한 김효범 감독에게 벌금을 부과했다.KBL은 30일 오전 10시 KBL 센터에서 제30기 제3차 재정위원회를 개최했다. 안건은 김효범 서울 삼성 감..
[24-10-30 13:13:55]
-
[뉴스] “손흥민이 우리 얼마나 괴롭혔는데“ 맨시티 ..
[스포츠조선 김대식 기자]토트넘 주장 손흥민이 맨체스터 시티와의 카라바오컵 16강전까지는 소화하지 못하게 됐다.토트넘은 오는 31일(한국시각) 영국 런던의 토트넘 훗스퍼 스타디움에서 맨시티와 2024~2025시즌 카..
[24-10-30 12:59:00]
-
[뉴스] 대학농구연맹, 연세대 최형찬 1경기 출전 정..
연세대 최형찬 선수의 징계가 결정됐다.한국대학농구연맹은 30일 오전 연맹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했다. 안건은 지난 28일 연세대-한양대 전에서 나온 경기장 질서 위반에 관한 건이었다. 이날 경기 종료를 얼마 남..
[24-10-30 12:58:40]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