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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통산 탈삼진 2053개를 달성한 잔칫날이었다. 4회까진 인상적인 구위를 뽐냈다.

21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 '대투수' 양현종이 5회 들어 갑자기 체인지업이 흔들렸다. 잇따라 홈런을 허용하며 한이닝에 4점을 내줬다. KIA 타이거즈는 3-4로 역전을 허용했다.

다행히 5회말 곧바로 4-4 균형을 회복했다. 투구수는 69개에 불과했다. 송진우(2048개)를 넘어 탈삼진 통산 1위의 금자탑을 세운 날이었다. 2이닝 정도는 더 맡겨볼만도 했던 상황. KIA 벤치의 생각은 달랐다. 양현종 대신 곽도규를 투입했다.

경기 후 양현종은 “1이닝 정도는 더 던지고 싶다고 2번 얘기했다. 하지만 코치님이 받아들이지 않았다“며 살짝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KIA는 6회초 등판한 곽도규가 1실점 했지만, 7~8회 1점씩을 추가하며 6대5 역전승을 거뒀다.

폭우로 43분간 경기가 중단되는 등 만만찮은 흐름이었다. 22일 경기전 만난 이범호 감독은 “하늘이 한번쯤 도와주실 때 되지 않았나“라며 웃었다.

“롯데랑 하면 뭔가 경기가 잘 풀리지 않는다. 마무리가 좋았다. 선수들이 이기고자 하는 의욕이 있었던게 눈에 보였다.“

양현종의 대기록에 대해선 “2000개면 100개씩 20년, 150개씩 15년 해야하는 기록이다. 정말 엄청나다“며 혀를 내둘렀다. 그러면서도 “양현종에겐 마지막이 아닌 진행형(통과점)이다. 앞으로 더 많은 삼진을 잡고, 그에 걸맞는 승수를 추가할 선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도울 부분이 있으면 돕겠다. 대선수가 경기를 치르는데 불편함이 없도록 하는게 우리가 해야할 일“이라고 덧붙였다.

“체인지업이 좋은 좌투수니까, 이닝수만 조금 조절해주면 오래 던질 수 있다고 본다. 10년 연속 170이닝이 선수 본인이 꼭 이루고 싶은 소망이라고 하니, 올해 본인의 꿈을 이루고, 내년부턴 이닝을 좀 줄임으로써 선수생활을 길게 하는데 도움이 됐으면 한다. 양현종과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겠다. 보다 높은 위치에서 잘 정리할 수 있게, 팀에 최대한 보탬이 되는 선수로 남길 바란다.“

전날 경기에 대해서는 “불펜이 많이 쉰 상황이었고, 비가 내리는 타이밍이기도 했다. 볼 개수는 적었지만, 지금은 1이닝씩 끊어서 막는게 실점을 최소화하는 방향이라고 생각했다“면서 “현종이는 다음주 2번 던져야하는 부분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광주=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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