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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고 남자배구팀이 해체 위기 속에 CBS배 중고배구대회 12강 진출에 성공했다.

송산고는 25일 삼척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제35회 CBS배 전국 중고배구대회 조별리그 B조 대전중앙고와의 경기에서 3-0(25-17, 25-22, 25-14) 완승을 거뒀다.

B조에서는 송산고, 대전중앙고, 수성고가 한 조에 묶인 가운데 수성고가 먼저 2승을 신고했다. 송산고와 대전중앙고를 각각 3-1, 3-0으로 격파한 것. 이날 송산고-대전중앙고 승자가 12강행 티켓을 놓고 각축을 벌였다. 송산고가 웃었다.

코트 위에 오른 선수들의 눈빛은 달랐다. 송산고 유니폼을 입고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경기였다.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하면서 오는 26일 대회 12강전을 펼칠 예정이다.

그도 그럴 것이 송산고등학교 측에서는 배구팀 해체를 선언했다. 지난 2일 배구부 학무모 간담회를 열고 2025년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15일에는 이원성 경기도체육회장과 박용구 경기도배구협회장을 비롯해 박종선 화성시체육회장, 김종수 화성시배구협회장 그리고 남양초, 송산중, 송산고 선수 및 학부모 등 관계자, 송산면 주민들까지 한 자리에 모여 해체를 반대하는 피켓 시위를 했다.

이미 올해만 4명의 선수들이 팀을 떠났다. 이번 대회에도 선수 10명으로 팀을 꾸렸고, 여기서 1, 2학년 재학 중인 선수는 5명에 불과하다. 내년에 선수가 충원되지 않는다면 대회에 참가할 인원을 충족할 수도 없다. 학교 측은 전학생마저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선수들이 갈 곳을 잃었다.




송산고 지휘봉을 잡고 있는 김달호 감독은 <더스파이크>와 만나 “주변에서 많이 걱정도 해주시고 있다. 선수들에게는 평소처럼 똑같은 한 경기라고 생각하자고 말하면서 경기를 준비했다”면서 “마지막이라는 생각을 안하려고 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최악의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이를 생각하지 않고 대회에 나왔다”고 힘줘 말했다.

이어 “요즘 우리뿐만 아니라 다른 팀들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선수 인원 부족부터 팀이 없어지는 상황도 봐왔다. 막상 겪어보니 힘들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러면서도 김 감독은 “늘 선수들에게 고맙다. 올해 5번째 대회에 나왔는데 예선 탈락을 한 적이 없다. 팀이 이러한 상황에서 부담도 될텐데 경기를 할 때 즐겁게, 최선을 다해주고 있다. 내일 12강전에서는 강팀과 붙을 텐데 끝까지 다치지 않고 후회 없이 하자는 말을 하고 싶다”며 선수들을 향한 고마움을 표했다.

주장 여광우도 코트 위에서 선수들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여광우는 “일단 오늘 이겨서 다행이다. 코트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최선을 다하자고 했고, 그래서 밝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어쩌면 코트에 설 수 있는 마지막이 될 수 있다고 생각을 했다.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래서 더 자신있게 뛰려고 했다”며 힘줘 말했다.

선수들도 팀 해체 소식에 마음이 무겁다. 여광우는 “처음 그 얘기를 듣고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우리가 나름대로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부족한 것이 있었나 생각도 들었다. 또 3학년 선수들이 나가면 후배들은 대회에 나갈 수도 없는 인원이 남게 됐다. 후배들도 많이 당황스러워하고 있다. 그럼에도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려고 하고 있다”면서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다짐했다.




어떠한 상황 속에서도 선수들은 코트 위에서 배구선수의 꿈을 키워가기 위해 모든 것을 쏟아붓고 있다. 누구도 이 꿈을 뺏을 수는 없다.

사진_삼척/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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