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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규선 감독과 아이들'이 또 한 번 해냈다. 한남대학교가 또 우승했다. 그런데 박 감독은 최고의 순간에도 웃지 않았다. 한남대는 25일 강원 태백의 태백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동아대와의 제60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태백산기 결승전서 3대0 승리했다. 후반 추가 시간에만 두 골을 넣는 집중력을 발휘했다. 한남대는 2연속 정상에 오르는 기쁨을 맛봤다.

한남대는 최근 2년 동안 한국대학축구연맹 주관 8개 대회에서 5회나 우승했다. 지난해 2월 통영에서 열린 춘계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7월 태백에서 열린 1,2학년 대회에선 2년 연속 우승했다. 이 대회에서도 2연속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최고의 순간이었지만, 박 감독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그는 “우리가 원하는 플레이를 하지 못해서 아쉽다. 잘 하다가 결승전만 오면 긴장하는 것 같다. 아무래도 1, 2학년이라서 그런 것 같다. 전반에 호통을 많이 쳤다. 그래도 중계가 되는 대학축구인 만큼 경기다운 경기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하지만 그러지 못해서 아쉬움이 계속 나왔다“고 말했다.

한남대는 패배를 모르고 달려왔다. 조별리그 20조에서 경기를 시작했다. 순복음총회대와의 첫 대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하며 주춤했다. 하지만 구미대(4대2), 장안대(1대0)를 잡고 조 1위로 토너먼트에 진출했다. 16강전에선 한양대(4대3), 8강전에선 한라대(4대0), 4강전에선 울산대(3대2)를 잡고 파이널에 올랐다. 결승전서 한남대는 경기 초반 상대의 역습에 주춤했다. 전반 28분 홍석현의 선제골로 리드를 잡았지만 기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특히 동아대가 후반 막판 총공세에 나서며 흔들렸다. 하지만 한남대는 상대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다. 후반 추가 시간에만 두 골을 넣는 집중력을 보였다.

박 감독은 “질 것 같은 느낌은 들지 않았다. 혹시 몰라 교체 카드도 남겨놓고 있었다. 우리가 버틸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던 건 사실“이라고 했다. 그는 “1, 2학년들이 정말 잘 해줘서 여기까지 왔다. 사실 우리가 대회 나오기 전에 배제대에 패했다. 선수들에게 해이해지지 말자고 했다. 하지만 집중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 실수하는 건 괜찮은데, 뭔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집중하지 못했다. 전반에 화가 많이 났다. 예를 들어 스로인 때 자꾸 상대에게 볼을 내줬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박 감독은 최재영 선문대 감독 등과 어린 지도자 축에 든다. 하지만 최근 축구 흐름인 빌드업을 바탕으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박 감독은 “선문대와 같은 숙소를 썼다. 두 팀 다 빌드업을 지향하고 있다. 선수들이 더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두 감독 모두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등 유럽 축구를 보며 연구하고 있다.

박 감독의 시선은 더 높은 곳을 향한다. 그는 “좋은 경기력으로 (우승)하고 싶다. 선수들이 연습 경기 때는 정말 잘 한다. 그런데 정작 즐겨야 될 무대에서는 즐기지 못했다. 너무 긴장해서 해야 할 것을 하지 못해 속상하다. 결과는 정말 좋다. 하지만 그것보다 우리가 잘 했던 걸 하면 더 행복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태백=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제60회 추계대학축구연맹전 태백산기 수상 내역

▶최우수선수상=김세응(한남대)

▶우수선수상=김민성(동아대) 백승민(숭실대) 김현우(울산대)

▶득점상=홍석현(한남대·4골)

▶도움상=3명 이상으로 시상 없음

▶수비상=이승현(한남대)

▶골키퍼상=노우석(한남대)

▶수훈상=김영남(동아대)

▶최우수지도자상=김평진 최영광 코치(이상 한남대)

▶우수지도자상=백승우 감독, 이효균 코치(이상 동아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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