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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산고 남자배구팀이 CBS배 중고배구대회 12강전에서 패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마지막 경기일지도 모른다. 선수들도 고개를 숙였다. 그럼에도 김달호 감독은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다"며 선수들을 챙겼다.

송산고는 26일 삼척시민체육관에서 열린 제35회 CBS배 중고배구대회 12강전에서 속초고에 1-3(25-21, 21-25, 23-25, 19-25) 역전패를 당했다. 경기 종료와 동시에 선수들은 얼굴을 감싸쥐며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올해 14명으로 시작한 송산고. 이 대회 직전까지 총 4명이 전학을 갔다. 8월 2일에는 학교 측에서 배구부 학부모 간담회를 열고 2025년 신입생을 받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대회에는 3학년 5명과 1, 2학년 총 5명이 대회에 출격했다. 이제 3학년 선수들도 졸업을 앞둔 상황에서 1, 2학년만 남게 된다. 신입생, 전학생까지 받지 않는다면 당장 대회에 참가할 수 있는 인원조차 부족하다.

이들 모두 엘리트 선수로서 송산고로 진학했고, 대학 그리고 나아가 프로 입단까지 꿈꾸며 이 자리까지 오른 선수들이다. 하지만 이대로라면 송산고 선수로서 뛸 수 없게 된다.

학교 측은 “향후 운동부 신입생과 전입생을 받지 않고, 남아있는 학생들에게 최선을 다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배구부 학생들의 희망대로 전출하거나, 체육입시반 운영, 대학진학 등 진학지도를 계획, 진행하는데 만전을 기할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1, 2학년 선수로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다. 가장 당혹스러운 1, 2학년 선수들과 학부모들은 “아이들 선수 인생은 어떻게 하나요. 꿈과 열정을 지켜주세요”라고 말할 수밖에 없다.

아울러 학교 측에서는 박희상 전 감독의 운영에 문제점을 제기하며 사실상 해체를 선언했다. 하지만 송산고 배구단은 이미 과거의 일이고, 현재 학교 측에서 주장하는 경기도 교육청의 운동부 매뉴얼에 따라 문제없이 팀을 운영 중이라는 주장이다.

희상 전 감독도 “송산고 측의 무책임한 해체 결정과 더불어 온전히 전임 감독의 탓으로만 돌리고 있다”면서 “이번 송산고 배구부 사태에 가장 큰 피해자는 유니폼 가슴에 송산고를 달고 열심히 뛰고 있는 학생선수들이다. 이 선수들의 인권은 누가 책임을 질 것인가”라고 밝혔다.

경기도 교육청의 운동부 매뉴얼에 다른 불법 찬조금 논란에 대해서도 “2022년 아이들 간식비와 학부모 차량 지원 등의 문제가 제기됐고, 학교 예산에 편입하는 방법을 알려줬다. 학부모들은 바로 시행해줄 것을 요구했으나 학교 측은 이사회 회의를 거쳐야 될 사항이라면서 계속 미뤘고, 2024년 3월부터 시행했다”면서 “2022년 겨울철 석유 난로에 등유가 없어서 학부모들이 돈을 걷어서 등유를 넣은 적이 있었다. 학교 측에 요청을 했으나, 예산이 없다는 답변만 들어오고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 한파주의보로 날은 추운데 운동을 계속해야 했기에 학부모들이 부담을 했다. 그 다음 학교 측이 이 사실을 알고 감독, 코치에 대한 불법찬조금으로 민원을 받아 적극적으로 처리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교육청 업무매뉴얼을 지키면서 엘리트 체육을 운영하고 있는 배구부 학교가 초중고 통합 약 150개 팀이 있는데 모두 엘리트 체육을 운영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건가. 그렇다고 다 해체를 하나. 지금도 다른 150여개의 학교들은 무거운 책임감과 꿈을 위해 도전하는 아이들을 응원하고자 배구부를 열심히 운영하고 있다. 그 핑계를 전감독, 학부모 민원, 학생들의 문제 행동으로 대는 것은 아니다”면서 “송산고가 수수방관하는 태도로 일관하면서 배구부 해체 사유에 넣는 것이 맞나”라고 힘줘 말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히려 송산고 주장 여광우는 “처음 얘기를 듣고 당황스러웠다. 그래도 우리가 나름대로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는데, 부족한 것이 있었나 생각도 들었다”며 자책하기도 했다. 이어 “아직 최종적으로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알고 있다.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하며 주장으로 팀을 지켰다.

한국 배구 뿌리가 흔들리고 있다. 나무도 뿌리가 튼튼해야 거센 바람이 불어도 흔들리지 않고, 잎과 줄기가 올곧게 자라는 법이다. 그래야 풍성한 열매도 얻는다. 선수들의 꿈과 열정을 지킬 수 있는 힘이 필요하다.

사진_삼척/이보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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