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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메이저리거가 한국에서 사회인 야구를 하는 통역 직원에게서 커브를 배웠다니. 믿을 수 있는 얘기일까.

LG 트윈스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가 준플레이오프를 하루 앞둔 4일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충격적인 일화를 털어놓았다. 커브를 바로 옆에서 통역을 하던 정종민씨에게서 배웠다는 것.

시즌 중에 케이시 켈리의 교체 투수로 온 에르난데스는 점차 한국과 미국의 야구가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에르난데스는 “처음엔 미국에서처럼 던졌는데 던질수록 미국 타자와 한국 타자가 다르다는 것을 알게됐다. 미국 타자들은 홈런, 장타를 노리는데 한국 타자들은 컨택트에 집중하는 모습이었다. 삼진을 잡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그래서 커브를 많이 던지게 됐다“라고 했다.

무려 7가지 구종을 던지는 에르난데스는 초반엔 주로 직구와 슬라이더(스위퍼)를 더 많이 썼다. 하지만 조금씩 슬라이더 비중이 줄고 커브 비중이 늘었다.

에르난데스는 그러다가 갑자기 “옆에 있는 종민에게 커브 그립을 배웠다. 그 그립이 편해서 던지게 됐다“라는 다소 충격적인 말을 했다.

그말을 직접 통역을 한 정종민씨는 쑥스러운 듯 배경 설명을 직접 했다. 정씨는 “에르난데스가 내가 사회인 야구에서 투수를 하니까 커브 그립을 어떻게 잡냐고 물어봐서 그렇게 던져보더라“면서 “나도 사실 임찬규 선수에게서 커브를 배웠다. 사실상 에르난데스가 임찬규 선수에게서 커브를 배웠다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에르난데스가 임찬규 선수에게 가서 직접 물어보기도 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에르난데스는 정씨를 가리키며 자신의 커브 스승이라고 계속 추켜세워 정씨가 민망해 하기도.

에르난데스는 “미국에서 던지던 커브가 불편해서 물어봤는데 그 그립이 나에게 잘 맞았다. 그리고 바로 실전에서 던져야 했는데 잘 됐다“라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에르나데스는 이번 준플레이오프에서 불펜 투수로 나선다. 켈리를 대신할 1선발로 왔지만 팀의 불안한 불펜 사정 때문에 불펜으로 나서야 하는 상황. 에르난데스는 “나는 이기기 위해서 왔다. 가장 중요한 것은 팀이 이기는 것이고 불펜으로 나가는 것에 정신적으로 준비가 됐다“라고 각오를 보였다.

에르난데스는 올시즌 11경기(선발 9경기)에 등판해 3승2패 1세이브 1홀드를 기록했다. 지난 9월 21일 잠실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8회초에 등판해 2이닝 동안 무안타 무4사구 3탈삼진 무실점의 퍼펙트 피칭으로 세이브를 기록하며 불펜투수로서의 매력도 뽐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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