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16 06:00:46]
힘든 시간을 보낸 이민규가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OK금융그룹(현 OK저축은행)의 2023-24시즌은 인상적이었다. 오기노 마사지 감독과 함께 팀 체질 개선에 성공하면서 챔피언결정전 준우승이라는 성과를 만들었다. 그러나 그 성과 속에 이민규의 존재감은 미미했다. 문제는 몸 상태였다. 각종 부상에 시달리면서 총 16경기‧36세트 출전에 그쳤다. 특히 팀이 가장 이민규의 힘을 필요로 했던 봄배구에서는 한 세트도 코트를 밟지 못했다.
그렇게 아쉬운 시즌을 떠나보낸 이민규가 다가오는 시즌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났다. 15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열린 도드람 2024-2025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 사전 인터뷰에 참석한 이민규는 가장 먼저 몸 상태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그는 “개인적으로는 좋다고 느낀다. 언제 경기에 들어가도 마음 편히 뛸 수 있겠다 싶은 정도다. 개막전에서 뛸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언제든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솔직히 예전에는 괜찮지 않지만 동료들을 위해서 괜찮다고 말한 적도 있는데, 지금은 진짜 괜찮아서 괜찮다고 하는 거다”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난 시즌에 경기를 못 뛰는 게 힘들었다. 단기간에 이렇게 많이 다쳐본 게 처음이었다”며 힘들었던 지난 시즌을 돌아본 이민규는 “원래 그런 걸 잘 안 믿는데, 사주까지 보러갔다(웃음). 직업이나 상태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는데도 정말 잘 맞추시더라. 봐주시는 분이 2023년이 제 건강이 많이 안 좋은 해라고 하셨다. 그러면서 2024년이 되면 잘 풀릴 거라고 하셨다(웃음). 그래서 마음 편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며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들려주기도 했다. 그러면서 사주를 볼 때 받은 묵주를 찬 손목을 보여주기도 한 이민규였다.
이어서 이민규는 동료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줬다. 먼저 마누엘 루코니(등록명 루코니)와 장빙롱에 대해 이민규는 “두 선수 모두 잘 적응하고 있다. 루코니 같은 경우 점프가 정말 좋고, 볼에 파괴력도 있다. 볼에 스피드를 좀 붙여줘야 그걸 맞받아치는 과정에서 힘을 잘 싣는 선수라서 빠른 플레이를 해야 한다. 장빙롱도 마찬가지다. 약간 (송)명근이 생각이 나는 선수다. 스텝이 워낙 빠르다. 그래서 낮은 볼을 잘 때린다”며 두 외국인 선수가 스피드 배구에 최적화된 자원임을 언급했다.
이민규는 아포짓은 물론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도 활약하게 된 신호진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감독님께서 (신)호진이가 아웃사이드 히터 자리에서 뛸 수 있도록 많은 준비를 시키셨다. 호진이도 열심히 터득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혼란스러워하거나 힘들어하는 모습도 있다. 아포짓에 어쩌다 들어가면 너무 신나서 때리더라(웃음). ‘난 역시 여기야!’ 하는 느낌이다. 다만 지금의 시간은 호진이에게 분명 큰 자산이 될 거다. 호진이를 믿는다”며 변화에 도전하는 신호진을 격려했다.
OK저축은행에는 이민규를 포함해 총 네 명의 세터가 있다. 그 중 이민규가 최선참이고, 나머지 세 명의 선수는 모두 20대 초중반의 어린 선수들이다. 이민규는 동생들과 함께 보내는 시간에 대해 “재밌다”며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20대 초반에만 나오는 에너지와 혈기를 가진 선수들이다. 동생들이 밝은 모습을 보일 때마다 나까지 기분이 좋아진다. 후배들한테 굳이 뭘 먼저 가르치려고 하는 건 좀 오지랖이라고 생각해서 말을 좀 아낀다. 대신 나한테 뭘 물어보거나 상담을 부탁해올 때는 다양한 이야기를 해준다”며 동생들과의 에너지 넘치는 시간들을 소개했다.
이민규는 이번 시즌에 기분 좋은 변화도 맞이한다. 러시앤캐시라는 이름으로 창단한 팀은 이후 OK저축은행-OK금융그룹이라는 이름들을 거쳤고, 이번 시즌부터 다시 OK저축은행이라는 팀명을 사용한다. 이민규와 팀이 V-리그의 꼭대기에 올랐던 당시의 팀명인 OK저축은행을 다시 한 번 달고 영광의 재현을 노리게 된 것이다. 이민규는 “그때의 좋은 기억을 지닌 채 경기에 들어가야 할 것 같다. 영광의 순간들을 만들었던 이름을 다시 달게 됐으니, 긍정적인 쪽으로 결과를 만들어보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이제는 진짜로 몸 상태가 괜찮다. 행운의 묵주도 찼고, 행운의 팀 이름도 돌아왔다. 이민규가 길었던 숨 고르기를 끝내고 반등을 노린다.
사진_KOV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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