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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21일 잠실구장.

두산 베어스 이승엽 감독은 LG 트윈스와의 더블헤더 1차전을 앞두고 그라운드에서 몸을 푸는 선수들을 지켜보는 데 시선을 고정했다. 간간이 훈련 중인 선수들과 이야기꽃을 피우기도. 그 중엔 부상 재활 중인 외국인 투수 브랜든 와델(등록명 브랜든)도 끼어 있었다.

브랜든은 지난 6월 23일 대구 삼성전에서 왼쪽 어깨 통증을 호소한 뒤 모습을 감췄다. 정밀검진 결과 왼 견갑하근 부분 손상 진단을 받았다. 그가 빠진 동안 두산은 부상 대체 외국인 투수 시라카와 케이쇼와 계약했다. 하지만 시라카와와의 6주 계약이 끝난 시점에서도 브랜든의 상태는 나아지지 않았다. 결국 두산은 시라카와와 연장 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번엔 시라카와가 다치면서 이탈했다. 8월 중순께 복귀가 예상됐던 브랜든은 9월 중순까지도 공을 잡지 못하는 답답한 상황이 이어졌다.

이런 브랜든이 드디어 공을 잡았다.

브랜든은 20일 잠실에서 15m 캐치볼을 진행했다. 캐치볼은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의 첫 단계. 점점 거리를 늘려가며 공을 던지고 상태에 이상이 없다면 불펜 투구-라이브 피칭-실전 점검 순으로 넘어가는 식이다. 15m의 거리는 캐치볼 중에서도 첫 단계에 속한다.

이 감독은 “최종 검사 후 본인이 불안감을 느껴 재검진을 받았고, 이상 없음 판정을 받았다“며 “캐치볼은 별 문제가 없다고 한다“고 밝혔다.

단계별 투구 프로그램 진행은 모든 코스에서 OK 사인을 받는다고 해도 통상 2주 정도가 소요된다. 두산의 남은 페넌트레이스 일정을 고려하면 사실상 블랜든의 등판은 어려운 셈. 두산이 가을야구에 진출하면 여지가 생기지만, 투구 프로그램 일부를 건너뛰고 곧바로 복귀하는 기적적인 상황이 벌어지지 않는 한 쉽지 않은 게 사실이다.

이 감독도 “복귀 일정을 잡긴 어렵다. 이탈한 지 3개월째라 실전 감각 문제도 있다“며 “기적적으로 돌아와 준다면 정말 고마운 일이고, 팀에도 큰 힘이 될 것이다. 하지만 괜히 기대했다가 안되면 실망감만 더 커진다. 때문에 복귀 가능성은 머릿 속에서 지웠다“고 말했다. 그는 “돌아오는 것 자체가 기적 아닐까. 정말 잘 되면 선발보다는 불펜 활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잠실=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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