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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5월 22일 부산 롯데 자이언츠전. KIA 타이거즈 박정우에겐 잊을 수 없는 승부다. 팀이 2-4로 뒤지던 9회초 1사 만루. 3루 주자 박정우는 김선빈의 뜬공 때 태그업을 시도했다. 하지만 홈으로 들어오기엔 짧았던 거리. 곧 멈춰선 박정우는 런다운에 걸려 허무하게 태그아웃됐다. 실낱같은 역전 희망을 안고 있던 KIA에겐 허망한 결말이었다.

박정우는 4일 대구 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역전 결승타를 만들며 팀의 8대3 승리를 이끌었다. 8회초 1사후 나성범의 대주자로 나서 동점 득점을 만들었던 그는 3-3이던 9회초 2사 1루에서 김도영을 자동 고의4구로 내보내고 자신과의 승부를 선택한 삼성 오승환의 초구를 공략, 우익수 키를 넘기는 2타점 2루타를 만들었다. 박정우의 활약에 이어 3점을 더 보탠 KIA는 삼성을 8대3으로 누르고 스윕승을 완성했다.

박정우는 “코치님이 '(김)도영이는 무조건 거를 것이다. 너와 승부할 것이다. 몸쪽 공만 노리라'고 말씀해주셨다. 정말 타석에서 몸쪽 공이 들어와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며 “1루 베이스를 밟은 뒤 '쳤구나' 실감이 나더라“고 돌아봤다. 이어 “짧은 순간이었지만 여러 생각이 많이 들었다“며 “부산(5월 22일 롯데전)에서 했던 실수가 가장 많이 생각났다“고 덧붙였다.

박정우는 시범 경기 때 좋은 감각을 선보였으나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이후 수 차례 기회를 잡았으나 좀처럼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이날 역전 결승타는 그동안의 회한을 한방에 날린 짜릿한 순간이었다.

방송 인터뷰를 마친 뒤 박찬호 홍종표로부터 물 세례를 받은 박정우는 팬들의 연호에 잠시 멈춰 서더니 폭풍 오열했다. 좀처럼 감정을 추스르지 못하는 모습. 박정우는 “오늘 경기를 TV로 지켜보셨을 부모님 생각이 났다“며 “나는 아직도 부족한 선수다. 후반기에 기회가 온다면 지금보다 더 잘 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많이 응원해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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