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뉴스
[24-10-13 11:05:12]
긴 여름이 끝나고 드디어 가을이 왔어. 그건 곧 NBA 개막이 다가왔다는 걸 의미하지.
10월 23일이면 2024-2025 NBA 정규시즌이 막을 열어. 보스턴과 덴버가 조금 더 빨리 트레이닝 캠프를 시작했고 10월 1일부터는 나머지 28개 팀도 훈련을 소집했어.
시즌 개막이 다가왔으니, 30개 팀을 미리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봐야겠지?
17번째 시간의 주인공은 8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과 42년 만의 파이널 우승에 동시에 도전하는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야.
23-24 필라델피아 REVIEW
정규시즌 : 47승 35패, 동부 7위
플레이오프: 1라운드 탈락(vs 뉴욕, 2승 4패)
공격효율지수: 116.2(14위)
수비효율지수: 113.0(11위)
공수효율마진: +3.1(9위)
필라델피아에게 지난 시즌은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시즌이었어. 한 시즌을 절반을 갈라서 봤을 때 극과 극을 달렸거든.
개막 첫 42경기까지는 압도적이었어. 무려 29승을 챙겼어. 승률이 69%에 육박했고 보스턴(34승 10패), 밀워키(30승 13패)와 함께 1위 경쟁을 펼쳤지. 리그 전체로 봐도 공동 4위에 해당하는 대단한 페이스였어.
하지만 이후 치른 40경기에서는 정반대의 상황이 펼쳐졌어. 18승 22패로 승률이 5할도 안 됐거든.
필라델피아를 이렇게 무너뜨린 요인은 다름 아닌 조엘 엠비드의 부상이야.
시즌 43번째 경기 이후 부상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더니, 이후 딱 1경기만 더 출전하고, 29경기 연속 결장했거든.
엠비드를 잃은 필라델피아는 급속도로 무너졌어. 4연패 두 차례 포함 9경기에서 1승 9패도 기록하는 등 연패만 8번을 경험했거든.
엠비드가 복귀(4월 3일)하고 마지막 2주 동안 8연승을 질주하며 47승에 도달했지만 올랜도, 인디애나에 밀려 플레이-인 토너먼트를 치러야 했지. 그렇게 올라간 플레이오프에서는 2번 시드 뉴욕에 무릎을 꿇었고.
필라델피아는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역대급 탱킹을 시도했어. 3년 연속 10승대 승수라는 역사에 남을 기록을 만들기도 했지.
'과정을 믿어라(Trust the process)'라는 구호 아래 패배를 쌓으며 최상위 드래프트 픽을 모았고, 그 픽은 조엘 엠비드(2014년 3순위), 벤 시몬스(2016년 1순위), 마켈 펄츠(2017년 1순위) 같은 선수로 바뀌었어.
필라델피아의 역대급 탱킹
13-14시즌: 19승 63패(리그 29위)
14-15시즌: 18승 64패(리그 28위)
15-16시즌: 10승 72패(리그 30위)
16-17시즌: 28승 54패(리그 27위)
2017-2018시즌부터 필라델피아는 달라졌어. 그동안 모은 원기옥을 쏟아붓기 시작했거든. 유망주들은 포텐셜을 터트렸고, 로스터엔 승리의 기운이 느껴지기 시작했지.
특히 조엘 엠비드의 등장은 필라델피아 팬들을 열광시켰어. 거구에 걸맞지 않은 압도적인 스킬셋으로 순식간에 리그를 대표하는 엘리트 센터로 올라섰어. 필라델피아는 이후 7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동부 강호로 발돋움했고.
아쉬운 건 지난 7년 동안 필라델피아의 플레이오프 성과가 생각보다 미미하다는 거야.
'그그컨'이라는 말 들어봤지? 한때 컨퍼런스 파이널도 경험해보지 못했던 크리스 폴을 놀리던 말이야. '그래서 그분 컨퍼런스 파이널 가보셨죠?'의 줄임말이었지.
슬프게도 이 말은 지금 필라델피아에게도 할 수 있는 말이야. 7년 동안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50승 이상도 5번이나 경험한 동부 대표 탑독이었는데, 컨퍼런스 파이널 한 번 아직 못 갔으니까 말이야.
그동안 변화도 참 많았어. 지미 버틀러도 왔었고 제임스 하든도 함께 했었지. 벤 시몬스, 마켈 펄츠는 결국 트레이드로 팀을 떠났고.
2018년 플레이오프에 나섰을 때 멤버 중 지금도 필라델피아에 남아 있는 선수는 조엘 엠비드가 유일해. 사실상 엠비드만 두고 트레이드로 FA로 로스터를 계속 수정하고 업그레이드하고 보강해왔던 거야. 이렇게 변화가 많았는데도 계속 플레이오프권 강팀이었던 것도 대단한 일이지.
하지만 지금 필라델피아의 눈높이는 플레이오프 진출 정도에 맞춰져 있을 수가 없어. 무조건 우승이 목표거든.
줄리어스 어빙, 모제스 말론 같은 전설들이 팀을 이끌었던 1983년 파이널 우승 이후 42년 만의 우승. 이게 바로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을 거야.
2024 여름요약: 우승을 위한 전면 개편
- 드래프트: 자레드 맥케인(16순위), 아뎀 보나(41순위)
- FA 영입: 폴 조지(4년 2억 1,158만 달러), 케일럽 마틴(4년 3,504만 달러), 안드레 드러먼드(2년 1,000만 달러), 에릭 고든(2년 677만 달러), 레지 잭슨(1년 330만 달러), 거숀 아부셀레(1년 209만 달러)
재계약: 타이리스 맥시(5년 2억 385만 달러), 켈리 우브레 주니어(2년 16,30만 달러), 카일 라우리(1년 330만 달러), 케년 마틴 주니어(2년 1,600만 달러)
- 연장계약: 조엘 엠비드(3년 1억 9,290만 달러)
- 주요 이탈: 토바이어스 해리스, 버디 힐드, 니콜라 바툼, 모 밤바, 디앤써니 멜튼, 캠 페인, 폴 리드, 로버트 코빙턴
필라델피아의 2024년 여름은 뜨겁다 못해 화끈했어. 조엘 엠비드, 타이리스 맥시를 제외한 주축 선수들을 대부분 바꿔버렸거든.
실제로 올해 여름 필라델피아는 샐러리캡 여유분이 엄청나게 많이 남아 있었고, 이 여유분을 FA 영입에 쏟아부었어.
그 결과 빅3의 한 기둥인 폴 조지를 영입하고 케일럽 마틴, 에릭 고든 같은 중요한 롤 플레이어들을 데려왔지.
트레이드 없이 FA 영입으로만 영입을 진행했는데 주전은 물론 벤치까지 탄탄하게 채운 게 인상적이야.
맥시-조지-엠비드를 빅3로 보고 나머지 자리를 베테랑 롤 플레이어로 채운다고 보면 선수를 정말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거든.
역시 가장 중요한 건 빅3의 조화야. 맥시-조지-엠비드가 효율적으로 공존하면서 파괴력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니까.
아마 빅3의 공존은 조엘 엠비드의 양보와 폴 조지의 오프 더 볼 무브를 통해 이뤄낼 것 같아.
실제로 폴 조지 영입 후 엠비드는 “이제 매일 밤 내가 최고의 활약을 펼칠 필요가 없다“면서 기뻐했어.
트레이닝 캠프 소집 후 가진 인터뷰에서도 “내가 올스타가 아니어도, 올-NBA 팀에 들어가지 못해도 상관 없다. 플레이오프에서 건강하게 뛰기 위해서 어떤 일이든 할 것이고, 거기에 포커스를 맞출 것“이라고 했어.
그동안 정규시즌에 온 힘을 쏟아 부었다가 플레이오프만 되면 부상 때문에 퍼포먼스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던 것을 생각하면 상당히 현명한 판단이지. 그래서 이번 시즌을 대하는 엠비드의 태도는 예년과는 완전히 달라질 것 같아.
폴 조지라는 슈퍼스타가 있기에 가능한 일이야. 점퍼 의존도가 높아서 때론 심한 기복을 보이지만, 폴 조지는 언제든 30점 이상을 폭격할 수 있는 슈퍼스타거든.
심지어 클리퍼스 시절에도 오프 더 볼 무브와 캐치앤슛 비중을 높여서 카와이 레너드와 효율적으로 공존했었기 때문에, 맥시-엠비드 콤비와의 조화는 아주 좋을 가능성이 높아.
맥시가 볼을 핸들링하고, 폴 조지가 그 앞에서 스크린을 서는 척 하면서 스치듯이 지나가는 움직임을 통해서 맥시의 드리블 돌파 혹은 폴 조지의 점프슛 찬스를 동시에 보는 작전도 많이 쓸 것 같아. 폴 조지와 엠비드의 2대2도 꽤 자주 나올 거고.
게다가 폴 조지는 리그를 대표하는 공수 겸장이기도 해. 사이드 스텝과 손질이 좋고 핸들러를 압박하고 마크하는 능력은 리그에서 손에 꼽히지. 이 정도로 공수의 능력이 동시에 뛰어난 선수는 리그에서 많지 않아.
그래서 폴 조지는 수비에서는 상대 에이스 공격수를 전담마크하는 리더 역할도 해줄 것 같아. 다른 선수들도 강한 압박으로 엠비드가 있는 페인트존으로 공격수를 모는 형태의 수비를 많이 가져갈 거고.
새로 뭉친 선수들의 호흡만 잘 맞아 떨어진다면, 필라델피아는 동부 1번 시드를 놓고 경쟁하는 팀이 될 수도 있어. 보스턴, 뉴욕, 밀워키와 함께 말이지.
24-25 주요 로스터
가드: 타이리스 맥시, 폴 조지, 켈리 우브레 주니어, 카일 라우리, 에릭 고든, 레지 잭슨, 자레드 맥케인, 리키 컨실
포워드: 케일럽 마틴, 캐년 마틴 주니어, 거숀 야부셀레, 아뎀 보나, 아이재아 모블리
빅: 조엘 엠비드, 안드레 드러먼드
필라델피아의 KEY 넘버
- 16.2
: 닉 널스 감독은 필라델피아 부임 첫 시즌이었던 지난 시즌부터 자신의 색깔을 보여줬어. 경기당 16.2개의 디플렉션 수치를 기록하면서 말이야.
평균 디플렉션 16.2개는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무척 높은 기록이야. 불과 1년 전 필라델피아가 같은 부문에서 13.5개를 기록하면서 19위에 머물렀던 것과 크게 달라진 모습이지.
많은 디플렉션 수치 덕분에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턴오버 유발에서도 리그 전체 4위(14.6회)에 올랐어. 당연히 상대 턴오버 기반 득점 생산도 3위(17.7점)로 리그 최상위권이었고.
사실 잦은 디플렉션과 턴오버 유발, 많은 상대 턴오버 기반 득점은 닉 널스 감독이 토론토 시절부터 유지해온 색깔이야. 즉 지난 시즌 필라델피가 압박과 역습의 팀이 된 닉 널스 감독의 부임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는 거지.
그런데 사실 압박 수비라는 게 몇몇 선수만 열심히 압박한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 앞 공간을 향한 강한 압박은 곧 넓은 뒷공간 허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5명 모두의 수비 합이 잘 맞아야 해. 압박 수비는 압박만큼이나 그로 인한 수비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야.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는 대부분의 주요 로테이션 선수가 바뀐 급조된 팀이야. 닉 널스 감독의 색깔을 이행하기에 아직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이 나올 가능성도 있어. 그래서 관건은 정규시즌 동안 수비 호흡을 끌어올리면서 압박 수비의 조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게 될 거야.
- 297
: 지난 시즌 필라델피아는 전체 오펜스 포제션 중 단 297번만 오프 스크린 공격으로 마무리했어. 비중이 단 2.9%로 리그 18위 정도였지.
여기에 스팟업 공격 횟수는 2,170회로 빈도가 21.1%에 불과했어. 리그 28위니까 사실상 리그 꼴찌나 다름 없었지.
폴 조지의 합류가 이 부분을 바꿔놓을 가능성이 있어. 지난 시즌 폴 조지는 스팟업 공격 PPP(포제션당 득점 생산) 상위 7%, 오프 스크린 공격 PPP 상위 33%에 올랐을 정도로 볼이 없는 상태에서 전개하는 공격이 뛰어났던 선수거든.
특히 오프 스크린 공격은 시도 빈도가 9.6%로 리그 상위 16%에 올랐을 정도야. 자주 시도하고 효율도 높았다는 거지.
일단 프리시즌 첫 경기에서는 2대2 핸들러, 아이솔레이션 공격에 좀 더 치중하는 느낌이긴 했어. 하지만 이건 조엘 엠비드가 뛰지 않았기 때문에 나온 기록이지.
엠비드와 같이 뛸 땐 볼 없는 상황에서 나오는 공격을 더 많이 활용할 가능성이 있어. 폴 조지의 이 능력이 이번 시즌 필라델피아 빅3가 시너지를 내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할 거야.
사진 = 로이터/뉴스1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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