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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삼성 라이온즈 강민호가 마침내 생애 첫 한국시리즈 진출의 비원을 이뤘다. '한국시리즈가 궁금한 사나이'에서 '우승이 궁금한 사나이'로 한단계 진화했다.

강민호는 19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8회초 승부를 결정짓는 결승포를 쏘아올리며 팀의 1대0 승리를 이끌었다.

강민호의 결정적 한방을 앞세운 삼성은 플레이오프 3승1패를 기록, 2015년 이후 9년만의 한국시리즈 무대에 서게 됐다. 영호남을 대표하는 사자와 호랑이가 다시 만났다. 사상 초유의 100만 관중을 돌파한 올해의 대미를 장식하는 역대급 잔칫상이 차려졌다.

특히 강민호는 공격 뿐 아니라 1,2회 연속으로 LG 홍창기, 오지환의 도루를 저지하며 자칫 흔들릴 수 있었던 선발 레예스를 지켜줬다. 그 결과 레예스는 7이닝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에 이어 플레이오프 MVP까지 거머쥐었다. 6이닝 무실점으로 역투한 LG 선발 옌스, 포스트시즌 내내 마운드의 한 축으로 맹활약했지만 마지막 순간 패전투수의 멍에를 짊어진 손주영은 고개를 떨궜다.

마침내 강민호의 '꿈'이 이뤄진 순간이었다. 강민호는 정규시즌 통산 2369경기로 최정(SSG) 박용택(전 LG) 등에 앞선 역대 최다경기 출전 기록 보유자다.

그에게 이번 플레이오프는 말 그대로 한서린 무대였다. 2004년 데뷔 이래 강민호는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에 오르지 못했었다. 올해 39세의 나이에도 120경기 출전, 포수 수비이닝 803이닝을 기록한 노익장이 마침내 빛을 봤다.

전 소속팀인 롯데는 21세기에는 단한번도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한 팀이다. 마지막 진출이 1999년이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단골팀이었지만, 하필 그가 이적한 2017년 이후가 암흑기였다. 2021년에는 KT 위즈와의 1위 결정전에서 패한 뒤 플레이오프에서 두산 베어스에 탈락하는 불운까지 겹쳤다.

그럼에도 묵묵히 팀을 이끈 강민호의 노력이 마침내 보답받았다. 특히 시즌 중반 이후 강민호가 보여준 한국시리즈를 향한 뜨거운 열망은 팀 전체를 이끄는 동기부여로 작용했다.

이로써 '한국시리즈 무경험 최다경기'의 아쉬움 1위는 통산 최다안타 1위(2511개)에 빛나는 NC 다이노스 손아섭(2058경기)이 됐다. 손아섭은 자신과 팀의 부활이 겹친 지난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할 수 있었던 절호의 기회를 놓쳤다. 소속팀 NC가 1,2차전 연승을 거두며 '꿈의 무대'를 눈앞에 뒀지만, 이후 급격하게 무너지며 한국시리즈 일보 직전에 좌절했다.

손아섭의 뒤를 잇는 선수는 롯데 전준우(1725경기) 정훈(1399경기) 한화 채은성(1267경기) 롯데 유강남(1203경기) 등이다.

투수라서 경기수로 비교할 순 없지만, 강민호보다 1년 먼저 프로에 입문한 우규민의 경우 LG의 암흑기를 겪었지만 LG의 우승은 함께 하지 못했고, 삼성을 거쳐 KT로 이적한 첫해 삼성이 한국시리즈에 오르는 비운의 주인공이 됐다.

타자들 중엔 롯데에서 뛰었거나, 뛰고 있는 선수들이 많다. 두 차례의 타자 트리플크라운, 사상 초유의 타격 7관왕에 빛나는 이대호(1971경기) 역시 한국시리즈 맛을 보지 못한 채 은퇴했다.

롯데 못지 않게 오랫동안 한국시리즈에 오르지 못했던 LG는 지난해 29년만의 우승을 차지했다. 우규민과 채은성, 유강남 등 우승 전에 이적한 선수들이 축하와 더불어 아쉬움을 느꼈던 이유다.

한화 이글스의 마지막 한국시리즈는 2006년이고, 김태균을 비롯해 당시의 주역이었던 선수들은 대부분 은퇴했다. 2006 한국시리즈 멤버 중 현역 최고참인 오선진은 공교롭게도 올해 롯데에서 뛰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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