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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11대4의 대승.

9일 잠실에서 열린 2위 LG 트윈스와의 대결을 이기며 후반기 첫 테이프를 잘 끊은 KIA 타이거즈.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인 최형우가 국내 최고령 만루홈런을 때려내는 등 총 17안타를 두들기며 좋은 타격감을 보여준 것이 호재였다.

그러나 마냥 웃을 수만은 없었다. 1선발 제임스 네일 때문이다. 네일은 이날 5⅓이닝 동안 6안타 1볼넷 4탈삼진 4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돼 시즌 8승째(2패)를 챙겼다. 지난 6월 1일 KT 위즈전서 7승을 거둔 이후 6경기만에 승리를 올렸다. 다승 공동 2위에 평균자책점 2위(2.86), 탈삼진 2위(107개)의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KIA의 에이스.

하지만 최근 성적만 보면 불안감이 엄습한다. 5월까지의 모습과 6월 이후가 다르기 때문.

4월까지 6경기서 4승무패 평균자책점 1.47로 KIA의 초반 상승세를 이끌었던 네일은 5월에도 5경기 2승1패 평균자책점 1.84로 좋은 흐름을 이어갔다.

하지만 6월부터 흐름이 달라졌다. 5경기에서 1승1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갑자기 나빠졌다. 7월에도 2경기에서 1승무패지만 평균자책점은 6.10으로 더 좋지 않다.

5월까지 11경기서 8번의 퀄리티스타트와 함께 6승1패 평균자책점 1.64였는데 6월 이후 7경기에선 단 2번의 퀄리티스타트에 그치며 2승1패 평균자책점 5.40으로 달랐다.

경기 초반과 후반이 너무나 다른 네일이다. 초반엔 확실히 틀어막는다. 성적이 좋았던 5월말까지도 60구까지는 피안타율이 1할9푼4리였으나 60구 이후엔 3할4리로 높아졌는데 6월 이후엔 60구까지 2할2푼3리였던 피안타율이 60구 이후엔 3할4푼3리로 치솟았다.

9일 잠실 LG전도 그랬다.

4회까지는 그야말로 완벽했다. 4회말 문성주가 2루수 실책으로 1루를 밟은게 유일한 출루였다. 안타, 4사구가 없는 퍼펙트한 피칭이었다. 4회까지 투구수도 47개에 불과했고, 5회초까지 5-0으로 앞서 네일이 최소 7회까지는 끌어줄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네일은 5회말 선두 문보경을 시작으로 4개의 안타를 얻어맞고 2점을 줬다. 6회초 최형우의 만루포로 9-2의 큰 점수차로 앞섰는데 6회말 오스틴에게 투런포를 맞고 문보경에게 좌중월 2루타를 허용해 무사 2루의 추가 실점 위기에 몰렸다. 결국 박동원을 포수 플라이로 잡은 뒤 김대유로 교체됐다. 5⅓이닝 6안타 4실점. 투구수는 겨우 79개에 그쳤다.

시간이 갈수록 한계 투구수가 빨리 찾아오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 수밖에 없다. 게다가 이젠 여름 시즌이다. 체력적으로 더 힘들 수밖에 없는 상황. 에이스가 이닝을 많이 끌어주며 불펜 소모를 줄여야 하는데 네일이 6이닝을 막지 못한다면 KIA로선 불펜이 어려워 질 수도 있다.

네일이 뜨거운 한국의 여름을 어떻게 이겨내느냐에 KIA의 1위 레이스가 달라질 수 있다. 잠실=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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