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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삼성 라이온즈 오승환(42)이 끝내 플레이오프 엔트리 승선에 실패했다.

삼성 박진만 감독은 8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훈련에 앞서 “코너 선수와 오승환 선수는 지금 현실적으로 이번 플레이오프에 출전하기 쉽지 않을 것 같다. 앞으로 우리가 또 플레이오프에서 좋은 경기로 한국 시리즈를 간다면 두 선수의 구위나 몸 상태를 한번 다시 한 번 체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KBO리그가 낳은 최고의 마무리 투수. 비록 마흔둘이란 나이가 무겁지만, 그 어떤 순간에도 최선의 노력으로 세월을 늦춰온 베테랑으로선 충격적인 결과다.

플레이오프 탈락은 여러가지 아픈 의미가 내포돼 있다.

2005년 처음으로 가을야구 무대를 밟은 오승환은 이번에 출전했다면 개인통산 10번째 포스트시즌이었다.

아직 기회는 있다. 삼성이 플레이오프를 통과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면 다시 한번 평가를 받게 된다. 박 감독도 “한국시리즈에 가면 구위를 다시 한번 체크할 것“이라고 분명히 말했다.

오승환은 2005년을 시작으로 6차례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았다. 22경기나 소화하며 2010년을 제외하고 무려 5차례나 팀을 정상에 올렸다. 한국시리즈 22경기 33⅓이닝 동안 단 3실점. 평균자책점 0.81에 11세이브나 올렸다. 물론 전성기 시절이었지만 그만큼 큰 경기에 강했던 오승환이다. 이번 플레이오프가 어떤 양상으로 진행될지 모르지만 난타전이 벌어질 공산을 배제할 수 없다. 불펜 총동원령이 내려질 수 있다. 오승환이 실망감을 딛고 차분하게 구위를 끌어올리고 기다릴 경우 플레이오프를 마친 뒤 만신창이가 될 불펜진에 극적인 추가 합류자가 될 수 있다. 구위만 회복한다면 제구나 큰 경기 경험 등은 설명이 필요 없는 완성된 투수이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박진만 감독도 “구위도 중요하고 경험도 중요하다“며 “구위가 조금 못 미쳐도 제구가 필요한 부분도 있다. 종합적으로 관찰하고 고민할 필요가 있다. 상무전과 청백전(9일)까지 게임 내용을 확인하면서 결정하려고 한다“고 설명한 바 있다. 큰 경기 경험은 무시할 수 없는 플러스 요소다. 시즌 막판 살짝 저하된 구위를 회복했음을 입증하면 한국시리즈에 안 쓸 이유는 없다.

지난달 22일 키움전에서 6실점(비자책) 후 다음날 말소된 오승환은 퓨처스리그에서 조정 시간을 거친 뒤 퓨처스리그 2경기에 나섰다.

지난 2일 퓨처스리그 롯데전, 4일 KT전 2경기에 잇달아 등판, 각각 1이닝 동안 탈삼진을 섞어 3타자를 무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냈다.

결과는 깔끔했지만 145㎞에 그쳤던 최고구속에 발목을 잡혔다. 최고 140㎞ 후반대, 평균 140㎞ 중반대 구속을 회복한다면 오승환의 구위는 충분히 통할 수 있다. 다만 딱 하나 악재는 한국시리즈 상대가 하필 오승환이 유독 약한 KIA 타이거즈라는 점이다.

오승환은 올시즌 KIA전 10경기에서 9⅔이닝 동안 홈런 2개 포함, 22안타로 13실점을 했다. 3패 3세이브. 평균자책점은 12.10에 달한다. 올시즌 블론세이브 8차례 중 절반인 4차례를 KIA전에서 범했다.

김선빈이 4타수4안타(2루타 2개), 나성범이 홈런 포함, 3타수2안타 2타점, 소크라테스가 홈런 포함, 5타수3안타 3타점으로 오승환 킬러로 활약했다.

과연 절치부심 오승환이 남은 보름간 구위를 회복해 환희의 무대였던 한국시리즈 마운드에 다시 설 수 있을까. 벼랑 끝에 선 상황인 것 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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