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손세이셔널' 손흥민(토트넘)이 리그 2라운드 에버턴 멀티골은 최근 때아닌 비판에 대한 확실한 답이다.

손흥민은 25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토트넘홋스퍼스타디움에서 열린 에버턴과 2024~2025시즌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2라운드에서 선발출전해 전반 25분 시즌 마수걸이포를 쐈다.

레스터시티와 개막전에서 부진하며 일부 영국 매체로부터 '방출하라', '이젠 과거형'이라는 혹평을 들었던 손흥민은 부상한 '클럽 레코드' 도미닉 솔란케를 대신해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출전해 득점 결실을 맺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손흥민을 톱으로 두고 브레넌 존슨과 '이적생' 윌슨 오도베르를 양 측면 공격수로 배치했다. 데얀 쿨루셉스키, 제임스 매디슨, 이브 비수마로 스리미들을 꾸렸다. 페드로 포로, 크리스티안 로메로, 미키 판더펜, 데스티니 우도기가 포백을 맡고, 길레르모 비카리오가 골문을 지켰다.

팀이 전반 14분 이브 비수마의 환상적인 중거리 포로 팀이 1-0으로 앞선 전반 25분, 손흥민은 백패스를 받은 에버턴 골키퍼 조던 픽포드 쪽으로 빠르게 질주했다. 영국공영방송 'BBC'는 짧지 않은 30야드(약 28m)가량 내달렸다고 보도했다.

공을 잡은 픽포드는 아마도 달려오는 손흥민의 인기척을 느끼지 못한 모양. '주발'인 왼발로 킥을 하기 위해 왼쪽으로 공을 살짝 차는 여유를 부렸다. 이때, 손흥민이 득달같이 공을 빼앗아 빈 골문을 향해 침착하게 차넣었다.

경기 초반부터 '엔지볼' 특유의 전방 압박 미션을 묵묵히 수행하던 손흥민의 성실함이 빚어낸 득점이었다.

손흥민은 이로써 시즌 개막 후 2번째 경기에서 빠르게 1호골을 터뜨렸다. 개인 경력을 통틀어 2021~2022시즌 개막전 맨시티전 결승골 이후 가장 빠르다. 2020~2021시즌에도 2라운드에서 시즌 첫 골을 낚았지만, 당시 득점 시간대는 전반 추가시간 2분이었다.

손흥민은 2015~2016시즌부터 6라운드-4라운드-9라운드-13라운드-5라운드-2라운드-1라운드-8라운드-4라운드에서 각각 시즌 첫 골을 넣었다. 올 시즌까지 포함해 평균 5.4라운드에서 마수걸이 포를 쐈다. 올 시즌엔 평균보다 빠르다.

손흥민은 후반 26분 크리스티안 로메로의 골로 3-0으로 앞서가던 후반 32분 팀의 4번째 골이자 자신의 2호골까지 낚았다. 역습 상황에서 센터백 미키 판더펜이 왼쪽으로 내준 공을 건네받아 문전 앞에서 침착한 왼발 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양발잡이'답게 오른발과 왼발로 각각 골망을 뚫었다. 손흥민과 판더펜은 통계업체 '후스코어드닷컴' 기준으로 경기 최고 평점인 9.1점을 받았다.

이날 멀티골로 EPL 10시즌 연속 득점 금자탑을 쌓았다. 지난시즌까지 각각 4골, 14골, 12골, 12골, 11골, 17골, 23골, 10골, 17골을 폭발했다. 8시즌 연속 두자릿수 득점을 넘어 9시즌 연속 기록 달성을 위한 좋은 흐름을 탔다.

EPL 최초 5시즌 연속 해트트릭 기록은 다음 기회로 미뤘다. 손흥민은 지난 4시즌 동안 2023년 9월2일 번리전(3골), 2023년 9월17일 레스터시티전(3골), 2022년 4월9일 애스턴빌라전(3골), 2020년 9월20일 사우스햄턴전(4골)에서 연속해서 한 차례씩 해트트릭을 폭발했다.

개인통산 EPL 득점수는 122골(305경기)로 늘어 '리버풀 전설' 스티븐 제라드(120골)와 '괴물 공격수' 로멜루 루카쿠(121골·AS로마)를 차례로 따돌렸다. 득점 단독 21위. '맨유 트레블 전설' 드와이트 요크(은퇴), '성명 파동'을 일으킨 라힘 스털링(첼시·이상 123골)와는 1골차다.

개막전에서 승격팀 레스터 원정에서 아쉽게 1-1로 비긴 토트넘은 2번째 경기에서 '캡틴' 손흥민의 멀티골에 힘입어 4대0 스코어로 시즌 첫 승을 따냈다. 엔지 포스테코글루 토트넘 감독은 이미 후반 중반 사실상 승부가 났지만, 손흥민을 끝까지 경기장에 남겨뒀다. 손흥민에 대한 신뢰를 엿볼 수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